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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메이저리그 로고(사진=MLB.com)[더게이트]
일정표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 역대 가장 빠른 개막이다. 다만 그날 실제로 경기가 열릴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요즘 분위기로 봐선 한참 뒤로 미뤄지거나, 아예 시즌 전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17일(한국시간) 2027시즌 정규시즌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시즌 첫 경기인 '오프닝 나이트'는 한국시간 기준 2027년 3월 25일 열린다.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맞붙었던 올해 개막전보다 하루 더 앞당겼다. 14개 구단이 개막전을 치르는 전체 개막일도 한국시간으로 3월 26일이다. 해외 개막전 같은 특수 사례를 제외하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이른 정식 개막일이다.
팬들 요구 반영해 앞당긴 일정
사무국이 개막을 이토록 서두른 배경에는 10월 안에 포스트시즌을 모두 마무리해달라는 팬들의 요구가 작용했다. 올해 월드시리즈만 해도 7차전까지 갈 경우 미국 현지시간 10월 31일, 한국시간으로는 11월 1일에야 끝나도록 짜여 있다. 내년에는 개막을 더 앞당겨 이런 빠듯한 일정에 여유를 두겠다는 계산이다. 정규시즌은 휴식일을 포함해 총 187일 체제로 운영되며, 최종전은 9월 27일로 예정됐다.
만약 일정표대로만 진행된다면 풍성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우선 올스타전은 7월 14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리고 폭스(FOX)가 중계한다. 리글리 필드는 역대 세 번째이자 현존 구장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올스타전을 네 차례 개최하는 구장이 된다. 하루 전인 7월 13일 열리는 홈런더비와 개막 매치업은 넷플릭스로 생중계된다. 후반기가 시작되는 7월 16일에는 '라이벌 위크'가 편성돼 인터리그 시리즈 11개와 지역 라이벌전 4개 시리즈가 팬들을 찾는다.
문제는 이 일정표가 실제로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올해 12월 끝나는 현행 단체협약(CBA)이 메이저리그의 운명을 쥐고 있다. 선수노조와 구단주 사이의 노사협상이 순탄치 않아 162경기 풀시즌 소화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게 현지에서 나오는 분석이다. 한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는 더게이트와 대화에서 "시즌 파행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단언했다.
구단주 측이 요구하는 샐러리캡(연봉 총액 제한) 도입이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이다. 선수노조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양측의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협상이 평행선을 달릴 경우 구단주들이 직장폐쇄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거론된다. 직장폐쇄가 현실화하면 행정 절차는 물론 선수단 훈련과 이적 시장도 멈춰 선다.
메이저리그는 이미 2022년 비슷한 상황을 겪은 바 있다. 당시 2월이 끝나도록 노사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자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3월 1일, 3월 31일로 예정됐던 개막일 연기와 시즌 초반 경기 취소를 발표했다. 이후 3월 10일 합의점을 찾으며 162경기는 지켜냈지만, 실제 개막일은 4월 7일로 밀렸다.
지금의 갈등이 장기화하면 4년 전처럼 일정만 수정되는 수준을 넘어 실제 경기 수가 줄어드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에는 시즌 전체가 통째로 날아가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사무국이 내놓은 사상 최초의 3월 25일 개막이 실제 그라운드 위에서 이뤄질지는 노사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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