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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 청구만 3번…'300억 사기 혐의' 차가원 결국 구속 [투데이픽]

스포츠춘추
K리그 29개 구단 중 수뇌부가 동반 출국한 강원FC 김태주 단장(사진 왼쪽부터)과 김병지 대표[더게이트]
K리그1과 K리그2를 합친 구단은 모두 29개다. 이 가운데 월드컵이 한창이던 6월, 대표이사와 단장이 나란히 멕시코를 다녀온 ‘유일한’ 팀이 있다. ‘공공재의 상징’ 강원FC다.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는 대한축구협회 참관단의 비즈니스석에 앉았다. 김태주 단장은 한국프로축구연맹 참관단의 비즈니스석에 앉았다. 구단 살림을 책임지는 두 사람이 같은 시기, 같은 나라에, 다른 명찰을 달고 떠난 것. 지난해 도민 세금 120억원이 들어간 구단에서 벌어진 일이다.
-하루 차이로 끊은 두 장의 비즈니스석 항공권-
더게이트와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실이 입수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2026 K리그 아카데미 - CEO과정(1차) 안내 공문. 칸쿤 210만원이라고 뚜렷하게 적혀 있다(사진=더게이트)먼저 김병지 강원FC 대표의 여정. 대한축구협회는 6월 17일부터 27일까지 9박 11일 일정으로 월드컵 참관단을 보냈다. 비용 4억 5000만원, 인원 16명. 1인당 약 2800만원짜리 출장이었다.
협회는 국회 서면답변서에서 "국제축구 운영 동향이나 대회 운영 사례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과연 그럴까.
참관단 16명 가운데 14명이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투표권까지 쥔 시도축구협회장과 박한동 대학축구연맹 회장, K리그 구단 대표이사였다. 협회 실무진은 단 2명. '국제축구 운영 동향'을 볼 사람보다 '축구협회장 표'를 쥔 사람이 일곱 배 많았다는 뜻이다.
그 명단 한가운데 김 대표가 있었다. 김 대표는 이용수 세종대 명예교수와 함께 협회 부회장 자격으로 열하루 동안 구단을 비웠다.
다음은 김태주 강원FC 단장의 여정. 한국프로축구연맹은 6월 18일부터 26일까지 '2026 K리그 아카데미 - CEO과정' 명목으로 21개 구단 대표를 멕시코로 데려갔다. 총비용 7억 1007만원. 일정 한가운데엔 공문에서 지워진 휴양지 칸쿤 2박이 끼어 있었다.
김 단장은 1592만 4000원짜리 비즈니스석을 탔다. 그리고 8월 4일 업무상배임 혐의로 고발된 지방자치단체 구단 대표 9명 가운데 한 명이 됐다.
칸쿤에서 시간을 보낸 21개 K리그 구단 대표들은 축구협회장 선거의 표를 쥔 사람들이었다. 선거인단 192명 중 K리그1 구단 대표 몫이 12명이다. 여기에 K리그1 구단 대표들은 '회원단체 추천 임원' 명목으로 12명을 더 추천할 수 있다. 추천받은 12명 역시 투표권자다. K리그1 한 구단에서 대표이사와 단장, 두 사람이 축구협회장을 뽑을 수 있다는 얘기다.
-'공공성'을 숫자로 검증한다-
김병지 대표 SNS 글
김병지 강원FC 대표와 김태주 단장은 구단 경영과 팀 운영을 나눠 맡은 양축이다. 그 양축이 6월 18일부터 26일까지 동시에 자리를 비웠다. 정상적인 구단이라면 둘 중 하나는 남는다. 그러나 강원FC의 두 수장은 하루 차이를 두고 멕시코행 비즈니스석에 몸을 맡겼다.
김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시민구단은 공공재', '지역과 함께하는 공공성'을 강조해 왔다. 좋은 말이다. 그 공공성을 숫자로 검증해 보자.
첫째,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의원실에 낸 자료에 따르면 강원FC에 편성된 강원도민의 세금은 2025년 당초 70억원이었다. 그러다 추가 경정 예산에서 120억원으로 늘었다. 한 해에 50억원, 71%가 증액됐다. 공공성을 역설하던 바로 그 시기의 일이다.
