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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김포FC 전 구단주인 김병시 전 김포시장(사진 왼쪽부터), 김포FC 홍경호 대표이사, 김포FC 권일 단장. 축구계는 "사상 유례가 없는 지자체 프로축구단 80억 횡령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면 구단 수뇌부에 대한 전면적 수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더게이트=김포]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프로축구단 김포FC의 횡령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당초 58억 원으로 알려졌던 횡령 규모가 김포시 감사관실의 추가 조사를 통해 80억 원대로 불어났다.
단순한 개인 일탈을 넘어, 조직 내부의 견제 시스템이 완전히 마비된 결과라는 평이다. 축구계에선 "구단 직원 한 명이 저지를 규모의 횡령이 아니"라며 "구단주(김병수 김포 전 시장), 구단 사장(홍경호), 단장(권일)에 대한 철저한 경찰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기형 김포시장은 7월 14일 김포시청 대회의실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매우 무겁고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김포FC 내부 직원에 의해 약 58억 원의 공금 횡령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직원 혼자서 80억 원을 횡령?-
김포 FC 횡령 사건이 일파만파다(사진=제미나이 생성 이미지)김포시에 따르면 이번 횡령은 2023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반복됐다. 법인 통장 출납을 담당하던 구단 주무관은 공금을 제대로 입금하지 않고 가로챘다. 은행 예금 관련 서류까지 위조해 상급자에게는 정상 예치가 완료된 것처럼 허위 보고했다.
범행은 6월 28일 자로 처리된 단기 예금 내역을 점검하던 중 발각됐다. 관리자가 은행에 실제 예치 여부를 직접 문의하는 과정에서, 서류상 금액이 실제로는 한 푼도 입금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 김포FC는 비위 행위자로부터 자술서를 확보한 뒤 7월 13일 경찰에 고발했고, 해당 직원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입건됐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7일 열린 시청 보고회에서 횡령이 2023년부터 시작됐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2023년 약 1억 8000만 원이던 횡령액은 담당 직원이 교체된 2024년 잠시 멈췄다가, 2025년 들어 20억 원대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감사에서 약 28억 원이 새로 파악되면서 총 횡령 규모는 80억 원대로 뛰어올랐다.
김포시 내부 관계자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그 오랜 세월 동안 구단 수뇌부가 이같은 횡령 사실을 몰랐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누군가의 협조 혹은 묵인이 없는 이상 이렇게 큰 횡령 사건은 발생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권력 카르텔이 어떻게 축구단을 지배하는지 보여준 가장 전형적 사례 : 김포 FC
홈경기를 찾은 김포 FC 팬들(사진=더게이트 DB)김포 FC 구단 사정에 정통한 축구 관계자는 전임 대표이사 시절에는 벌어질 수 없는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당시만 해도 회계 전문가를 팀장급으로 앉혀 엄격하게 관리했고, 작은 지출결의서 하나도 대표가 직접 확인하고, 결재한 뒤 송금하는 방식이었다는 게 구단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그러나 2023년 6월 1일 홍경호 GN그룹 회장이 김포FC의 새 대표이사로 오며 모든 게 바뀌었다. 홍 대표 취임 이후 불투명한 집행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던 회계 팀장은 시설 관리로 좌천됐다. 그 빈자리를 회계 지식이 없는 주무관이 채우며 통장과 도장, 텔레뱅킹 전권을 넘겨받았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김포FC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는 "구단 수뇌부 구성 자체가 전문성과 거리가 멀었다"고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포FC 구단주를 겸하던 김병수 전임 김포시장은 홍철호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오랜 보좌관 출신이다. 홍경호 대표는 홍철호 전 의원의 친동생이다. 한마디로 김포시장이 자기가 모시던 국회의원 동생을 김포FC 대표이사로 앉힌 꼴이다.
여기다 권일 단장은 홍경호 대표의 오랜 김포 고향 친구다. 권 단장은 과거 김포FC에서 계약직 직원으로 일하던 시절 '대표이사 관인 도용과 이중 계약 문제로 중징계'를 받은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김포시의회가 누구의 압력을 받았는지 조례까지 바꿔가면서 단장으로 길을 가는 터줬다.
김포FC 사무국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회계·행정 경력이 없는 중학교 축구부 감독 출신을 구단 수뇌부가 편법을 동원해 구단에 앉혔다. 이 사무국장은 홍철호 전 의원의 총애를 받는 사람으로 알려진 이다. 지방 권력 카르텔이 어떻게 지자체 프로축구단을 내 사유물로 만드는지를 가장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김포FC다."
외부 회계 감사망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실질적인 서류 검증 없이 통장 사본만 확인하는 방식으로 감사가 진행됐다. 자금 집행과 출납, 전표 작성, 통장 관리를 한 사람이 전담하면서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기본 원칙인 '직무분리'가 처음부터 무너졌다.
재무제표에도 이미 경고 신호가 켜져 있었다. 김포FC가 공개한 2025년 결산 자료를 보면 현금성 자산은 연초 약 9억 7600만 원에서 연말 200만 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유동부채는 같은 기간 1억 6400만 원에서 6억 9300만 원으로 늘었다. 당기 운영손실도 약 11억 6000만 원에 달했다. 이런데도 구단 수뇌부는 직원 횡령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 혈세 82억 원 투입, 그러나 자체 관중 수입은 4억 원 불과. 지자체 프로축구단은 누굴 위해 존재하는가.
김포FC 권일 단장(사진 왼쪽). 권 단장은 고정운 김포FC 감독의 에이전트였다. 고객인 고 감독이 김포FC 사령탑이 된 뒤, 권일은 고 감독의 추천으로 김포FC 대외협력팀장으로 구단에 들어왔다. 그 후 김포시의회가 조례까지 바꿔준 덕분에 김포FC 단장 자리까지 꿰찼다. 에이전트는 고객의 이익 극대화가 존재 이유다. 감독의 연봉, 재계약, 위약금 조건을 놓고 구단과 싸워주는 게 직업이다. 그런데 그 에이전트 출신이 구단 프런트로 들어가면, 구단의 협상 전략과 재정 정보를 다 아는 상태에서, 자기 고객이었던 감독과 어떤 협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이 지자체 프로축구단의 저열한 민낯이다100억 원에 가까운 횡령이 가능했던 '시민구단'이라는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됐다. 김포FC의 연간 예산은 약 120억 원 규모지만 자체 관중 수입은 약 4억 원에 불과하다. 김포시 출연금이 연간 약 82억 원으로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단일 재원 의존, 소규모 조직, 상근 회계인력 부족이 겹친 시민구단은 구조적으로 내부통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감사 범위를 실무자의 개인 비위 확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승인권자의 책임까지 넓혀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전직 구단 관계자는 회계 주무관 개인의 죄도 크지만, 이를 방치한 관리자들의 책임도 무겁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스템을 파괴한 단장과 사무국장은 물론 대표이사, 전임 구단주에 대해서도 업무상 배임 및 횡령 방조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구체적인 횡령 자금의 행방과 위조 경위 등 전말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인권변호사로 잘 알려진 사람법률사무소 이제일 대표 변호사는 "이런 사건을 직원 1명이 자술서 정도만 쓰고 입건된다면 누가 그 조사 결과를 믿겠는가. 구단 수뇌부에 대한 전방위적인 조사와 압수수색, 구속영장청구 등 강제수사가 시급해 보인다. '누가 빼돌렸나'에서 '누가 빼돌릴 수 있는 판을 만들었나'로 수사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 뒤 "시민단체에서 김포FC 구단 수뇌부 고발을 준비 중"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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