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횡령 환수' 대책이 부동산 처분, 선수 매각? 눈가리고 아웅하는 김포FC
김병수 전 김포시장, 홍경호 대표이사, 권일 단장(사진=김포시, 김포 FC)김병수 전 김포시장, 홍경호 대표이사, 권일 단장(사진=김포시, 김포 FC)

[더게이트]

"1원이라도 빨리 환수하겠다." 말은 번지르르했지만 실효성은 제로에 가깝다.

80억원대 초대형 횡령 사태가 터진 '혈세 시민구단' 김포FC가 피고소인의 부동산 처분과 2진급 선수단 정리를 환수 대책이랍시고 내놓았다. 횡령액과 비교하면 조족지혈 수준인 대책을 내놓고, 개인이 저지른 범죄를 선수단 정리로 책임지겠다는 게 기막힐 노릇이다.

김포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는 지난 22일 김포FC 2026년도 시정업무보고에서 자금 환수 계획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구단 직원이 계좌를 조작해 공금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며 시작된 파문은, 이후 조사를 거치며 횡령액이 80억원대까지 급속도로 불어났다. 업무보고에 나선 권일 김포FC 단장은 피고소인 측 법률대리인과 부동산 처분을 포함한 반환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며, 선수단 정리를 통한 비용 절감안을 함께 내놨다.

초대형 횡령 사건이 불거진 김포 FC(사진=제미나이 생성 이미지)초대형 횡령 사건이 불거진 김포 FC(사진=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통계가 말하는 현실… 회수율 30%대 그쳐

시의회의 질타 앞에 일단 넙죽 엎드려 고개는 조아렸지만, 김포FC의 말대로 실제 환수가 이뤄질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2021년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환수에 착수한 횡령 사건 중 피해액을 전액 돌려받은 비율은 33.7%에 그친다.

금융권만 놓고 보면 사정은 더 나쁘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금융회사 임직원 횡령 사건의 환수율은 31.7%였고, 저축은행은 9.6%까지 떨어졌다. 횡령 범죄가 벌어지면 돌려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횡령 금액이 크고 발각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환수율은 떨어진다. 김포FC의 주장을 말 그대로 믿는다면, 이번 사건은 직원 개인에 의해 2023년부터 3년 가까이 이어졌고 규모는 80억원대에 달해 통계상 가장 회수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빼돌린 돈이 현금 그대로 남아있을 리도 없다.

횡령한 돈은 생활비나 채무 변제, 투자, 도박으로 소진되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다.

권 단장이 밝힌 부동산 협의도 허울뿐일 가능성이 크다. 보통 형사사건에서 피고소인 측이 재산 처분이나 변제 의사를 밝히는 행위는 재판에서 양형 감경을 노린 수순으로 풀이된다. 대책으로 부동산이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횡령한 돈을 그대로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만약 해당 부동산에 이미 담보 대출이 설정돼 있다면 매각해도 남는 현금은 크게 줄어든다. 만에 하나 회수에 성공하더라도 전체 횡령액엔 크게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선수단 정리안은 회수 규모부터 앞뒤가 안 맞는다. 조성희 김포FC 사무국장은 "현재 운영 중인 핵심 선수는 검토 대상에 전혀 없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전이 아니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2진급 선수에 한해서만 정리해 경비를 절감하겠다는 구상이다.

주제를 모르는 소리다. 김포는 프리미어리그나 분데스리가 팀도 아니고, K리그1 팀도 아니다. K리그2 레벨에서 주전급도 아닌 선수를 정리해 수십억을 메울 가능성은 없다. 주전급을 다 팔아도 될까 말까인데, 비주전급 처분으로 80억을 메우겠다는 건 산천초목이 웃을 소리다.

권일 단장은 고정운 감독과 인건비 절감 방안을 협의했고 일부 선수의 임대나 이적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선수단을 다 팔아도 언 발에 오줌 누는 수준에 그칠 공산이 크다. 더구나 구단 말을 믿는다면 횡령을 저지른 건 회계를 담당한 직원 한 명이고, 선수단 누구도 이번 사태와 관련이 없다. 그런데도 손실을 메우는 방안으로 선수들의 거취가 거론되고 있다.

김포FC 권일 단장(사진 왼쪽). 권 단장은 고정운 김포FC 감독의 에이전트였다. 고객인 고 감독이 김포FC 사령탑이 된 뒤, 권일은 고 감독의 추천으로 김포FC 대외협력팀장으로 구단에 들어왔다. 그 후 김포시의회가 조례까지 바꿔준 덕분에 김포FC 단장 자리까지 꿰찼다. 에이전트는 고객의 이익 극대화가 존재 이유다. 감독의 연봉, 재계약, 위약금 조건을 놓고 구단과 싸워주는 게 직업이다. 그런데 그 에이전트 출신이 구단 프런트로 들어가면, 구단의 협상 전략과 재정 정보를 다 아는 상태에서, 자기 고객이었던 감독과 어떤 협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이 지자체 프로축구단의 저열한 민낯이다김포FC 권일 단장(사진 왼쪽). 권 단장은 고정운 김포FC 감독의 에이전트였다. 고객인 고 감독이 김포FC 사령탑이 된 뒤, 권일은 고 감독의 추천으로 김포FC 대외협력팀장으로 구단에 들어왔다. 그 후 김포시의회가 조례까지 바꿔준 덕분에 김포FC 단장 자리까지 꿰찼다. 에이전트는 고객의 이익 극대화가 존재 이유다. 감독의 연봉, 재계약, 위약금 조건을 놓고 구단과 싸워주는 게 직업이다. 그런데 그 에이전트 출신이 구단 프런트로 들어가면, 구단의 협상 전략과 재정 정보를 다 아는 상태에서, 자기 고객이었던 감독과 어떤 협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이 지자체 프로축구단의 저열한 민낯이다


엉망이 된 재무제표… 3년간 몰랐다는 수뇌부

김포시 내부 관계자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수뇌부가 이같은 횡령 사실을 몰랐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누군가의 협조 혹은 묵인이 없는 이상 이렇게 큰 횡령 사건은 발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025년 결산 자료를 보면 현금성 자산은 연초 약 9억 7600만원에서 연말 200만원 수준으로 급감했고, 유동부채는 1억 6400만원에서 6억 9300만원으로 늘었다. 당기 운영손실도 약 11억 6000만원에 달했다. 구단 운영이 이렇게 무너지는 동안 아무도 몰랐다고 발뺌하면서, 말로만 "관리 책임을 100%, 1만 프로 통감한다"고 하는 건 기만에 가깝다.

김포FC의 연간 예산은 약 120억원, 이 중 김포시 출연금이 약 82억원에 달한다. 반면 구단이 자체적으로 벌어들이는 관중 수입은 연간 약 4억원에 불과하다. 사실상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구단에서 연간 출연금 전체와 맞먹는 돈이 새어나갔는데, 돌려받을 방법은 마땅치 않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본지는 권 단장과 조 사무국장에게 수차례 연락해 해명을 요청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참고로 K리그2에서 뛰는 지자체 프로축구단 김포FC 고정운 감독의 연봉은 3억원이다. 재계약 당시 고 감독 연봉을 대폭 올려준 구단 파트너는 권일 김포FC 단장이다. 권 단장은 고 감독의 에이전트였다. 고 감독은 김포FC 감독이 된 뒤 자신의 에이전트였던 권 단장을 구단에 추천했다. 권 단장은 김포FC 대외협력팀장을 맡다가 김포시의회가 조례를 바꿔준 덕분에 단장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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