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 몸값이 금값인 시대, 키움이 프랜차이즈 우완 하영민을 잡았다...8년 80억 비FA 다년계약 체결
키움 하영민(사진=키움)키움 하영민(사진=키움)

[더게이트]

믿음직한 국내 선발투수 한 명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시대다. 에이스를 구하려면 100억원은 싸 들고 나서야 하는 선발투수 품귀 시대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키움 히어로즈가 프랜차이즈 투수를 선제적인 다년계약으로 묶는 데 성공했다.

키움은 13일 서울 신도림 더링크서울 트리뷰트 포트폴리오 호텔에서 하영민과 계약기간 8년(2027~2034년), 총액 80억 원 규모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연봉과 옵션을 포함한 금액으로, 세부 조건은 서로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날 계약식에는 구단 수뇌부와 하영민의 가족들이 함께했다.

행사 타이틀은 'The Unbreakable Hero(부서지지 않는 영웅)'다. 프로 데뷔 후 숱한 부침을 이겨내고 마운드의 중심으로 성장한 하영민의 야구 여정을 담아낸 타이틀이자, 11년 동안 오직 한 유니폼만 입고 헌신한 프랜차이즈 스타를 향한 예우를 담았다.

하영민(사진=키움)하영민(사진=키움)


'역대 6위' 실행 기준 구단 최대 규모

이번 계약은 키움이 실행한 비FA 다년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다. 지난해 8월 송성문과 포스팅 도전 조항을 넣어 6년 120억 원에 도장을 찍은 바 있지만, 송성문이 시즌 뒤 미국 진출을 택하면서 해당 계약은 무효가 됐다. 서류상에 그치지 않고 구단이 실제로 집행하는 다년계약으로는 하영민의 80억 원이 최고액이다.

KBO리그 전체 투수들을 통틀어도 손에 꼽히는 대형 계약이다. 역대 투수 비FA 다년계약 액수로는 류현진(8년 170억 원), 김광현(4년 151억 원), 구창모(7년 132억 원), 고영표(5년 107억 원), 박세웅(5년 90억 원) 등 리그 대표 국내 에이스들에 이어 여섯 번째다.

하영민은 리그 전체에서도 가장 꾸준하고 믿음직한 선발투수 중 하나로 꼽힌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최근 3년간 370.2이닝을 소화해 박세웅(424.1이닝), 원태인(404.1이닝), 양현종(402.2이닝), 임찬규(389.2이닝), 류현진(385.1이닝), 곽빈(374.0이닝)에 이어 국내 선발 중에 7번째로 많은 이닝을 던졌다.

국내 선발투수 시장은 이미 부르는 게 값이다. 박세웅이 2022년 10월 5년 90억 원에 비 FA 다년계약으로 롯데에 잔류했고, 임찬규는 2023시즌 직후 4년 50억 원에 LG와 손잡았다. 베테랑 류현진은 2024년 2월 8년 170억 원으로 한화에 복귀해 역대 최고액을 썼다. FA 자격 취득을 눈앞에 둔 삼성 원태인은 벌써 200억 원대 몸값이 거론된다.

만약 시장에 나갈 경우, 하영민 역시 복수 구단의 러브콜 속에 몸값이 폭등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내년이면 32세가 되는 나이를 고려할 때 8년 계약의 후반부 가치가 다소 하락할 순 있지만, 계약 초반 4~5년은 투수로서 정점을 찍는 30대 초중반에 해당한다. 치솟는 시장 가격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입도선매라고 볼 수 있다.

현재 키움 선발 로테이션은 라울 알칸타라와 안우진의 에이스 듀오, 그리고 박준현·배동현 등 풀타임 경험이 없는 투수들로 이뤄져 있다. 외국인 선수와 젊은 투수들 사이에서 하영민이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다. 훗날 안우진이 미국 무대로 떠나더라도 하영민이 있다면 외국인 투수 2명과 젊은 선발진 사이에서 코어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키움 하영민(사진=키움)키움 하영민(사진=키움)


130km 던지는 신인에서 140km대 에이스로

광주진흥고 에이스로 이름을 날린 하영민은 2014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만 해도 제구와 변화구는 좋지만 패스트볼 구속이 130km/h대에 그쳤는데, 꾸준한 트레이닝으로 구속을 140km/h대 중후반까지 끌어올렸다.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150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선발진을 지탱했고, 올 시즌에도 보직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의 궂은일을 도맡고 있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노력으로 성장한 선수란 점에서 젊은 후배들에게도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 키움은 "오랜 시간 팀과 함께 성장하며 가치를 증명한 프랜차이즈 선수"라며 "앞으로도 책임감을 갖고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영민은 "좋은 조건을 제시해 준 구단에 감사하며 영원한 히어로즈 선수로 남을 기회를 얻어 뜻깊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큰 결정을 내려주신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선배들에게 배우고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어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도록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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