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갖고 그래" 양키스 내야수는 '루틴'이라는데...MLB, 피치클락 악용 꼼수에 칼 빼들었다
심판과 싸우는 카바예로(사진=MLB.com)심판과 싸우는 카바예로(사진=MLB.com)

[더게이트]

타석에 서서 고개를 숙인 채 피치클락 8초가 남을 때까지 기다리며 투수의 신경을 긁는 꼼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뉴욕 양키스 유틸리티 내야수 호세 카바예로의 고의적인 지연 행위에 철퇴를 내렸다. 사전 경고조차 생략된 단호한 조치다.

뉴욕 양키스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앙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더블헤더 1차전 홈경기에서 3대 5로 패했다. 팀 패배 속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5회말 터진 카바예로와 심판진의 충돌이었다.

양키스가 0대 2로 뒤진 5회말 1사 2루 상황. 카바예로는 피츠버그 구원 투수 카멘 머진스키를 상대하며 평소처럼 피치클록을 흘려보냈다. 제한 시간이 8초 남을 때까지 투수를 쳐다보지 않고 자신만의 루틴을 고수한 것이다. 그 순간 퀸 월콧 주심은 망설임 없이 카바예로에게 피치클락 위반에 따른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호세 카바예로(사진=MLB.com)호세 카바예로(사진=MLB.com)


'나만 겨냥했다' 불만 폭발... 양키스 벤치도 격앙

카바예로와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거세게 반발했다. 현장 마이크에는 월콧 주심을 향해 "나만 표적으로 삼는 것 아니냐"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카바예로의 목소리가 그대로 담겼다. 분 감독 역시 "우리가 모르는 규칙을 즉석에서 만들어내고 있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항의가 길어지자 아드리안 존슨 심판팀장은 제임스 로슨 양키스 타격코치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경기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카바예로는 결국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를 안고 타석에 임한 끝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섰다.

심판진의 강경 대응에는 나름의 배경이 있다. 이틀 전인 20일 피츠버그전 8회말, 카바예로의 지연 행위에 분노한 상대 투수 데니스 산타나가 손가락질과 함께 언쟁을 벌이면서 양 팀 선수단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오는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이미 지난 6월 15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도 카바예로는 9초가 남을 때까지 고개를 들지 않다가 심판진에게 경고를 받은 바 있다. 당시 토론토 존 슈나이더 감독은 "MLB 전체에서 오직 한 선수만 이 규정에 불만을 품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카바예로는 "내 루틴일 뿐"이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결국 사무국이 칼을 뽑아 들었다. 경기 속행 절차 규정 가운데 '투수의 투구 동작이나 세트 포지션을 방해하려는 타자의 고의적 기만행위는 규정 위반으로 간주한다'는 조항을 엄격히 적용하기로 했다. 존슨 심판팀장은 "사무국으로부터 카바예로에게 사전에 경고를 주지 말고 즉시 위반을 적용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이런 행위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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