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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셀 리오스(사진=LG)[더게이트=잠실]
"벌써 본인이 다 알고 있는데 동기 부여가 되겠나."
LG 트윈스는 지난 21일 잠실 NC 다이노스 전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약셀 리오스의 웨이버 공시를 발표했다. 다음 날인 22일에는 새 외국인 투수로 메이저리그 통산 112승을 거둔 베테랑 카를로스 카라스코 영입을 알렸다.
사실 구단이 원했다면 22일에 리오스 웨이버와 카라스코 영입을 동시에 발표할 수도 있었다. 실제로 그렇게 하는 구단도 적지 않다. 만약 그랬다면 21일 경기에서 리오스를 한 경기 정도 더 기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을 법하다. LG는 이런 방안을 고려하지 않았을까.
22일 NC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감독은 "본인이 벌써 (바뀌는 걸) 다 알고 있는데 동기 부여가 안 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염 감독은 "그 전부터 일찌감치 눈치채지 않겠나. 본인도 바뀔 수 있다는 느낌이 있고, 계속 DM으로 (관련 내용이) 날아오니까 모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리오스 교체설은 이미 후반기가 시작된 뒤 염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예고돼 있었다. 염 감독은 4월부터 외국인 투수를 계속 찾아왔다고 밝히면서, 당시에는 리오스가 최상의 카드였다고 판단해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그 무렵 마음에 드는 선발 투수가 마땅치 않았다는 취지의 언급도 있었다.
LG가 마이너리그 유망주 트로이 왓슨과 접촉해 계약에 근접했다는 소식도 여러 경로를 통해 전해진 바 있다. 결과적으로 왓슨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빅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되면서 계약이 무산되기는 했지만, 리오스도 이렇게 돌아가는 사정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염 감독은 "지금은 (선수가) 바로 다 안다고 보면 된다.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가 없다"면서 "여기저기서 선수에게 정보가 다 전해진다고 보면 된다. 구단이 누굴 보고 있고 계약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런 것까지 다 선수에게 정보가 간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약셀 리오스(사진=LG)
마지막 등판, 웃지 못한 사례들
실제로 올해 다른 구단 중에는 이미 교체가 결정된 외국인 투수를 마지막 등판에 올렸다가 낭패를 본 경우가 많았다. NC 다이노스의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 드류 버하겐은 교체 발표가 난 뒤 5월 2일 LG전에 등판했다가 1.2이닝 만에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삼성 라이온즈의 잭 오러클린도 교체를 앞둔 7월 8일 등판했다가 3.2이닝 5실점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계속해서 교체설이 나왔던 한화 이글스의 윌켈 에르난데스는 7월 1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0.2이닝 만에 헤드샷 퇴장으로 물러나며 최악의 마무리를 했다.
선수가 정말 최선을 다했는지 아닌지는 본인 마음속에 들어가 보지 않는 한 알 길이 없다. 선수 입장에서는 어쨌든 기록이 남고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만큼, 마지막 등판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이후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사람인 만큼 이미 관계가 끝난 팀에서 마지막 등판을 하려면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을 거다. 염 감독도 "대부분 결과가 안 좋다"고 인정했다.
물론 오랫동안 팀에서 활약하며 정든 선수라면 교체가 결정된 뒤에도 고별전을 치르는 경우가 있다. 올해 NC의 맷 데이비슨은 고별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한 뒤 선수들, 팬들과 눈물의 작별을 나눴다. LG에서도 2년 전 케이시 켈리가 마지막 등판을 6이닝 2실점 승리로 마무리하고 눈물의 작별식을 가진 바 있다.
염 감독은 "켈리는 특별한 케이스다. 우리 팀에서 오래 뛰었고, 마지막 존중을 위해서 선수 본인 의사를 물었고 본인도 동의해서 그렇게 한 거다"라고 말했다. 반면 리오스는 LG에 한 달 정도 잠깐 머물렀다 가는 관계였던 만큼, 구단이나 팬들과의 라포가 충분히 형성된 상태는 아니었다. 프랜차이즈 스타 대우를 받은 켈리와는 사정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LG는 리오스의 웨이버를 발표한 21일 경기 후반 불펜이 결승점을 내주며 패했다. 5대 5로 맞선 8회 초 김윤식이 투런 홈런을 맞으며 5대 7로 무너졌다. 만약 이날 리오스가 고별 등판을 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아니면 마찬가지였을까. 그건 아무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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