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투자 그 이상, 한국야구 미래를 위한 헌신" 박찬호는 왜 MLB 애슬레틱스 야구단에 투자했나
박찬호와 존 피셔(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박찬호와 존 피셔(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더게이트=삼성동]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투자로 기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운드 위에서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로 길을 열었던 박찬호가 이번엔 한국인 최초 빅리그 투자자로 다시 섰다.

박찬호가 이끄는 투자 컨소시엄 '팀61'은 27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이저리그 야구단 애슬레틱스와 총 7000만 달러(약 1015억원)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5500만 달러(약 798억원)는 이미 투자가 끝났고, 나머지 1500만 달러(약 218억원)는 메이저리그 사무국 승인을 거쳐 최종 집행된다. 이번 투자로 지분 3%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팀61에는 박찬호를 중심으로 한국계 배우 켄 정, 대니얼 대 킴 등이 투자자로 동참했다. 애슬레틱스의 라스베이거스 신구장 건립 투자 유치 과정에서 한국 자본이 메이저리그 구단 지분을 확보한 첫 사례다. 박찬호는 이번 투자를 "단순한 지분 취득이 아니라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투자"라고 의미 부여했다.

박찬호 팀61 대표(사진=팀61 제공)박찬호 팀61 대표(사진=팀61 제공)


"경영권은 아니지만...스카우트와 육성엔 영향력"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박찬호는 존 피셔 애슬레틱스 구단주의 수석고문 역할도 겸한다. 박찬호는 "경영권을 가질 수준은 아니지만, 수석고문으로서 스카우트와 투수 육성, 구단의 새로운 팬덤 구축에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별한 개인 연고가 없던 애슬레틱스를 투자처로 선택한 배경에는 긴 도전과 시행착오가 있었다. 박찬호를 메이저리그로 이끌었던 피터 오말리 전 다저스 구단주는 2012년부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소수 지분 투자자로 참여해 왔다. 박찬호 역시 오말리의 도움을 받아 여러 구단의 지분 참여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미 탄탄한 팬베이스를 갖춘 구단들은 지분을 나누기 어려워했다.

돌파구는 애슬레틱스의 라스베이거스 연고지 이전 선언에서 열렸다. 연고지를 옮기는 팀은 완전히 새로운 팬베이스를 구축해야 하고, 라스베이거스는 한국과 관광·프로모션 등으로 밀접한 도시다. 박찬호는 피셔 구단주를 직접 만나 자신을 파트너로 삼아야 하는 이유를 적극적으로 설득하며 결실을 봤다.

박찬호와 존 피셔, 켄 정(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박찬호와 존 피셔, 켄 정(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유소년 육성 넘어 '애슬레틱스 한국인 빅리거' 꿈꾼다

현역 시절 박찬호장학재단을 설립했던 박찬호는 지난 10여 년간 전국리틀야구대회와 야구캠프를 통해 유망주 발굴을 이어왔다. 올해 24회를 맞은 박찬호배 전국 야구 대회에는 연간 800명, 12회째인 관련 리틀야구대회에는 연간 1900명의 유소년이 참가 중이다. 1990년대 박찬호의 도전이 김병현, 추신수, 류현진, 김하성, 이정후로 이어지는 빅리그 진출의 물꼬를 텄듯, 이번 인연이 다음 세대를 위한 또 하나의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인다.

피셔 구단주는 3년 전 박찬호와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 아름다운 구장을 짓겠다는 비전을 듣고 팀61과의 파트너십을 제안한 박찬호의 아이디어가 흥미로워 곧바로 수락했다고 밝혔다. 피셔 구단주는 "이건 투자 그 이상이며, 애슬레틱스와 한국 야구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 헌신"이라고 평가했다.

함께 참석한 마크 바데인 애슬레틱스 사장도 한국 야구팬들의 열정을 라스베이거스 새 구장에 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국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와 한국에서의 친선 경기는 물론 KBO리그 팀을 라스베이거스로 초대하는 구상도 드러냈다.

박찬호의 궁극적인 목표는 애슬레틱스 유니폼을 입은 한국인 빅리거의 탄생이다. 그는 "아직 애슬레틱스에 한국 선수가 없다는 것이 내게는 하나의 임무처럼 느껴진다"며 "한국 선수가 애슬레틱스 모자를 쓰고 라스베이거스의 어마어마한 새 구장에서 활약하는 모습, 제가 처음 빅리그에서 시작했던 그 모습을 다시 한번 그려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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