둘째, 그 120억원을 수혈받은 강원FC의 영업수익 283억원에서 세금 지원분을 걷어내면 실질 수지는 마이너스 119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세금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구단이라는 뜻이다.
셋째, 대표이사가 '공공성'을 말하는 그 구단의 단장이 이코노미보다 약 600만원 비싼 비즈니스석을 탔다. 연맹 공문에 "이코노미 선택 시 약 600만원 절감"이라고 적혀 있는데도 그랬다. 같은 단장급인 용인FC 단장은 이코노미를 탔다. 시민 혈세를 아낄 수 있었다는 사실을, 같은 비행기의 다른 단장이 증명한다.
넷째, 그 출장에는 공문 일정표에서 가려진 칸쿤 2박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마야 유적지를 둘러봤고, 바닷가에서 맥주를 마셨으며, 모든 것이 포함된 최고급 호텔에 묵었다. 참가자들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호강하다' 왔다. 공공재의 살림을 맡은 이들이 다녀온 '교육'의 실체다.
다섯째, 김병지 대표 본인은 1인당 2800만원짜리 협회 참관단에 있었다. 항공권값이 축구협회 금고에서 나왔다 한들, 열하루 동안 구단을 비운 시간까지 협회가 사준 것은 아니다.
지난해 강원FC의 매출액은 282억 5900만원이었다. 전년 248억 6800만원에서 13.6% 늘었다. 문제는 그 282억원의 속이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준 활성화 지원 보조금 120억원이 그 안에 들어 있다. 매출의 42.5%다. 세금을 들어내고 남는 자체 수익은 162억 6000만원.
같은 해 강원FC의 선수단 운영원가는 194억 2600만원이었다. 제 힘으로 번 돈으로는 선수단 운영비조차 대지 못한다는 얘기다. 모자란 31억원은 어디서 왔나. 또 도민의 지갑이다.
매출을 끌어올린 주역도 따로 있다. 이적료 수입 36억 6400만원. 전년보다 72% 늘었다. 키운 선수를 팔아 번 돈이다. 반대로 팬이 제 돈으로 지갑을 여는 기념품 판매수입은 11억 8900만원에서 10억 7100만원으로 뒷걸음쳤다.
체질이 좋아진 것이 아니다. 잘 팔린 선수가 있었을 뿐이다. 그런 선수가 없는 해가 오면 30억원대 구멍이 그대로 드러난다.
-강원FC는 공공재의 상징이 아니라 '세금구단'의 민낯이자 구단 사유화의 상징일뿐-
K리그2 관중수물론 반론이 나올 것이다. 강원FC는 시·도민구단 가운데 세금 의존도가 가장 낮은, 상대적으로 '모범적인' 구단이라는 반론이다. 그래서 더 문제다. ‘가장 자립적’이라고 주장하는 구단조차 수익의 5분의 2를 세금에 기댄다. 여기다 ‘돈이 부족하다’며 한 해 50억원을 더 받았고, 그 사이 단장은 비즈니스석에 앉았고, 대표는 협회 참관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모범생'이라고 주장하는 구단의 성적표가 이 정도라면, 나머지 구단들의 장부는 굳이 펼쳐보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공공재의 이름으로 세 가지만 묻는다. 김병지 대표와 김태주 단장의 출장 결과보고서는 도민에게 공개됐는가. 단장의 좌석 등급은 누가, 어떤 결재로 승인했는가. 열흘 가까이 구단 수뇌부가 자리를 비울 때 강원도와 강원FC 담당 공무원은 무엇을 했는가.
이 세 물음에 답하지 못하는 김병지 강원FC 대표는 공공성이 아니라 구단 사유화에 대해 답해야 할 것이다.
김 대표는 선수 시절 K리그 최고의 골키퍼였다. 골문 앞에서는 늘 몸을 던졌다. 그래서 더 묻고 싶다. 도민의 세금 앞에서는 왜 몸을 던지지 않는가. 공공성을 증명하는 도구는 마이크도, 해시태그도 아니다. 영수증이다. 환수하고, 공개하고, 설명하면 된다. 그때까지 김 대표의 '공공성'은 골문을 비워두고 나온 골키퍼의 헛발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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