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한 선수단보다 95억 더 받았다"…조원태 145억 보수, 본업 성적표는 '미제출' [더게이트 포커스]
조원태 대한항공 점보스 구단주 겸 한진그룹 회장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 선수들 사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KOVO)조원태 대한항공 점보스 구단주 겸 한진그룹 회장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 선수들 사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KOVO)

[더게이트]

대한항공 점보스의 구단주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받은 145억원대 보수가 선수단 전체 보수와 비교되며 주목받고 있다.

대한항공이 배구단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결과를 리그 우승으로 증명한 것과 달리, 조 회장이 이끄는 본업인 항공업은 초대형 합병과 대외 악재 속에서 냉정한 평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2월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둔 대한항공은 막대한 통합 비용과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따른 유가·환율 변동성까지 떠안고 있다.

코트 위에서 실력을 증명한 배구단처럼 조 회장도 오너로서 본업의 경영 성과를 통해 고액 보수의 합리성을 입증해야 할 시점이다.

50억 투자해 우승컵 든 점보스

오는 1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되는 대한항공 점보스 데이(사진=SSG)오는 1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되는 대한항공 점보스 데이(사진=SSG)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2025~2026시즌 대한항공 점보스 국내 선수단의 보수 총액은 50억2200만원이다. 연봉 35억8300만원과 옵션 14억3900만원을 합한 금액이다. 남자부 샐러리캡 56억1000만원의 89.4%를 소진한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단을 구축하기 위해 꾸준히 투자했다. 그 결과 통산 6번째 V리그 우승이라는 기록을 썼다.고액의 선수단 운영비가 우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투자 명분도 확보했다.

적어도 코트에서는 투자와 성과의 연결고리가 명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조 회장 개인이 받은 보수는 배구 선수단 전체 보수의 약 2.9배에 달한다.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조 회장은 한진칼에서 61억7600만원, 대한항공에서 57억500만원을 받았다. 진에어에서는 17억1000만원, 아시아나항공에서는 9억8718만원을 수령했다.

4개 회사에서 받은 보수를 합하면 총 145억7818만원이다. 전년 102억1273만원보다 42.7% 증가했다.

통합 성과는 아직인데…보수는 '선반영'

대한항공 신규 CI를 발표 중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제공)대한항공 신규 CI를 발표 중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편입으로 그룹의 외형과 경영 책임이 확대된 점을 조 회장의 보수 산정에 반영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조 회장은 지난해 1월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처음으로 아시아나항공에서 보수를 받기 시작했다. 해당 보수에는 경영성과급과 안전장려금도 포함됐다. 그러나 통합의 실질적인 성과는 아직 진행형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12월 17일 아시아나항공의 자산과 부채, 고용 등을 흡수해 통합 대한항공으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통합 이후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실제 시너지가 재무제표상 숫자로 확인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통합 비용도 단기적인 재무 부담으로 꼽힌다.

노선 효율화와 조직 통합, 시스템 구축은 물론 양사 임직원의 임금체계를 조율하는 작업도 남아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2300만원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9263만원으로, 양사 간 격차가 뚜렷하다. 통합 과정에서 이 차이를 어떻게 조정할지도 내부 당면 과제다.

국민연금도 반대표…주주 견제 본격화

국민연금공단 본사 전경(사진=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공단 본사 전경(사진=국민연금공단)

경영 성과와 보상 사이의 시차가 벌어지면서 주주들의 견제도 구체화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3월 열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5.44%를 보유하고 있다.

이사 보수 총액 유지 안건은 결국 가결됐다. 그러나 경영 성과에 비해 조 회장의 보수 수준이 과도하다는 비판은 피하지 못했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의 보수 논란을 한진칼의 지배구조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기도 한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약 20%다. 2대 주주인 호반그룹의 지분율은 18.46%로, 양측의 격차가 크지 않다.

내년부터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10.58%가 블록딜 방식으로 시장에 풀릴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늘어난 보수를 장기적인 지배력 유지 자금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제기한다.

다만 한진칼의 시가총액과 지분 가치를 고려하면 개인 보수를 직접적인 지분 확보 자금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145억 보수, 이제는 본업 성적표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일지(사진=대한항공)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일지(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올해 말 통합 항공사 출범이라는 최대 과제를 앞두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변동성과 고환율 기조라는 외부 악재도 마주했다. 항공업 특성상 연료비와 환율은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위기를 돌파했던 조 회장의 경영 능력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결국 조 회장의 보수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145억원이라는 금액 자체가 아니다. 보상에 걸맞은 성과를 거뒀느냐는 문제다.

대한항공 점보스는 구단의 과감한 투자에 우승컵으로 화답했다. 50억2200만원의 선수단 보수는 통산 6번째 V리그 우승이라는 명확한 결과를 남겼다.

반면 조 회장의 145억7818만원은 아직 증명해야 할 성적표에 가깝다. 오는 12월 출범하는 통합 대한항공의 경영 성과와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고액 보수의 합당성을 시장에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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