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저스가 야구 망친다" 과연 그럴까? 스쿠발 영입으로 욕먹는 LA 다저스를 위한 변명
스쿠발과 로버츠 감독(사진=MLB.com)스쿠발과 로버츠 감독(사진=MLB.com)

[더게이트]

'신 악의 제국' LA 다저스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2연패 투수 타릭 스쿠발마저 손에 넣었다. 리그 전체는 기다렸다는 듯 '반(反) 다저스' 정서로 들끓고 있다. "다저스가 돈으로 야구를 망친다"는 경쟁 구단들의 탄식과 함께, 다저스의 독주가 샐러리캡 도입 명분으로 작용해 2027년 리그 직장폐쇄로 이어질 것이라는 묵시록적 전망까지 쏟아진다.

그러나 리그를 뒤흔든 이번 초대형 트레이드를 단지 '부자 구단의 돈질'로만 단순하게 치부할 일은 아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의 베테랑 기자 켄 로젠탈은 "다저스는 단순히 돈으로만 승부하지 않는다. 선수 발굴, 육성, 트레이드 등 야구단 운영의 모든 영역에서 리그 표준이자 모범 답안에 가까운 성과를 낸다"면서 일각에서 나오는 '돈저스' 프레임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타릭 스쿠발(사진=MLB.com)타릭 스쿠발(사진=MLB.com)


야구를 망치는 팀? 다저스의 항변 "다른 팀도 가능한 일"

다저스는 외야수 자히르 호프와 투수 리버 라이언, 브래디 스미스 등 유망주 3명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주고 스쿠발을 품었다.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지자 라이벌 구단 스카우트들은 디트로이트가 받은 반대급부가 너무 적다며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추진 중인 샐러리캡 도입 논의와 맞물려 팬들의 비판도 소셜미디어를 도배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런 역풍에 짐짓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로버츠 감독은 "우리에게는 늘 이런 비난이 따라온다"며 "다른 팀이 못 할 일을 우리가 한 것이 아니다. 이런 대형 거래를 성사시킬 마이너리그 팜 시스템을 갖춘 프런트의 공"이라고 강조했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부문 사장 역시 '야구를 망치는 팀'이라는 프레임에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프리드먼 사장은 "우승 확률을 진짜로 바꿔줄 스타급 선수가 나오면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라며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 선택일 뿐"이라고 말했다.

로젠탈은 이번 거래가 샐러리캡의 부재 때문이라는 주장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스쿠발의 잔여 연봉은 940만 달러(약 136억원)로, 밀워키 브루어스나 탬파베이 레이스 같은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실제 디 애슬레틱이 인터뷰한 밀워키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스쿠발의 잔여 연봉은 걸림돌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차이는 유망주 뎁스와 구단의 결단력에서 갈렸다. 다저스는 타이거스가 요구한 최상위 유망주 호세 데파울라를 지키면서도, 과거 소소한 트레이드로 수집해둔 원석들을 패키지로 제시해 디트로이트의 승낙을 끌어냈다. 호프와 라이언 모두 다저스가 안목을 발휘해 큰 대가를 치르지 않고 다른 팀에서 받아온 자원이다.

로젠탈은 이를 두고 "돈으로 상대의 뺨을 때린 게 아니라 지략으로 압도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팜 시스템을 빼곡하게 채워둔 덕분에 핵심 유망주를 지키면서도 대형 스타 선수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얘기다. 로젠탈은 "밀워키 같은 팀은 더 나은 유망주 패키지를 제시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물러섰고, 결과적으로 다저스가 다시 한번 리그 전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도록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오타니와 스쿠발의 포옹(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오타니와 스쿠발의 포옹(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무적'은 없다…우승 확률을 높일 뿐

다저스가 카일 터커나 오타니 쇼헤이에게 어마어마한 거액을 투자하는 팀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팀들이 리스크를 두려워해 망설일 때 과감하게 베팅하는 승부사 기질이야말로 다저스의 진짜 무기다. 로젠탈은 "오늘날 많은 구단이 '위험 회피 성향'에 빠져 있지만, 다저스는 위험을 감수할 여력이 있다"면서 '두려움 없는 결단력이 다저스의 진짜 무기"라고 평가했다.

다저스를 향해 '돈으로 쉽게 야구한다'고 비난하긴 쉽지만 다저스처럼 구단을 영리하고 치밀하게 운영하기는 어렵다. 똑같은 부자 구단으로 팀 연봉 총액 2위인 뉴욕 메츠가 올 시즌 지구 최하위를 전전하는 것만 봐도 '다저스처럼' 하는 게 아무나 가능한 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한편 스쿠발의 합류로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3연패 도전에는 탄력이 붙었다. 블레이크 스넬과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부상 복귀를 앞두고 있어 선발진의 높이는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사사키 로키도 있다. 만약 오타니 쇼헤이까지 시즌 막판 마운드에 돌아온다면 가을야구에서 선발투수 가운데 두 명을 불펜으로 돌릴 수 있는, 그야말로 빈틈없는 마운드가 완성된다. 스쿠발은 5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첫선을 보인다.

물론 아무리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어도 10월의 왕좌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다저스는 2022년과 2023년 디비전시리즈에서 자신들보다 전력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던 지구 라이벌들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해에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고 여러 우연과 운이 작용해 우승이 가능했다. 야구는 돈만 많다고 우승하는 게임이 아니다. 다만 다저스처럼 돈도 많고 영리한 팀은 그 확률을 높일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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