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울릉도의 생명선, 24시간 불 밝히는 보건의료원…섬 주민 지키는 '최후의 보루'

스포츠춘추
박찬호와 존 피셔(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더게이트=삼성동]
"비록 구단 경영권을 가질 정도의 지분은 아니지만, 최소한 새 구장의 핫도그 판매대에 대한 경영권 정도는 내가 가질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 정도 권리를 가진 사람으로서 분명히 말씀드리겠다. 나는 내가 먹고 싶은 만큼 배가 터지도록 핫도그를 먹을 계획이다."
배우 켄 정이 특유의 익살로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좌중은 폭소를 터뜨렸지만, 메이저리그 구단 소수 지분 투자가 지닌 한계를 정확히 지적한 뼈 있는 농담이기도 했다. 켄 정의 이 발언은 27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박찬호의 투자 컨소시엄 팀61과 메이저리그 애슬레틱스 구단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발표회에서 나왔다.
이날 팀61은 애슬레틱스와 7000만 달러(약 1015억원)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존 피셔 애슬레틱스 구단주와 야구단 사장도 참석한 이 자리에서,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구단 지분을 확보한 인물로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존 피셔와 켄 정(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구단 경영권 가질 정도는 아냐…박찬호 고문 역할 맡을 예정
팀61이 투자한 전체 금액 중 5500만 달러(약 798억원)는 납입을 마쳤고, 남은 1500만 달러(약 218억원)는 메이저리그 사무국 승인을 거쳐 집행된다. 컨소시엄에는 박찬호를 중심으로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켄 정과 대니얼 대 킴 등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언론 보도로 화제를 모았던 BTS 멤버 슈가는 이번 명단에서 빠졌다.
이번 투자는 최근 프로스포츠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소수 지분 확보 방식이다. 조지 스타인브레너 같은 독재자형 구단주가 홀로 구단을 보유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여러 투자자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지분을 나눠 갖는 형태가 늘었다. 다만 지분 투자가 곧 경영권이나 구단 운영권 확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메이저리그를 비롯한 주요 리그는 신규 소수 지분 투자자를 승인할 때 단일 '컨트롤 퍼슨(통상 대주주)'을 두고, 나머지 투자자에게는 의결권 없는 수동적 지분만 허용한다. 이사회 의석이나 구단 운영 개입권도 주어지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애슬레틱스 역시 경영권과 운영권은 최대 주주인 존 피셔 구단주가 그대로 유지한다.
기자회견장에서도 지분의 비율과 성격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박찬호는 "경영권을 가질 정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애슬레틱스 구단 관계자는 "구단이 새 구장을 소유하는 구조라 구단에 대한 투자가 곧 구장 투자와 직결된다"고 부연했다. 라스베이거스 신구장에는 최소 21억 달러(약 3조 450억원)가 투입되는데, 이 중 세금으로 충당되는 몫은 3억 8000만 달러(약 5510억원)에 불과해 나머지는 구단이 직접 조달해야 하는 구조다. 박찬호와 팀61 역시 이번 투자로 구단 지분뿐 아니라 신구장 자체에도 지분을 갖게 되는 셈이다.
경영권이 없는 대신 박찬호는 자문 역할로 구단 운영에 일부 참여한다. 그는 "시니어 어드바이저로서 경영이나 스카우팅에 조언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형태의 자문직은 소수 지분 투자자에게 관례적으로 주어지는 권한이기도 하다. 박찬호의 자문 역할은 한국 선수 발굴이나 한국 시장 관련 업무로 영역이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와 존 피셔, 켄 정(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한계는 있지만, 윈윈인 거래
한계는 있지만, 그럼에도 이번 파트너십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윈윈 거래로 풀이된다. 애슬레틱스는 연고지 이전과 신구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챙겼다. 피셔 구단주는 앞서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이 구단이 지역 밀착형 팀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다수의 연고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목표였고, 이를 달성했다"며 "아울러 라스베이거스가 글로벌 도시라는 점을 고려해 일부 해외 투자자들도 유치하고자 했다"고 투자자 유치의 목적을 직접 밝힌 바 있다.
오클랜드를 떠나는 과정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했던 존 피셔 구단주로서는 박찬호 같은 유명 인사와 손잡고 구단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앞서 2018년 출범한 축구단 LA FC는 창단 때부터 배우 윌 페럴, 농구 스타 매직 존슨, 축구 레전드 미아 햄 등을 소수 지분 투자자로 앞세웠다. 2021년 출범한 오스틴FC 역시 배우 매튜 매커너히를 투자자로 영입하며 '장관'이라는 직함을 부여했다. 2012년 LA 다저스 인수전 때는 매직 존슨이 전면에 나섰다. 애슬레틱스가 라스베이거스라는 새 시장에 박찬호와 마크 큐반 등 유명 인사를 앞세우는 것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그림이다.
애슬레틱스 구단 입장에선 박찬호와 파트너십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박찬호는 한국 기업들의 라스베이거스 진출 가능성을 함께 언급했다. 실제로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는 한인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고, 한국 관광객의 방문과 기업 진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애슬레틱스로서는 한국 야구와의 교류는 물론 한국 자본의 라스베이거스 유입까지 도모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메이저리그 지분 확보는 비록 소수 지분이라도 이익이 된다. 디 애슬레틱 보도에 따르면, MLB 구단주들은 새 CBA 협상에서 샐러리캡 도입에 성공할 경우 수익 분배와 미디어 중계권 방식에도 큰 변화가 동반되며 구단 가치가 한층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이제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과정에서 스포츠를 의미 있는 투자 범주로 인식하고 있다"며 "야구가 투자 잠재력 측면에서 상승세를 탈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비록 경영권은 없더라도, 구단 가치 상승에 따른 수익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박찬호는 자신을 메이저리그로 이끈 피터 오말리 전 다저스 구단주의 도움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여러 구단의 지분 참여를 시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결실로 30년 숙원이었던 빅리그 구단 지분 확보의 물꼬를 텄다. 박찬호를 시작으로 한국인 메이저리거 진출이 이어졌던 것처럼, 이번 첫걸음이 향후 한국인 빅리그 구단주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켄 정이 한 농담처럼 "핫도그를 원없이 먹는" 정도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