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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감독과 이강철 감독(사진=삼성, KT)[더게이트]
5년 전의 데자뷔가 스쳐 지나간다.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가 벌이는 선두 다툼이 점점 점입가경이다. 삼성이 앞서나가며 독주 채비를 갖추는 듯 하더니만, 어느새 KT가 상승세를 타며 0.5경기 차까지 턱밑 추격했다. 양 팀 모두 50경기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남은 시즌 내내 피말리는 순위 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은 30일 대구 경기에서 '달빛 라이벌' KIA 타이거즈에 3대 12로 완패를 당했다. 카우보이 크리스 페덱이 출격했지만 1회부터 5점을 내주고 일찌감치 백기를 들었다. 반면 창원 원정에 나선 KT는 홈팀 NC 다이노스를 꺾고 3연전을 싹쓸이하며 3연승을 달렸다. 희비가 갈린 두 팀의 승차는 불과 0.5경기 차로 줄어들었다.
정규시즌 1위 확률도 요동…삼성 하락, KT는 역전 성공?
크리스 페덱(사진=삼성)
두 팀의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도 크게 요동쳤다. 몬테카를로 기법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산출하는 사이트 PSODDS.com에 따르면 삼성의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은 6월 30일 38.8%로 LG 트윈스를 제치고 1위에 오른 뒤, 7월 28일 기준 74.2%까지 치솟으며 시즌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삼성의 연패와 KT의 연승이 맞물리며 흐름이 뒤바뀌었다. 30일 기준 삼성의 직행 확률은 56.9%로 떨어졌고, KT의 확률은 35.5%로 좁혀졌다. 야구 통계 사이트 하드힛 집계에서는 아예 양 팀의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이 뒤집혔다. 정규시즌 1위 확률에서 KT가 52.8%를 기록해 삼성(44.4%)을 앞질렀다.
하드힛은 잔여 일정과 상대 전적, 피타고리안 승률 등을 종합 반영해 남은 시즌을 시뮬레이션한다. 투타 전력을 반영한 기대 승률 자체는 삼성(0.604)이 KT(0.563)보다 앞서지만 잔여 경기와 상대 전적을 감안하면 KT가 유리하다고 분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 팀의 엎치락뒤치락 선두 다툼은 단일리그 통합 이후 최초의 타이브레이커가 열렸던 2021년의 기억을 소환한다. 당시 KT는 9월 21일 기준 삼성에 5.5경기 차로 앞섰고,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도 93.2%를 기록하며 무난히 우승을 확정 지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삼성이 10월 들어 무서운 추격전을 벌였다. 10월 23일자로 우승 확률을 64.3%로 뒤집은 삼성은 결국 10월 30일 정규시즌 최종전 승리로 KT와 승차, 승률 모두 동률을 만들었다. 상대 전적에서 앞서 타이브레이커 홈 어드밴티지를 확보한 삼성은 최종일 기준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 53.3%로 오히려 KT를 앞섰다.
그러나 10월 31일 대구에서 열린 단판 승부에서 KT가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역투를 앞세워 1대 0으로 승리, 한국시리즈로 직행했고 단 한 경기로 두 팀의 운명도 천당과 지옥으로 갈렸다. KT는 여세를 몰아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한 반면,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에 패해 최종 3위로 시즌을 마쳤다.
삼성 '부상 악령' vs KT '아시안게임 차출'
KT의 마무리 투수 박영현(사진=KT)
남은 시즌 순위싸움에서 삼성이 해결할 과제는 끊이지 않는 부상이다. 하드힛 기준 삼성의 누적 이탈 일수는 484일(리그 3위), 부상 인원은 23명(1위), 부상 공시 횟수는 48회(1위)에 달한다. 최근에도 불펜 핵심 이재희가 내복사근 손상으로 4~6주 이탈했고, 선발 최원태도 삼두근 미세 손상으로 휴식에 들어갔다.
시즌 초부터 원태인의 부상, 맷 매닝의 시즌 아웃, 이호성의 수술, 아리엘 후라도와 최지광의 부상 이탈을 겪은 삼성은 좀처럼 끝나지 않는 부상 도미노에 신음하는 중이다. 반면 KT는 누적 이탈 240일, 부상 인원 11명으로 삼성의 절반 수준인 데다 대부분 복귀해 사정이 낫다.
한편 KT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이라는 악재를 메워야 한다. 선발 소형준과 오원석, 마무리 박영현이 한꺼번에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선발 두 자리와 뒷문이 동시에 비는 비상이 걸렸다. 삼성 역시 유격수 이재현, 외야수 김지찬, 투수 배찬승이 차출되지만 나름 대체 자원이 있어 KT에 비하면 손실이 적다.
남은 일정과 맞대결 성적도 최종 순위를 좌우할 변수다. 잔여 47경기를 남긴 삼성은 상대 전적에서 우세를 점한 6개 팀과의 경기가 29경기에 달하고, 하위권(6~10위) 팀과의 맞대결도 28경기로 많다. 잔여 50경기의 KT 역시 하위권 팀과 28경기를 남겨두고 있으며, 팀별로는 한화 이글스(8경기)와 KIA전(7경기) 비중이 높다.
무엇보다 두 팀이 벌일 남은 맞대결 5경기가 결정적인데, 올해 상대 전적에서는 삼성이 8승 3패로 KT에 크게 앞서 있다. 31일 삼성은 상대 전적 4승 4패로 동률인 난적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을 치르고, KT는 5승 3패로 상대적 우위를 점한 한화를 만난다. 5년 만에 다시 정상에서 만난 두 팀의 선두 싸움이 어떤 결말로 끝이 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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