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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신인상부터 대상까지' 김고은-박해수-김원훈-김숙-김재원 외, 청룡이 선택한 영광의 수상자들

스포츠춘추
3년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한 박영현(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더게이트=수원]
야구계엔 마무리투수가 3년 연속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속설이 있다. 그만큼 기복 없이 마무리 자리를 지키는 투수가 귀하다는 얘기다. 한 시즌 20세이브도 쉽지 않은데 2년 연속은 더 어렵고, 3년 연속 20세이브를 올리는 투수는 가뭄에 콩 나듯 귀하다.
역대 KBO리그 3년 연속 20세이브 명단을 보면 오승환, 손승락, 구대성, 임창용, 김용수, 김원중, 정해영, 정우람, 임창민, 조용준, 김재윤, 진필중, 정재훈, 봉중근 등 리그를 대표하거나 동시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마무리들로 가득하다. 바꿔 말하면, 3년 연속 20세이브가 '역대급' 마무리로 가는 관문인 셈이다.
이제 이 명단에 KT 위즈 박영현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박영현은 3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팀이 5대 3으로 앞선 9회초에 등판,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0세이브를 수확했다. 이로써 박영현은 2024시즌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하며 역대 17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속구 던졌으면 또 안타나 홈런...슬라이더 던진 게 적중"
KT 마무리 박영현(사진=KT)
이날 경기에선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얄궂은 운명의 장난이 펼쳐졌다. 대타로 나온 상대가 한화의 내야수이자 친형인 박정현이었던 것. 박영현은 지난 1일 맞대결에서 형에게 홈런을 맞아 '형제 대결 피홈런 1호'라는 씁쓸한 기록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 이날 경기 전 만난 형이 "하나 남았다"며 도발하자, 박영현은 "이번엔 절대 안 맞는다"고 응수했다.
승부는 치열했다. 볼카운트 2-1에서 포수 한승택은 속구 사인을 냈지만 박영현은 슬라이더를 원했다. 결과는 우익수 뜬공 아웃. 박영현은 "속구에 대처하는 형의 타이밍이 워낙 좋아서 속구를 던졌으면 또 맞았을 것 같다"며 "슬라이더를 던진 게 적중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드디어 이겼다'는 생각에 마운드 위에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20세이브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썼지만, 박영현의 올 시즌 출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여파와 비시즌에 시도했던 투구 폼 수정이 꼬이면서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다. 박영현은 WBC 당시를 돌아보며 "정말 안 맞았다. 제 모든 걸 보여주지도 못했고, 억지로 던지는 느낌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개막을 앞두고 제춘모 투수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이 반전의 계기가 됐다. 자신도 모르게 작아졌던 팔 스윙 문제를 바로잡고, 2023년 좋았던 시절처럼 팔을 뒤로 크게 빼서 던지는 폼으로 돌아갔다.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LG 트윈스와 개막시리즈에서 최고 151.2km/h를 찍으며 구위를 완전히 회복했다. 박영현은 "드디어 '됐다'고 안도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매년 많은 등판과 투구 수를 소화하며 혹사 우려를 달고 다니는 박영현이지만, 정작 본인은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다. 무리한 시즌 다음해에 부진에 빠지는 보통의 투수들과 달리 박영현은 해마다 더 좋은 구위와 발전하는 성적으로 커리어 하이를 새로 쓰고 있다. 올 시즌 평균 구속은 149km/h로 풀타임 마무리 첫해인 2024년(146.2km/h)과 지난해(147.5km/h)를 뛰어넘는 데뷔 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독주 체제 구축…목표는 36세이브와 100세이브
KT 위즈의 수호신 박영현과 '돌부처' 오승환(사진=KT)
박영현은 최근 3년간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세이브를 올린 투수이기도 하다. 이 기간 80세이브를 쌓아 올리며 김원중(61세이브), 정해영(60세이브), 유영찬(58세이브), 조병현(54세이브) 등 경쟁자들을 크게 앞질렀다. 주요 경쟁자들이 마무리 자리를 잃거나 부상으로 이탈하는 와중에도 박영현만큼은 건재하다.
박영현의 올 시즌 목표는 36세이브다. 이 목표를 이루면 KT 구단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우는 동시에 개인 통산 100세이브 고지까지 밟게 된다. 올 시즌 선두를 다투는 팀 성적에 비해 세이브 기회가 많지 않고, 9월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 출전도 앞두고 있어 쉽지만은 않지만 일단 도전할 참이다.
박영현은 최근 KT의 상승세에 대해 "팀이 지금 너무 잘하고 있어서 1위를 잡고 싶은 생각밖에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동료 불펜 투수들이 안정을 찾으면서 9회에만 등판하는 상황에 대해선 "너무 행복하다"면서도 "그런데 저는 8회에 나가도 자신 있고 9회에 나가도 자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사용 설명서'가 따로 필요 없는 투수답다.
이날 승리의 기쁨을 누리느라 하지 못한 일이 있다. 박영현은 "경기 후 바빠서 형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며 "내일 가족들이 모두 모여 함께 밥을 먹기로 했는데, 그 자리에서 형을 마음껏 놀려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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