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가 손절한 위기의 LIV 골프...트럼프·사모펀드 손잡고 생명 연장하나 '3자 회동 장면 포착'
LIV 골프가 기사회생의 동력을 얻었다(사진=LIV 골프)LIV 골프가 기사회생의 동력을 얻었다(사진=LIV 골프)

[더게이트]

사우디 국부펀드에 손절당해 고사 위기에 처한 LIV 골프가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 리그를 벼랑 끝으로 몬 사우디 자본 실세와 새 구원투수로 거론되는 사모펀드 관계자,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뜻밖의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인 장면이 공개되며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LIV 골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2026시즌 대회 최종 라운드를 치렀다. 이날 경기 시작 전 선수 식당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야시르 알루마얀 PIF 총재가 나란히 섰다. 전설적 골퍼 게리 플레이어의 업적을 칭찬하는 트럼프 옆에 알루마얀 총재가 서 있는 모습이 SNS에 올라와서 화제가 됐다. 클럽하우스를 나서는 트럼프 뒤편으로 알루마얀 총재가 함께 찍힌 통신사 사진도 공개됐다.

이 장면이 주목받는 이유는 LIV 골프의 절박한 재정난 때문이다. 알루마얀 총재는 과거 LIV 이사회 의장을 지내며 PIF 내에서 리그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한 인물로 꼽힌다. 그런 그가 이끄는 PIF가 지난 4월 향후 자금 지원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리그의 최대 후원자가 등을 돌린 셈이다. 당시 PIF는 "장기적으로 LIV 골프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가 현재 PIF의 투자 전략 단계와 더는 맞지 않는다"며 "PIF의 투자 우선순위와 거시경제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자금난이 가시화되면서 올 6월 뉴올리언스 대회가 취소됐고, 이달 말 미시간에서 열릴 예정이던 팀 챔피언십 역시 취소가 유력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손을 뗀 장본인인 알루마얀 총재가 트럼프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 만남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놓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LIV 골프 측은 알루마얀 총재의 참석 배경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오일 머니' 빠진 자리에 모인 투자자들

벼랑 끝에 선 스콧 오닐 LIV 골프 최고경영자(CEO)는 4년 차를 맞은 리그를 2027년까지라도 이어갈 새 자금줄을 찾아 나섰다. 오닐 CEO는 지난 5일 "새 투자자를 찾았으며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지만, 투자자 신원과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알루마얀 총재가 머문 식당에는 사모펀드 운용사 BC파트너스 크레디트의 테드 골드소프 대표도 함께 있었다. 금융권에서는 BC파트너스 크레디트가 LIV 골프에 대출 형태의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이라는 소문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사우디 측 역시 완벽하게 손을 터는 대신 위험을 최소화하는 쪽을 택한 모양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PIF가 잔여 선수 계약금을 할인된 금액에 일괄 정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계약금을 정리하면 욘 람 등 일부 선수가 'LIV 2.0'(선수들이 지분을 나눠 갖는 새 법인 체제)의 지분을 받는 조건으로 잔류를 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IV 골프의 사활은 람과 브라이슨 디섐보 같은 간판 스타들의 잔류 여부에 달렸다. 이미 주요 선수들의 이탈 조짐은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영국 대회 우승자인 루카스 허버트는 자신의 매니저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복귀를 타진했다고 인정했다.

LIV 골프는 기존 선수들에게 신규 법인 'LIV 2.0'의 지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탈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선수가 다수 지분을 소유하는 리그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천문학적인 계약금에 끌려왔던 스타 선수들에게 신규 법인의 지분이 얼마나 매력적일지는 미지수다. 특히 유튜브 구독자 280만 명을 보유한 디섐보는 PGA 투어 복귀와 개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전향 등 다양한 선택지를 쥐고 있다. 디섐보마저 이탈할 경우 LIV 골프의 미국 내 영향력은 사실상 소멸한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이 제한되면서 사우디 경제가 타격을 입은 점도 변수다. 원유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이 PIF의 투자 여력을 좌우하는 만큼, 사우디의 재정 여력이 줄어든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상업적·정치적 영향력이 LIV 골프의 생명줄을 연장할 수 있을지 골프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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