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이탈과 함께 가을야구 확률 완전 소멸한 SSG, 이제 남은 시즌 무엇을 해야 할까
최정과 이숭용 감독(사진=SSG)최정과 이숭용 감독(사진=SSG)

[더게이트]

SSG 랜더스는 지난 17일 최정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시즌 내내 계속된 원인 모를 통증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다. 완전한 '시즌 아웃'이라고 선언한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 시점인 건 분명하다. 사실상 올 시즌 이후를 내다본 준비 수순으로 볼 수 있다.

최정의 말소와 함께 SSG의 2026시즌도 사실상 끝났다. SSG는 17일과 1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연패하면서 32승 3무 54패, 승률이 0.372까지 내려앉았다. 이와 함께 산술적인 남은 시즌 가을야구 진출 확률도 완전히 소멸했다.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가을야구 진출 확률을 계산하는 PSODDS.com에 따르면 SSG는 이날 패배로 가을야구 확률 0.0%에 도달했다. 지난달 24일 먼저 0%에 도달한 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가을야구 가능성이 사라진 팀이 됐다. 통계사이트 하드힛 기준으로도 이미 6월 30일에 0.0%로 소멸했다. 말 그대로 남은 경기에서 전승하는 수준의 '기적'이 아닌 이상 가을야구는 불가능하다.

박성한과 최정(사진=SSG)박성한과 최정(사진=SSG)


79.1%에서 0.0%까지

지난해 전문가들의 하위권 예상을 뒤집고 정규시즌 3위 반전을 이뤘던 팀의 충격적인 몰락이다. SSG는 외국인 에이스 드류 앤더슨의 미국 진출, 에이스 김광현의 시즌 아웃 부상, 새 외국인 투수 드류 버하겐의 메디컬 탈락으로 인한 계약 파기 등으로 개막 전부터 먹구름이 꼈지만, 이 정도까지 떨어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저력 있는 팀이니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막연한 낙관 속에 시즌이 진행됐다.

초반에는 SSG가 SSG하는 것처럼 보였다. 선발투수가 부족한 가운데서도 지난해 리그 평균자책 1위였던 강력한 불펜의 힘과 타자들의 분발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4월 30일만 해도 17승 10패로 리그 3위, 가을야구 확률은 79.1%에 달했다.

그러나 선발이 헐거운 상황에서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서서히 무너졌다. 최악의 13연패 또한 결국 불펜이 잡아줘야 할 경기를 놓치면서 나온 결과였다. 단장이 직접 뽑은 외국인 투수들은 족족 실패를 거듭했고, 부진한 외국인 투수 앤서니 베니지아노의 교체는 이미 가을야구가 물 건너간 전반기 종료 시점에나 이뤄졌다. 계속 상태가 좋지 않았던 기예르모 에레디아도 후반기를 앞두고 교체가 확정됐다. 새 외국인 타자는 비자 발급이 남아 있어 아직 출전도 못 하는 상태다.

5월 17일을 시작으로 SSG는 창단 최다인 13연패에 빠졌다. 이 기간 65.1%였던 가을야구 확률이 12.9%까지 폭락했다. 6월 중순 이후에는 다시 연패의 늪에 빠졌다. 6월 19일 3.1%까지 떨어지고 6월 30일에는 1% 미만으로 내려앉았다. 전반기를 가을야구 확률 0.1%로 마쳤고, 7월 17일과 18일 KIA전 패배로 마침내 0.0%에 도달했다.

SSG가 남은 시즌 승률 5할을 만들려면 39승 16패, 승률 0.709를 기록해야 한다. 승률 5할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사실상의 최저선이다. 로스터를 류지현호 국대 멤버로 채우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목표다. SSG 구성원 중 누구도 소리 내어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남은 시즌을 팀 재정비와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보내야 하는 처지다.

페드로 아빌라(사진=SSG)페드로 아빌라(사진=SSG)


이제는 탈꼴찌가 발등의 불

가장 급한 건 창단 최초 리그 최하위 시즌을 면하는 것이다. SSG와 10위 키움 히어로즈의 승차는 1.5경기로 사정권에 있다. SSG가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로 계속 추락하는 동안, 키움은 작년 준우승팀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후반기 3연승을 거두며 소폭 반등했다.

기대승률은 SSG가 0.387로 키움(0.326)보다 크게 앞선다. 하지만 세부적인 전력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 팀이 키움보다 크게 낫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평균득점은 4.88점으로 키움(3.56점)보다 1점 이상 앞서지만, 경기당 실점이 6.27점으로 키움(5.29점)보다 1점 가까이 많은 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같은 하위 그룹인 롯데는 선발진에 강점이 뚜렷한 팀이다. 키움도 특급 선발 자원을 여럿 보유하고 있고, 승리조로 국한하면 불펜도 나쁘지 않다. 반면 SSG의 수치상 전력엔 내세울 만한 장점이 없다. 팀 홈런만 리그 3위로 상위권이고, 출루율과 OPS 등 지표는 하위권이다. 투수진은 실점, 평균자책, FIP, 볼넷허용, 피홈런 모두 리그 10위다. 실책과 수비율도 리그 8위로 공수주가 모두 경쟁력이 떨어진다.

노장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신예 선수들의 기회는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승부처에서 힘을 주는 능력이나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부족하다. SSG의 5할 승률 이상 팀 상대 승률은 0.298로 리그 최하위다. 강력한 선발을 앞세워 종종 강팀 상대로 고춧가루를 뿌리는 키움과 달리, SSG는 강팀들의 승수 자판기가 됐다. 이대로라면 SK 시절인 2020년 기록한 리그 9위의 굴욕을 넘어, SK 창단 첫 시즌인 2000년의 최하위를 다시 기록할 위기다.

꼴찌를 면하겠다고 세대교체를 뒤로 미룰 수는 없다. 그렇다고 어떤 팀처럼 성적을 포기하고 전면 리빌딩 버튼을 누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기업 구단에서 그런 선택은 용납되지 않을뿐더러, 한국 야구에서 리빌딩을 선언해 성공한 팀도 찾기 힘들다. 무엇보다 이기는 야구를 해봐야 젊은 선수들도 승리하는 법을 배우며 성장한다. 타 구단에 비해 유망주 자원이 부족하고 육성 시스템도 약한 SSG다 보니 험난한 과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남은 시즌의 방향성과 실행력이 향후 구단의 수년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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