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판티노 나가!" 유럽·북중미·아시아 3대 축구연맹 손잡았다...미국·캐나다도 가세, FIFA 권력 바뀌나
인판티노 FIFA 회장(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인판티노 FIFA 회장(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더게이트]

유럽축구연맹(UEFA)과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손을 잡았다. 세 대륙연맹이 일제히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세계 축구 '왕좌'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새 국면을 맞았다.

UEFA와 CONCACAF, AFC는 10일(한국시간) 각 연맹 회장과 사무총장 명의로 인판티노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세계 축구를 이끄는 6개 대륙연맹 중 절반에 달하는 3곳이 하나의 문서에 함께 서명하며 회장 사퇴를 요구한 것은 FIFA 역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각자 따로 내던 개별 성명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세 연맹은 성명에서 "우리는 가볍게도, 홀로도 아닌 함께, 축구를 향한 의무로서 이런 입장을 취했다"고 밝혔다.

이번 서한은 FIFA가 "인판티노 회장과 조직을 무너뜨리려는 조직적 시도가 있다"며 반발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세 연맹은 지난주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 FIFA 경영이사회 긴급 회의부터 문제 삼았다. "취리히 본부에서 직원들을 직접 만나는 대신, 일부 경영진만 해외로 불러 모은 방식은 오히려 우려를 키울 뿐"이라며 "지금 이 사태를 초래한 것과 똑같은 독단적 행정 패턴이 되풀이됐다"고 지적했다.

세 연맹은 이어 "이는 축구를 지키는 관리자의 태도가 아니라, 축구가 자신을 책임져야 한다고 믿는 제왕적 태도"라며 "책임이 필요한 자리엔 침묵이, 소통이 필요한 자리엔 거리감만 있다"고 꼬집었다. 축구계 리더십에 마땅히 요구되는 자질이 아니라는 게 세 연맹의 결론이다.

"자체 조사 안 돼...독립기구가 검증해야"

세 연맹은 FIFA가 예고한 자체 검토·보고서 작성 절차도 신뢰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 정도로 심각한 판단 실패 앞에서 제대로 된 지배구조라면, 검토는 FIFA 자신이나 임직원이 아닌 완전히 독립된 제3의 기구가 맡아야 한다는 취지다. FIFA 행정부는 이번 검토 과정에서 어떤 역할도 맡아선 안 된다는 요구도 덧붙였다. FIFA는 이와 관련한 언론의 답변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익명을 요구한 대륙연맹 관계자들을 인용해, 연맹 내부에서 필요하다면 새로운 대회 창설 논의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다만 그런 극단적 상황까지 가지 않고 인판티노 회장이 스스로 물러나는 쪽을 바란다는 설명이다.

이번 공동 전선에는 대한축구협회(KFA)가 속한 AFC도 이름을 올렸다. AFC 차원의 공식 결정으로, 한국을 포함한 47개 회원국이 사실상 인판티노 회장의 사퇴 요구 대열에 합류하게 된 셈이다. 2026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미국축구연맹도 이날 SNS에서 "캐나다축구연맹, 카리브축구연합(CFU), 중미축구연합(UNCAF)과 함께 지배구조와 투명성, 책임성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데 뜻을 함께한다"며 힘을 보탰다.

물론 축구계 전체의 뜻이 하나로 모인 건 아니다. 아르헨티나축구협회(AFA)와 멕시코축구협회(FMF)는 여전히 인판티노 회장 지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멕시코축구협회는 소속 연맹인 CONCACAF가 사퇴를 요구하는 와중에도 지지를 굽히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역시 앞서 만장일치 지지 성명을 냈고,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우려를 표하면서도 축구계 단합을 강조하며 유보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힘의 무게추는 확연히 기울었다. 6개 대륙연맹 중 절반이 처음으로 하나의 대오를 이뤄 인판티노 독주에 등을 돌린 것이다. '공작'이라느니 '조직의 명예를 훼손한다'느니 발끈하고 있지만 도도하게 흐르는 장강의 물결을 거스를 순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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