300승-4000탈삼진 대기록 결국 못 보나...'금강불괴' 저스틴 벌랜더, 올시즌 끝으로 은퇴한다
저스틴 벌랜더(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저스틴 벌랜더(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더게이트]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금강불괴' 투수 저스틴 벌랜더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사이영상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 두 차례, 한 번의 최우수선수(MVP)까지 손에 쥔 21년차 레전드 투수가 이제 선수 인생의 마지막 장을 앞두고 있다.

벌랜더는 9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벌랜더는 이날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로부터 '레전드픽'으로 선정돼 개인 통산 10번째 올스타전 출전권을 따낸 직후 이 같은 결정을 공식화했다.

타이거스 시절의 벌랜더(사진=MLB.com)타이거스 시절의 벌랜더(사진=MLB.com)


여전히 남은 미련...라스트 댄스 준비한다

벌랜더는 기자회견 두 시간 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은퇴 계획을 알렸다. 그는 "올 시즌은 몸과 마음 모두 겪어보지 못한 방식으로 나를 시험했다"며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경쟁할 수 있는 한 계속 뛰겠다고 늘 믿어왔다. 어떤 이정표나 숫자, 날짜 때문에 은퇴하고 싶지는 않았다. 야구가 스스로 때를 알려주길 바랐다"고 적었다. 이어 "최근 몇 달 사이 그 때가 왔다는 걸 깨달았다. 남은 시즌 동안은 팀에 모든 걸 쏟아붓겠지만,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 애슬레틱의 코디 스타벤하겐 기자는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이미 벌랜더의 은퇴 의사를 알고 있었으며, 올스타 주간에 쏟아질 거취 관련 질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두 사람이 사전에 발표 시점을 조율했다고 보도했다. 벌랜더는 "내가 왜 그 자리에 서는지 명확한 그림을 그리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은퇴를 발표했다고 해서 시즌이 끝난 건 아니다. 벌랜더는 올 시즌 애리조나 원정에서 3.2이닝 5실점으로 딱 한 경기만 뛴 뒤 왼쪽 엉덩이 부상으로 60일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6월 복귀를 준비하다 왼쪽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치며 또 한 번 일정이 밀렸다.

벌랜더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디트로이트 유니폼을 입고 다시 마운드에 서는 건 계약할 때부터 그려온 그림이었다. 누구 못지않게 간절히 원했다"면서 "남은 시즌에 집중하고 싶다. 추억을 회상하고 은퇴 얘길 할 시간은 따로 있을 거다. 지금은 이 팀을 위해 최고의 내가 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벌랜더는 2004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올드도미니언대를 나와 프로에 입문했다. 2006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했고, 이후 8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던졌다. 2011시즌에는 24승 5패 평균자책 2.40, 탈삼진 250개로 커리어 최고 시즌을 보내며 사이영상과 함께 역대 24번째 투수 MVP까지 받았다.

타이거스에서 12년 반을 보낸 벌랜더는 2017년 여름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트레이드됐고, 그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19년에는 개인 두 번째 사이영상을 받았고, 2022년에는 팔꿈치 인대 재건수술에서 돌아와 39세 나이로 18승 4패 평균자책 1.75를 기록하며 세 번째 사이영상과 함께 다시 한번 챔피언 반지를 손에 넣었다.

이후 온갖 부상으로 고전하면서도 뉴욕 메츠, 휴스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거쳐 올해 타이거스로 돌아왔다. 통산 성적은 266승 159패, 평균자책 3.33, 탈삼진 3554개다. 탈삼진 부문에선 역대 8위로 7위 돈 서튼의 기록과는 21개 차다. 포스트시즌 탈삼진은 244개로 역대 1위, 이닝과 승수는 나란히 역대 2위다.

저스틴 벌랜더, 케이트 업튼 (사진=MLB cut4 캡처)저스틴 벌랜더, 케이트 업튼 (사진=MLB cut4 캡처)


가족, 그리고 남은 시즌 계획

벌랜더는 이번 겨울 1년 1300만 달러(약 188억 5000만원)에 타이거스와 계약하며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아내 케이트 업튼과 자녀들은 6월 대부분을 디트로이트에서 함께 보냈다고 전했다. 벌랜더는 "시즌이 흘러갈수록 가족 생각이 점점 더 커졌다.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면서 다른 면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통산 300승과 탈삼진 4000개에는 미련을 접기로 했다. 벌랜더는 두 기록을 가리켜 "내게 남아 있을지 모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마운드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만큼은 꺾이지 않았다. 벌랜더는 "바퀴가 빠질 때까지 뛰겠다고 늘 말해왔고 '이러다 진짜 빠지겠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면서 의욕을 보였다. 벌랜더는 10일 경기를 앞두고 불펜 피칭을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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