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와 사랑에 빠졌어요" UCLA 유격수 촐로스키, 화이트삭스 전체 1순위 지명...역대 최고 계약금 예고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는 촐로스키(사진=MLB.com)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는 촐로스키(사진=MLB.com)

[더게이트]

그라운드 위에서는 위풍당당했던 대학 최고 유격수도 전체 1순위로 자기 이름이 불리는 순간만큼은 별 수 없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눈물을 쏟아냈고, 가족들과 부둥켜안으며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MLB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촐로스키는 마이크를 잡고 "시카고와 사랑에 빠졌다"는 말로 새 팀과 도시를 향한 마음을 표현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펜실베이니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MLB) 신인드래프트에서 UCLA 유격수 로크 촐로스키를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화이트삭스는 텍사스 고교 유격수 그레이디 에머슨과 촐로스키를 놓고 막판까지 저울질한 끝에 내년 시즌 곧바로 빅리그 전력에 보탬이 될 즉시전력감을 선택했다. 에머슨은 2순위로 탬파베이 레이스로 향했고, 조지아텍 포수 반 래키는 3순위로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드래프트 결과를 발표하는 맨프레드(사진=MLB.com)드래프트 결과를 발표하는 맨프레드(사진=MLB.com)


"계약금 상관없이 촐로스키였다"

크리스 게츠 화이트삭스 단장은 지명 배경을 묻는 말에 "계약금이 얼마가 되든 1순위는 촐로스키가 우선 순위였다"고 말했다. "촐로스키를 직접 만나본 사람들은 경기를 보지 않고도 그를 믿게 될 정도로 됨됨이가 남다른 선수"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대학 시절 팀원들과 리그에서 발휘한 영향력을 화이트삭스에서도 보여줄 거라는 기대도 전했다.

21세의 촐로스키는 올 시즌 UCLA에서 타율 0.320, 출루율 0.452, 장타율 0.636에 21홈런 60타점을 기록했다. 타율 0.353, 출루율 0.480, 장타율 0.710에 23홈런 74타점을 기록한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다소 떨어진 성적이다. OPS도 1.190에서 1.088로 소폭 내려앉았는데, 특히 강팀들이 맞붙는 빅텐 콘퍼런스 경기 성적이 비콘퍼런스 경기에 비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워낙 보여준 것이 많다 보니, 다소 하락한 성적에도 시즌 내내 모의지명에서 줄곧 최상단을 유지했다.

피는 못 속인다. 아버지 댄 촐로스키는 199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아 8년간 프로 생활을 했고, 은퇴 후에는 스카우트로 일했다. 촐로스키가 졸업한 애리조나 챈들러의 해밀턴고는 뉴욕 양키스 스타 외야수 코디 벨린저를 길러낸 학교이기도 하다. 고교 시절에는 야구뿐 아니라 미식축구에서도 쿼터백으로 두각을 나타내, 노터데임과 뉴멕시코주립대로부터 입학 제안을 받기도 했을 정도로 만능 스포츠맨이다.

시카고와는 이미 드래프트 전부터 서로간에 교감이 있었다. 촐로스키는 지난달 사흘간 시카고를 찾아 화이트삭스 신인 외야수 브레이든 몽고메리의 끝내기 홈런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처음 가본 도시에 매료돼 거리를 몇 시간씩 걸어 다녔고, 돌아온 뒤엔 에이전트 조엘 울프에게 전화해 시카고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은 이제 계약금 규모에 쏠린다. 화이트삭스는 촐로스키에게 2024년 체이스 번스와 찰리 콘돈이 받았던 925만 달러(약 134억원)를 웃도는, 역대 최고 수준의 계약금을 안길 예정이다. 대학 유격수가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건 2015년 애리조나가 댄스비 스완슨을 택한 이후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11년 만이고, 화이트삭스 구단 역사로 좁히면 1977년 해럴드 베인스 이후 처음 나온 전체 1순위다.

팀 내 포지션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화이트삭스는 드래프트 하루 전 전 1라운더 내야수 제이컵 곤잘레스를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트레이드하며 내야를 정리했다. 촐로스키는 올스타 3루수 미겔 바르가스, 아메리칸리그 홈런 4위(23개) 콜슨 몽고메리가 있는 내야진에 합류한다. 디 애슬레틱의 유망주 전문가 키스 로 기자는 촐로스키를 두고 "부상만 없다면 최소 매일 출전하는 빅리그 유격수로 15~20홈런은 칠 것"이라며 "25~30홈런에 높은 출루율을 갖춘 선수도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MLB 드래프트 행사장(사진=MLB.com)MLB 드래프트 행사장(사진=MLB.com)MLB 드래프트 행사장(사진=MLB.com)MLB 드래프트 행사장(사진=MLB.com)


쏟아진 야구인 2세들, 투수 기근 현상

이날 드래프트는 야구인 2세들의 향연이기도 했다. 화이트삭스는 34순위로 구단 스페셜 어시스턴트인 짐 토미의 아들 랜던 토미를 지명했다. 마이애미 말린스는 조지 롬바드 타이거스 벤치코치의 아들 제이컵 롬바드를, 밀워키 브루어스는 다저스 3루 코치 디노 에벨의 아들 트레이 에벨을 각각 선택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90순위로 배리 본즈의 조카 페이턴 본즈를 지명한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다만 야구인 2세·인맥 영입을 바라보는 미국 야구계의 시선 자체는 예전 같지 않다. 2021년 마이너리그 40개 팀이 해체되고 드래프트가 20라운드로 축소되기 전까지만 해도, 구단 임직원이나 야구인 자녀를 드래프트 후반부나 자유계약으로 영입하는 일은 흔한 풍경이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규모 자체가 줄어들면서 지명권 하나, 로스터 한 자리의 무게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무거워졌다.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인맥, 혈통 영입은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이유다.

한편 야수 쪽과 달리 투수 자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평가다. 이번 드래프트 상위 20순위 안에 든 투수는 단 세 명에 불과했다. 대학 최고 좌완으로 꼽히던 아칸소대 헌터 디에츠는 무려 35순위까지 밀려났는데, 키스 로 기자는 이를 두고 올해 구단들이 투수를 얼마나 외면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이라고 짚었다.

첫날(1~4라운드) 지명된 26명의 순수 1라운더 가운데 고교 선수는 8명에 그쳤고, 나머지는 모두 대학 선수로 채워졌다. 고교 투수는 단 2명만 1라운드에서 뽑혔는데, 그중 한 명은 매년 고교 투수를 1라운드에 지명해온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몫이었다. 로 기자는 대학 선수 위주로 흘러간 이번 1라운드 흐름을 예상됐던 결과라고 평가했다. 남은 5~20라운드 일정은 13일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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