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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여름방학 시작!' [포토]

스포츠춘추
고통스러워하는 조슈아 쿠로다-그라워(사진=MLB.com)[더게이트]
"그런 상태로 경기를 뛰고, 안타를 치고, 수비까지 소화한 선수는 야구 역사상 조슈아 쿠로다-그라워가 유일할 거다."
신인 선수의 초인적인 투혼에 감독조차 혀를 내두르며 감탄했다. 애슬레틱스 구단은 22일(한국시간) 신인 내야수 조슈아 쿠로다-그라워를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현지 병원에서 고환 파열에 따른 응급 수술을 받은 직후다.
사단은 전날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벌어졌다. 5회 타석에 들어선 쿠로다-그라워는 타격 과정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급소를 정통으로 맞았다. 바운드조차 없이 배트에 맞은 공이 그대로 중요 부위에 직통으로 꽂혔다.
쿠로다-그라워는 그 자리에 엎드려 데굴데굴 구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중계방송의 리플레이를 똑바로 보기 힘들 만큼, 고통이 보는 사람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장면이었다. 트레이너와 감독이 급히 뛰어나갈 만큼 상황이 심각해 보였다.
그러나 여기서 쿠로다-그라워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내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켰고, 가볍게 스윙 동작을 취하며 상태를 점검하더니 타석에 다시 들어섰다. 공 세 개를 더 지켜본 쿠로다-그라워는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안타를 터뜨렸다. 경기를 중계하던 캐스터는 놀라움을 넘어 경악하는 반응을 보였고, 이 장면은 순식간에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장면은 또 나왔다. 쿠로다-그라워는 다음 이닝에도 글러브를 끼고 그라운드에 나섰고, 6회말 교체되기 전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이날 쿠로다-그라워는 데뷔 첫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경기 후 병원에서 검진 결과는 놀랍게도 '고환 파열'이었고, 결국 수술대에까지 올랐다. 이런 부상을 안고 어떻게 경기를 계속 치렀는지 신기할 정도다.
쿠로다-그라워는 2024년 드래프트 3라운드로 러트거스대를 졸업하고 입단해 지난달 빅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다. 16경기에서 타율 0.417(60타수 25안타), 홈런 1개, 타점 4개를 기록하며 강렬한 첫 인상을 심어줬고 팀의 미래로 한창 기대를 모으던 참이었는데, 불의의 부상으로 멈춰서게 됐다. 구단은 수술을 마친 그가 "편안하게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통스러워하는 조슈아 쿠로다-그라워(사진=MLB.com)
고통스러워하는 조슈아 쿠로다-그라워(사진=MLB.com)
메이저리그의 기괴한 잔혹사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다 보니 급소 부상이 아주 없던 일은 아니다. 불과 한 달 전 뉴욕 양키스 재즈 치좀 주니어도 비슷한 사고를 당했다. 죽을 듯이 고통스러워하는 치좀의 표정은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밈이 됐다. 당시 치좀은 심한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교체됐다.
2009년 아드리안 벨트레는 땅볼 타구에 급소를 정통으로 맞았음에도 연장 14회 접전을 끝까지 치러낸 바 있다. 당장 교체할 내야 자원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버텼던 벨트레는 결국 결승 득점까지 올렸다. 훗날 벨트레는 "경기가 끝난 뒤 확인해 보니 고환이 자몽만 한 크기로 부풀어 있더라"고 당시의 아찔했던 기억을 털어놓은 바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 역시 이 잔혹사와 인연이 깊다. 2019년 미치 해니거가 파울볼에 맞아 응급 수술을 받았고, 그보다 훨씬 이전에 투수 호시아스 만자니오는 매니 라미레스의 강타구에 급소를 맞고도 1루로 공을 던져 아웃카운트를 잡아내 이 부상의 원조 격으로 꼽힌다.
한편 애슬레틱스는 쿠로다-그라워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야수 맥스 먼시를 긴급 콜업했다.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 속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리던 루키의 공백이 뼈아플 법하다. 하지만 그보다는 공에 맞은 선수 본인의 고통이 열배, 백배는 더 컸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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