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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유매희 김포시의원(사진=더게이트)[더게이트]
"결제 시스템이 완전히 무력화돼 있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피 같은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민축구단에서 3년에 걸쳐 80억 원 이상이 새 나갔다. 이 와중에 구단 단장은 비즈니스석을 타고 해외로 호화 외유를 다녀온 사실까지 드러났다.
김포FC의 초대형 공금 횡령 사건으로 축구 팬들과 지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진 가운데, 김포시의회는 지난달 임시회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행정감사를 통해 이 문제를 집중 파헤치고 있다.
유매희 김포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김포FC를 오랫동안 감시해온 지역 일꾼이다. 2023년에는 홍경호 김포FC 대표이사의 사비 투입 행태를 두고 행정 절차 위반 소지를 지적했고, 2024년 6월엔 행정사무감사에서 김포FC 단장 내정설 의혹을 파고들었다.
횡령 사태가 불거진 뒤인 지난달 20일 행정복지위원회에서도 축구단 특별감사 진행 상황과 횡령금 환수 방안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더게이트는 이번 김포FC 사태를 둘러싼 김포시의 대응과 향후 계획을 유 의원에게 묻고 들었다. 다음은 유 의원과의 일문일답.
김병수 전 김포시장과 홍경호 김포 FC 대표이사(사진=김포FC)
이번 김포FC 사태가 시민들은 물론 축구팬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시와 시의회 입장에선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사실 김병수 전 시장 재임 시절 문제가 이번 이기형 신임 시장 체제에서 불거진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시에서 11명을 투입해 감사담당관실, 예산·법무 부서, 체육과가 파견되어 집중 조사하고 있어요. 이기형 시장님이 직접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알렸고, 경찰 고발을 했고, 추가 횡령 사실도 공식적으로 알렸습니다.
신임 시장이 매우 투명하게 김포FC 사태를 처리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구단 측에선 자기들도 몰랐다고 주장하는데, 시의회에서 사전에 걸러내기 쉽지 않았을 듯싶습니다.
이게 정말 문제입니다. 말만 '시민구단'이지, 시의회가 구단 통장 내역을 하나하나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이 없어요. 우리 의원들도 속상합니다. 시민분들께서 '의회가 뭘 했느냐, 왜 견제와 감시를 하지 않았느냐'는 꾸중을 하실 때마다 더 마음이 아프고 죄송한 이유이기도 해요.
그렇다면 이번 사태의 궁극적인 원인, 뭐라고 봅니까.
제가 판단하기로 김포FC 구단의 결제 시스템이 사실상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고 봅니다. 서영길 전임 대표 재임 시절과 홍경호 현 대표 취임 이후의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게 아닌가 판단합니다.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요.
서영길 전임 대표 때는 결제가 몇 겹으로 이뤄져 이런 일은 있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반면 홍경호 대표는 행정 절차를 너무 가볍게 여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전까지 행정 업무를 담당해온 전문 인력을 시설관리직으로 보낸 뒤, 사건을 일으킨 담당자가 행정 업무 대부분과 텔레뱅킹까지 혼자 관리하게 했다는 보도도 나왔잖아요. 행정 경험이 없는 인물을 무리하게 인사 강행한 측면도 있었다고 봐요.
2023년 당시 홍경호 구단 대표가 유소년 숙소 보증금이 없다는 이유로 사비 1억원을 먼저 낸 사실이 보도되자, 유 위원께서 "공공기관인 이상 행정 절차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아무리 선의였다 해도 체계와 시스템이 있는 조직을 개인 회사처럼 운영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었는데요.
홍 대표는 그때처럼 필요할 때마다 개인 자금을 마음대로 투입하며 행정 절차를 무시해 왔다고 보여집니다. 자회사 그룹 등을 통해 20억원이 넘는 후원을 받는다고 알고 있고 '어차피 내 돈'이라는 식으로 편하게 써온 것이 아닌가, 체계를 잡으려는 직원은 피곤한 존재로 여겨 내보내면서, 구단 마음대로 행정을 처리해온 관행이 이번 사태로 이어졌다고 봅니다.
공사 구분이 흐려지고 시스템이 망가졌다고 보시는군요.
출연금과 별도로 들어오는 20억~30억원 규모의 후원금을 구분해서 관리해야 할 직원들이 종종 혼동을 일으켰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대표가 바뀌면서 개인 자금을 마음대로 쏟아붓기 시작했고 행정 체계도 함께 흐트러졌어요. 자금을 뺐다 넣었다 하는 과정이 반복돼도 문제가 불거지지 않자 담당자가 안일하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 통장 원본을 누구 하나라도 직접 확인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고 판단됩니다. 출연금을 연초에 한꺼번에 지급하는 방식도 문제가 된 게 아닐까 예상해 봅니다.
"시스템은 있었는데 지키지 않아...황당한 지점"
유매희 김포시의원은 의회 활동을 하면서 꾸준히 김포 FC의 불투명한 운영과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해 왔다(사진=김포시의회)
외부에선 직원 한 명이 3년간 80억원을 혼자 횡령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구단 고위층의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하다는 의심도 나오는데요.
분명 의구심이 들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다만 구단에는 전자결제 시스템(ERP)이 갖춰져 있어서 원칙적으로 서류를 조작할 수 없는 구조라고 합니다. 내부 확인 결과 전자결제 시스템상 공범 가능성은 낮아 보여 다소 안심했습니다. 다만 시스템은 갖춰져 있었는데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 황당한 지점이에요.
횡령이 조직적·고의적이라기보단 구단 운영이 안이했다고 보시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업무보고 때 결제 시스템이 어쩌다 이렇게 엉망이 됐느냐고 질타했는데, 구단 측도 일부 인정했어요. 이번에 권일 단장의 칸쿤 출장 건도 새로 드러났고요. 공공기관이라는 개념, 행정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조직이 구단 내에 전혀 없었던 데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봅니다.
김포시 차원의 감사는 어디까지 왔습니까.
원래 감사 기간은 7일까지였는데 연장하는 분위기예요. 이번 주 안에는 중간 보고라도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고, 아직 정식 감사 결과는 받지 못했습니다. 시 쪽에서 아직 조사 중인 사안이니 깊이 있는 질의는 자제해달라고 요청해서 강하게 몰아붙이지는 못했어요. 현재 김포시가 해당 직원을 경찰에 고소한 상태라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만 경찰 수사가 생각만큼 적극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구단 존폐 자체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정확한 피해 규모와 원인을 먼저 파악해야 하므로 1차적으로는 감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요. 그 결과를 진단한 뒤에야 논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시민 여론이에요. 여론이 거세지면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건 시스템과 관리자의 문제지 선수들의 문제가 아니에요. 무엇보다 구단에는 유소년 축구단도 있습니다.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과 구단을 응원해온 시민들의 목소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게 뭘지 궁금합니다.
시민 여러분이 느끼신 당황스러움만큼 의회 의원들 역시 같은 당혹감을 갖고 있습니다. 원인을 빠르게 분석하고, 대응 방법과 회수 절차를 마련해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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