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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빅터 웸반야마(사진=샌안토니오 스퍼스 SNS)[더게이트]
"스퍼스 패밀리, 나는 계속 여기 있겠다." '외계인' 빅터 웸반야마가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연장 계약을 맺고 5년 더 함께 한다.
샌안토니오는 10일(한국시간) 웸반야마와 5년 2억 5200만 달러(약 3654억원) 규모의 최대 루키 연장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신인 계약이 끝나가는 유망주가 소속팀과 미리 장기 계약을 맺는 '루키 익스텐션'이다. ESPN의 샴스 차라니아 기자는 이번 계약에 5년 차 시점에서 선수가 잔류 여부를 스스로 정할 수 있는 '플레이어 옵션'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웸반야마와 구단은 여러 계약 구조를 두고 논의를 거듭했다. NBA 규정상 특급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조건은 팀 전체 연봉 한도(샐러리캡)의 30%를 받는 '슈퍼맥스'다. 웸반야마는 이 슈퍼맥스(3억 300만 달러·약 4393억원) 대신 한 단계 낮은 25% 조항에 도장을 찍었다. 자신의 몫을 줄여 구단이 다른 우수 선수를 영입할 여력을 만들어준 셈이다.
이 선택 하나로 샌안토니오는 향후 5년간 약 5000만 달러(약 725억원)를 아끼게 됐다. 성적에 따라 연봉이 자동으로 오르는 '에스컬레이터' 조항도 넣지 않았다.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계약 기준으로 케이드 커닝햄(디트로이트 피스톤스), 에반 모블리(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5년 2억 6900만 달러(약 3901억원)에 이어 역대 루키 연장계약 중 세 번째로 큰 규모다.
경기를 지배한 웸반야마(사진=샌안토니오 스퍼스 SNS)
파리까지 날아간 샌안토니오 수뇌부
외계인과 계약을 위해 샌안토니오 수뇌부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피터 J. 홀트 구단주와 R.C. 뷰포드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라이트 단장, 미치 존슨 감독이 계약 발표 당일 프랑스 파리로 날아가 웸반야마와 가족, 대리인단을 직접 만났다. 프랑스 출신인 웸반야마는 뉴욕 닉스에 5차전 끝에 패해 NBA 파이널에서 탈락한 다음 날부터 연장계약 협상 자격을 얻었다. 오프시즌이 시작되자마자 고국으로 향한 웸반야마는 NBA 드래프트가 열린 날 밤 파리에서 열린 한 명품 브랜드 패션쇼에 참석하기도 했다.
파이널 패배의 아쉬움은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올 한 해는 정말 대단한 경험이었다." 웸반야마는 파이널 5차전 패배 후 이렇게 말했다. "한 시즌, 한 번의 플레이오프 여정에서,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18개월 동안 이보다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는 없었을 것 같다. 힘들었지만 배움으로 가득했다."
웸반야마는 2025-26시즌 최우수 수비수(DPOY)와 블록 1위에 오르며 올-NBA 퍼스트팀에 이름을 올렸다. 두 번째 올스타 선정과 첫 올스타전 선발 출전도 이뤘다. 조지 거빈, 알빈 로버트슨, 데이비드 로빈슨, 팀 던컨, 카와이 레너드에 이어 샌안토니오 구단 역사상 여섯 번째로 올스타 선발 출전 기록을 세운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 64경기에 나선 웸반야마는 경기당 25.0득점, 리바운드 11.5개, 어시스트 3.1개로 모두 커리어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블록도 경기당 3.08개로 리그 1위, 스틸은 1.03개였다. NBA 역사상 한 시즌 25득점·10리바운드·3블록을 동시에 달성한 일곱 번째 선수가 웸반야마다. 두 자릿수 리바운드 경기 42차례, 더블더블 42회에 지난 3월 30일 시카고 불스전에서는 NBA 역대 최단 시간 더블더블 기록도 갈아치웠다.
웸반야마와 디애런 팍스, 스테폰 캐슬, 데빈 배셀, 줄리안 샴페이니가 함께 뛴 샌안토니오 주전 라인업은 정규시즌 21승 3패를 합작했다. 이는 컨퍼런스 우승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 이어 리그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을 낸 조합이었고, 100포제션당 순득실마진은 플러스 18.5에 달했다. 이 조합을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볼 수 있게 됐다.
눈물을 쏟는 웸반야마(사진=샌안토니오 스퍼스 SNS)
웸반야마 계약이 만든 향후 5년의 그림
이번 결정의 진짜 의미는 지금 당장이 아니라 앞으로 5년의 로스터 구성에 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재러드 와이스, 존 홀린저 기자는 이번 연장계약이 웸반야마의 현재 루키 계약이 끝난 뒤인 2027-28시즌부터 발효된다고 분석했다. 계약 규모는 연봉 상한선의 25%에서 출발한다.
웸반야마가 2026-27시즌 다시 올-NBA 팀에 선정되거나 최우수 수비수를 재수상해도, 샌안토니오의 연봉 총액 부담은 슈퍼맥스 대비 시즌마다 약 1000만 달러(약 145억원)씩 줄어든다. 이 여유분이 결정적으로 쓰일 시점은 2029-30시즌이다. 그때는 스테폰 캐슬과 딜런 하퍼가 루키 계약을 벗어나 팀 내 최고 수준 연봉을 요구할 시기이고, 배셀과 카터 브라이언트, 샴페이니도 새 계약이 필요하다. 팍스에게도 여전히 6200만 달러(약 899억원)가 걸려 있어, 여유 자금 확보는 구단으로선 필사적인 과제였다.
디 애슬레틱은 웸반야마의 이번 선택을 뉴욕 닉스의 파이널 MVP 제일런 브런슨의 사례와 비교했다. 브런슨 역시 구단이 좋은 선수를 추가로 모을 수 있도록 최대 연봉보다 적은 금액에 서명한 바 있다. 웸반야마가 연봉 상한선 25% 선을 지켜준 덕분에 샌안토니오는 주축 로테이션 자원을 트레이드로 내보내지 않고도 '미드레벨 예외' 같은 추가 영입 수단을 쓸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사치세 부과 기준선(1차 에이프런) 아래로 팀 연봉을 유지하는 유연성까지 확보했다.
이번 계약은 최근 1년 사이 샌안토니오가 성사시킨 두 번째 대형 계약이다. 팍스는 이미 다음 시즌부터 팀 내 최고 연봉 계약 기간에 들어간다. 샌안토니오는 지난 6월 29일에도 줄리안 샴페이니를 3년 4500만 달러(약 653억원)에 묶어두며 웸반야마를 보좌할 주전 라인업의 뼈대를 장기 계약으로 완성해뒀다. 외계인이 이끄는 '산왕군단'은 다음 시즌에도 다시 우승에 도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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