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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무적 함대, 16년 만에 정상(사진=FIFA 월드컵 SNS)[더게이트]
슈팅 20대 2의 일방적인 공세, 그리고 120분간 이어진 유효슈팅 '제로'. 무적함대 스페인이 자랑하는 젊은 조직력이 아르헨티나의 숨통을 완벽하게 조였다. 서른아홉 라스트 댄스에 나선 리오넬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도 스페인이 구축한 완벽한 수비 감옥 안에서 무기력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스페인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연장 접전 끝에 1대 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골은 교체 투입된 페란 토레스의 발끝에서 나왔다. 연장 후반 1분, 페드로 포로의 크로스가 니코 윌리엄스의 헤더로 연결됐고, 이를 다시 받은 토레스가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를 뚫고 골망을 흔들었다.
라민 야말(사진=FIFA 월드컵 SNS)
8경기 1실점, 최소 실점 우승 신기록
이 승리로 스페인은 이번 대회 8경기 동안 단 한 골만 내주며 월드컵 역사상 최소 실점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1998년 프랑스, 2006년 이탈리아, 2010년 스페인이 나란히 보유했던 2실점이었다. 스페인이 이번 대회에서 실점한 경기는 8강 벨기에전이 유일했다.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 기록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이 드러난다. 정규시간 90분 동안 아르헨티나는 스페인 골문을 단 한 번도 위협하지 못했고, 첫 슈팅 자체가 연장 후반 10분에야 나왔다. 반면 스페인은 이날 20개의 슈팅을 시도해 12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며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다.
승부의 균형추는 후반 추가시간에 완전히 기울었다.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가 스페인의 젊은 수비수 파우 쿠바르시에게 거친 태클을 시도하다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한 것이다. 수적 우위를 점한 스페인은 이후 더 강하게 몰아붙였고, 그 압박 끝에 토레스가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대회 내내 아르헨티나의 극적인 역전극을 이끌었던 메시였지만, 정작 결승전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메시는 전반 15분 동안 볼 터치가 단 한 번에 그쳤을 만큼 경기 내내 스페인의 밀집 수비에 갇혀 고립됐다. 유효슈팅 없는 슈팅 한 차례, 상대 박스 안 터치 0회. 메시가 이날 보여준 모습은 선수 생활 전체를 통틀어 손에 꼽힐 만큼 무기력했다.
메시를 완벽히 지우고 중원을 지배한 주인공은 로드리였다. 정교한 패스와 전방 압박으로 경기 흐름을 지배한 로드리는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거머쥐었다. 골키퍼 우나이 시몬이 최고의 골키퍼에게 주는 골든글러브를, 19세 수비수 쿠바르시가 영플레이어상을 받으며 개인상도 스페인 선수들이 휩쓸었다. 시몬은 카타르 대회부터 이번 대회 벨기에전까지 월드컵 역대 최장인 649분 연속 무실점 행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득점왕(골든부츠)만큼은 스페인이 아닌 4강에서 탈락한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에게 돌아갔다. 음바페는 결승에서 득점하지 못한 메시(8골)를 제치고 통산 22골 중 이번 대회 10골을 기록하며 대회를 마쳤다. 음바페는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이번까지 2대회 연속 골든부츠를 차지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메시의 라스트 댄스(사진=FIFA 월드컵 SNS)스페인 16년 만의 재도약...27분짜리 하프타임 쇼 논란도
이로써 스페인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6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날 승리로 국가대표팀 경기(A매치) 38경기 무패(29승 9무) 행진까지 이어가며 이 부문 자국 신기록도 함께 세웠다. 202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지휘한 루이스 데라푸엔테 감독 역시 메이저대회 15경기 연속 무패(14승 1무) 기록을 새로 썼다.
한편 경기 외적으로도 이날 결승전은 화제를 모았다. 하프타임에는 마돈나, 방탄소년단(BTS), 저스틴 비버, 샤키라 등 초호화 아티스트가 출연한 대규모 공연이 펼쳐졌다. 다만 공연이 원래 예정됐던 17분을 훌쩍 넘긴 27분 20초 동안 이어지며 경기 흐름을 끊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우승팀에는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1만 2000달러(약 1740만원) 상당의 챔피언 반지가 수여됐다. 18K 금에 다이아몬드 89개, 사파이어 36개가 세팅된 이 반지는 NFL, 야구 같은 북미 스포츠의 우승 반지 전통을 축구에 접목한 시도였다. 시상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센 야유를 받으며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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