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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일본야구 대표팀 신임 감독이 유력한 이구치(사진=MLB.com)[더게이트]
사무라이 재팬 최초의 메이저리그 출신 사령탑이 탄생한다. 일본 야구 대표팀이 이구치 다다히토 전 지바롯데 마린스 감독을 새 수장으로 낙점했다.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 '사무라이 재팬' 강화위원회는 전 지바롯데 감독 이구치를 새 사령탑으로 내정했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들이 17일 일제히 보도했다. 정식 발표는 7월 중으로 예상된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인물이 일본 야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프로야구(NPB)는 그간 차기 사령탑의 조건으로 메이저리그와 국제대회 경험, 그리고 데이터 활용 능력을 꼽아왔다. 이구치는 이 세 가지 조건을 고루 충족하는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1974년생인 이구치는 선수 시절 탄탄한 커리어를 쌓았다. 대학 시절이던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 참가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같은 해 신인 드래프트 1위로 다이에 호크스(현 소프트뱅크)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를 밟았다.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한 내야수로 이름을 날리며 두 차례 도루왕을 차지했고, 베스트나인과 골든글러브를 각각 세 차례씩 받았다.
2004시즌을 마치고는 미국 무대로 눈을 돌렸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입단한 첫해인 2005년, 팀의 88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태며 연착륙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거쳐 2009년 지바롯데로 복귀한 뒤에는 2013년 미일 통산 2000안타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2017년 현역에서 은퇴한 이구치는 곧바로 사령탑으로 변신했다. 2018년부터 5년간 지바롯데를 이끌며 메이저리그 경험을 일본야구에 이식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2년 연속 팀을 리그 2위로 올려놓았고 2022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일본야구 대표팀 신임 감독이 유력한 이구치(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WBC '4강 실패' 일본 야구, 빅리거 출신에 구원 요청
이번 인선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체면을 구긴 일본 야구의 분위기 쇄신책이다. 일본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에서 베네수엘라에 5대 8로 패하며 사상 처음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이바타 히로카즈 전 감독은 대회 종료 후 책임을 지고 4월 사퇴했다. 이바타 전 감독은 2024년 프리미어12에서도 결승전에서 타이완(대만)에 0대 4로 무릎을 꿇으며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일본 대표팀은 2015년 상설 감독 체제로 전환된 뒤 고쿠보 히로키, 이나바 아쓰노리, 구리야마 히데키를 거쳐 이바타까지 네 명의 사령탑을 거쳤다. 만약 이구치가 감독직에 오르면 역사상 다섯 번째 상설 감독이 된다.
새 감독에게 주어진 부담감은 만만치 않다. 당장 오는 11월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데뷔전이 예정돼 있다. 이어 2027년 프리미어12를 거쳐 2028년 빅리거들이 대거 출전하는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개최국인 미국도 빅리거들을 총동원할 예정이라 메달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구치는 지난 6월 공개 행사에서 "만약 대표팀 감독 오퍼가 온다면 책임이 무겁겠지만, 관심이 있다"며 대표팀 감독직 의사를 에둘러 표현했다. 갈수록 빅리거 비중이 커지는 일본야구 대표팀을 빅리거 선배 이구치가 다시 정상으로 이끄는 무거운 짐이 이구치에게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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