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0시 '땡' KBO리그, 올해도 대형 트레이드 없었다...MLB는 스쿠발 루머로 뜨거운데 이렇게 조용할 수가
하주석의 플레이오프 모습. (사진=한화)하주석의 플레이오프 모습. (사진=한화)

[더게이트]

올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KBO리그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역시나 이번에도 이렇다 할 대형 거래 없이 지나갔다. 7월 31일에서 8월 1일로 넘어가는 자정,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구단발 보도자료를 기다려봤지만 메일함엔 분노한 독자의 항의 메일과 스팸 메일 외엔 아무것도 오지 않았다.

각종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떠돈 '썰' 대부분은 사실이 아니거나 초기 논의 단계를 과장한 루머에 그쳤다. 이미 불발된 거래를 마치 진행 중인 것처럼 '뒷북'친 소문도 많았다. 구단들이 늘 그렇듯 선수 교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대형 거래 논의는 사실상 물밑에서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마감시한을 앞두고 성사된 거래는 지난달 23일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가 맞바꾼 투수 이형범과 내야수 하주석 한 건이 전부였다.

7월 31일 밤 12시를 기해 선수 교환 허용 기간이 끝나면서 이날부터 포스트시즌이 끝날 때까지 구단 간 선수 이동은 전면 금지된다. 이로써 올 시즌 성사된 트레이드는 4월 14일 두산 베어스와 한화가 단행한 손아섭-이교훈(현금 1억 5000만원 포함) 맞교환, 5월 6일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이 진행한 박계범-류승민 교환, 그리고 이형범-하주석 트레이드까지 모두 세 건에 그쳤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9건, 2023년 8건, 2024년 9건, 지난해 6건이 성사됐던 흐름과 비교하면 안 그래도 위축된 트레이드 시장이 아예 쪼그라든 수준이다.

영화 머니볼의 한 장면(사진=영화 머니볼 화면 갈무리)영화 머니볼의 한 장면(사진=영화 머니볼 화면 갈무리)


촘촘한 순위표와 투수 기근이 만든 정체

KBO리그 트레이드 시장이 이처럼 얼어붙은 배경엔 복합적인 요인이 깔려 있다. 우선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원인이다. 1일 현재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된 팀은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 두 팀 뿐. 그외 1위 삼성부터 8위 롯데 자이언츠까진 가을야구 진출을 둘러싼 싸움이 한창이라, 경쟁 구단에 선수를 내주는 결단을 내리기 어렵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도 심각하다. 올시즌 거의 모든 팀이 투수 때문에 애를 먹는 가운데 구단들이 절실히 원하는 자원 역시 투수지만, 정작 리그에서 투수력에 여유가 있는 팀은 찾아보기 힘들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아예 없으면 가격은 말도 안 되게 오르게 마련. 트레이드를 시도하더라도 실제로 성사는 되기 어려운 리그 환경이다.

전통적인 '셀러' 구단이었던 키움 히어로즈조차 잠잠했다. 키움은 드래프트 지명권과 유망주, 현금을 확보하는 거래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구단이지만 올해는 조용히 지나갔다. 시즌 초반 유력한 트레이드 매물로 거론되던 선발투수 하영민은 트레이드 대신 8년 총액 80억원의 비FA 다년계약으로 잔류했다.

하영민이 남으면서 키움엔 시장에 내놓을 만한 자원이 사라졌다. 올시즌 키움은 20대 초반 신인급 선수들과 타 구단에서 풀린 베테랑을 축으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이 가운데 신인급은 아직 1군 수준에서 검증되지 않은 선수가 대부분이라 즉시전력감을 찾는 팀들에겐 성에 차지 않는다. 반대로 전성기가 지난 베테랑은 몸값 대비 기량 면에서 매력적인 선택지가 못 된다.

그렇다고 키움이 몇 년 뒤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한 안우진 같은 슈퍼스타 카드를 내어줄 리도 만무하다. 매년 서너건씩 나왔던 지명권 트레이드도 이제는 타 구단들이 웬만해선 하지 않으려고 하니, 키움 입장에서도 트레이드가 쉽지 않은 환경이 됐다.

영화 머니볼의 한 장면(사진=영화 머니볼 화면 갈무리)영화 머니볼의 한 장면(사진=영화 머니볼 화면 갈무리)


'남 좋은 일 시킬까' 부메랑 두려운 구단들

단일리그 구조와 대기업 소유라는 구단 환경도 트레이드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메이저리그는 2개 리그, 6개 디비전으로 나뉘어 있어 순위 경쟁을 하지 않는 팀끼리 카드를 맞추기 쉽다. 시즌을 일찍 접고 '리빌딩' '셀러' 모드에 돌입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문화다. 반면 단일리그인 KBO리그는 보낸 선수가 이적팀에서 맹활약할 경우 곧바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실제로 삼성-두산 트레이드 이후 류승민이 좋은 활약을 하자 결과론적인 비판이 수없이 쏟아졌고, 최근 이형범과 하주석의 트레이드를 두고도 팬들 사이에선 날 선 비판이 오가는 실정이다. 팬들의 비판 외에도 순위 경쟁 팀의 전력을 올려줄지 모른다는 경계심은 구단 수뇌부를 몸 사리게 만든다. 주축 선수를 팔고 남은 시즌을 포기하는 행보는 모기업과 '회장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위험 부담이 크고 머리아픈 트레이드 대신 아시아쿼터 교체나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이 주를 이루는 배경이다.

지금 메이저리그에선 4일 데드라인을 앞두고 2년 연속 사이영상 에이스 타릭 스쿠발의 이적설로 뜨겁다. 언론의 보도 경쟁과 팬들의 관심이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야구를 보는 재미를 더하며 리그를 생생하게 살아 있게 한다. 반면 KBO리그는 별다른 소문도 거래도 없이 조용하게 마감시한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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