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트레이드 가능성, 제로에서 40%까지 급상승! 유력 행선지는 '우승 후보' 필라델피아 지목
이정후(사진=MLB.com)이정후(사진=MLB.com)

[더게이트]

한 달 전만 해도 이정후의 이름은 트레이드 후보 명단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부터 미국 현지 매체들이 하나둘씩 이정후를 트레이드 후보로 거론하기 시작하더니, 이번 주에는 ESPN과 디 애슬레틱이라는 유력 매체들까지 트레이드 후보 랭킹에서 이정후를 비중 있게 다루는 분위기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구체적인 예상 행선지까지 나왔다.

미국 매체 ESPN의 카일리 맥대니얼과 제프 파산 기자는 21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트레이드 후보 100명 순위를 새로 발표했다. 이정후는 이 명단에서 전체 18위에 이름을 올렸고, 트레이드 확률 40%를 기록했다. 외야수 부문에서는 바이런 벅스턴(미네소타 트윈스)에 이은 전체 2위다.

ESPN은 "고액 연봉 선수들을 처분하려는 자이언츠의 의지가 상당한 저항에 부딪히겠지만, 정말로 이정후를 트레이드하고 싶다면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짚었다. 스카우팅 리포트에서는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 네 번째로 높은 존 안 콘택트율을 기록하는 타자"라며 "외야 세 자리 모두 소화할 수 있고, 높은 타율에 시즌당 홈런 8~12개 정도를 보태줄 유형"이라고 평가했다.

디 애슬레틱의 '트레이드 빅보드 2.0'에서도 이정후는 처음 이름을 올렸다. 팀 브리튼 등 4명의 기자가 78명의 트레이드 후보를 추려 정리한 명단이다. 이정후는 이전 랭킹에선 순위권에 없었지만 이번에 새로 추가됐다. 매체는 "이정후는 자이언츠가 가장 내보내고 싶어 할 만한 장기 계약 선수는 아니다"라면서도 "타율이 3할대를 넘기며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어, 만약 트레이드가 성사된다면 나쁘지 않은 반대급부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팬들에게 사인하는 이정후(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팬들에게 사인하는 이정후(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바뀐 기류, 트레이드 예외는 없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정후는 이런 명단에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추락하면서 파이어 세일 전망이 나왔지만, 당시 주로 거론되던 트레이드 대상은 라파엘 데버스, 윌리 아다메스, 맷 채프먼 등 몸값 비싸고 성적은 최악인 '노답 3형제'였다.

분위기가 바뀐 건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해서다. ESPN과 디 애슬레틱이 나란히 이정후를 명단에 집어넣은 것은, 이정후를 아예 논외로 두던 기류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자이언츠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물며 리그 전체에서 콜로라도 로키스 다음으로 나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팀 전력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구단 수뇌부는 선발 로건 웹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선수를 거래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역 팬 사이에서의 높은 인기와 성적을 고려하면 이정후가 트레이드 대상 1순위는 아니지만, 팀이 리빌딩 국면으로 접어든 만큼 6400만 달러(약 928억원) 규모의 잔여 계약이 남은 이정후 역시 안전지대에만 머물 수 없다는 분석도 지역 매체를 통해 나왔다.

두 매체가 제시한 예상 행선지도 흥미롭다. 디 애슬레틱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필라델피아,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꼽았고, ESPN은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텍사스 레인저스, 탬파베이 레이스 등을 후보로 적어냈다.

두 명단에 공통적으로 포함된 필라델피아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 경쟁을 벌이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지만, 외야진의 생산성이 약점인 팀이다. 유망주 저스틴 크로포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아돌리스 가르시아는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다. 높은 콘택트율과 안정된 외야 수비를 갖춘 이정후가 필라델피아에 딱 맞는 조각으로 언급되는 이유다. 만약 거래가 성사된다면 이정후로서는 하위권 팀에서 단숨에 우승 경쟁 팀으로 이적하는 셈이다.

이정후와 윌리 아다메스(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이정후와 윌리 아다메스(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고액 연봉자 처분에 난항 겪는 자이언츠

한편 자이언츠 내부의 다른 고액 연봉자들은 팔고 십어도 처분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켄 로젠탈 기자는 데버스, 아다메스, 채프먼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여전히 낮게 봤다. 데버스는 2033년까지 2억 2000만 달러 이상, 아다메스는 연봉 2800만 달러, 채프먼은 향후 4년간 1억 달러가 남아 있어 덩치가 너무 크다. 그나마 채프먼의 이동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나은 수준이다.

오히려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중인 2루수 루이스 아라에스나 투수 로비 레이, 타일러 말리처럼 예비 FA 자원들이 시장에서 먼저 카드로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셈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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