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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를 열심히 보는 MLB 선수들(사진=MLB.com)[더게이트]
AI를 볼배합에 이용하는 구단이 있다고? 더그아웃용 아이패드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볼배합 등에 활용해온 일부 구단들의 꼼수에 메이저리그가 제동을 걸었다.
미국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MLB 사무국은 지난 15일(한국시간) 각 구단에 더그아웃용 아이패드에서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 사용을 사실상 금지한다고 통보했다. 일부 구단이 아이패드에 개별 프로그램을 설치해 선수 교체나 구종 선택처럼 원래 현장의 영역이던 부분까지 AI를 끌어들여 온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30개 구단 중 많게는 3분의 1에 달하는 팀이 이런 방식으로 경기 중 기술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사무국 메모는 지난 6월 11일 발송됐고, 구단들에 한 달여 준비 기간을 준 뒤 정규시즌 후반기 시작에 맞춰 15일부터 금지 조치를 전격 발효했다. 다만 이번 조치로 징계를 받는 구단은 없다. 사무국 조사 결과 사인 훔치기나 전자기기 사용에 관한 기존 규칙을 어긴 구단은 없었기 때문이다. 위반에 대한 처벌보다는 앞으로 문제가 커지기 전에 미리 예방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아이패드를 열심히 보는 MLB 선수들(사진=MLB.com)
선 넘은 '커스텀 탭' 활용에 제동
현장 혁신을 주도해온 일부 프런트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에 불만을 숨기지 않는 분위기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한 한 구단 연구개발(R&D) 부서 고위 관계자는 "현장에 상당한 파장이 일고 있다"고 털어놨다. 다만 데이터에 우호적인 구단들 사이에서도 감독과 코치의 직관을 기술이 대신하는 흐름 자체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던 참이었다.
더그아웃용 아이패드가 처음 도입된 건 2016년이다. 메이저리그 차원에서 전 구단에 아이패드 사용이 허용됐다. 이후 사인 훔치기 스캔들이 잇따라 불거지며 2020년 사용 규정이 한층 엄격해졌다. 인터넷 브라우징이나 소셜미디어 기능은 완전히 차단됐고, 경기 중 현장 외 직원의 더그아웃 출입을 막아 실시간 정보 유입을 원천 차단해왔다.
하지만 현장의 끊임없는 요구로 규제는 조금씩 풀렸다. 이번 시즌 지급된 더그아웃 아이패드는 탭 세 개로 구성됐는데, 첫 번째 탭에는 공식 데이터와 영상이, 두 번째 탭에는 자동 볼-스트라이크 시스템(ABS) 관련 정보가 담겼다. 문제가 된 것은 구단별 특화 데이터를 담은 세 번째 '커스텀 탭'이다. 과거 종이 자료에 담겼던 상대 전적과 수비 위치 등이 여기에 들어갔다.
실시간 볼배합 지시는 이번 조치가 겨냥한 핵심 타깃으로 지목된다. 일부 구단은 현재 진행 중인 경기 정보를 AI 모델에 즉각 입력해 투수의 다음 투구를 예측하거나 추천받는 방식으로 활용해왔다.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의 잭 램버트 야구운영 디렉터는 볼배합이야말로 이 기술을 활용하기에 합리적인 방식이라고 봤다.
램버트는 "실시간으로 경기를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면, 구단들은 투구 유형과 위치를 차트로 만들어 동적으로 업데이트되는 경기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며 "이런 계획은 타순이 두 번째, 세 번째로 돌아올 때 타격 접근법을 바꿔야 하는지 판단하는 데 쓰일 수 있고, 실시간 볼배합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볼배합을 포수가 아닌 더그아웃에서 지시하는 방식은 마이애미 말린스가 시작했고, 현재 최대 6개 구단이 벤치마킹해 활용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무국의 조치로 이제 구단들은 경기 전 미리 입력한 데이터만 들고 더그아웃에 들어가야 한다. 홈런 맞은 뒤 볼배합을 지시한 AI를 탓하는 건 보다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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