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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이글스 구단주 (사진=AI생성)[더게이트]
한화이글스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최근 발생한 장애인 관람객 주차 통제 논란과 관련해 ‘처음 근무한 아르바이트생의 개인적인 실수’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한화 측은 더게이트의 추가 질의 과정에서 현장 교육시스템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관리직원들을 대상으로 재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장애인 당사자가 장애인단체와 대전시의회 등에 민원을 제기한 뒤 지역구 시의원이 직접 경기장을 방문해 개선을 촉구한 사실도 확인됐다.
구단의 설명대로 이번 일이 아르바이트생 한 명의 독단적인 행동이었다고 하더라도 의문은 남는다.
처음 근무한 아르바이트생이 누구의 지시도 없이 장애인 주차구역의 이용 대상을 임의로 정하고 차량 진입까지 통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다.
더욱이 장애인 당사자는 현장에서 해당 근무자가 “‘상부의 지시’에 따라 B2 구역은 ‘야구장 관계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안은 현장 아르바이트생 개인의 실수 여부를 넘어 한화이글스의 장애인 관람객 관리·교육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를 따져봐야 할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한화생명볼파크에서는 지난해부터 장애인 관람석과 접근권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됐다. 대표이사와 구단 법인이 검찰에 송치되는 일까지 있었고 한화이글스는 공식 사과와 대규모 시설 개선을 약속했다.
그로부터 불과 1년여 만에 또다시 장애인 관람객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했다.
이번에도 ‘현장 직원의 실수’로 결론 내리기 전에 반복되는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구단 차원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개장부터 장애인 관람권 논란…시야·예매 이어 장애인석까지
한화생명 볼파크 장애인석 (사진=더게이트)한화생명볼파크의 장애인 관람환경 문제가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개장 직후부터 장애인 관람석의 시야와 안전, 이동 동선 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휠체어석과 일반 관람석 사이 단차가 충분하지 않아 앞쪽 관중이 일어서거나 이동할 경우 경기 시야가 가려지는 문제가 제기됐다.
장애인 관람객과 동반자가 함께 좌석을 예매하기 어려운 시스템도 논란이 됐다. 장애인은 휠체어석을 예매하고 동반자는 일반석을 별도로 구매해야 했으며, 현장에서 제공받은 보조의자를 직접 장애인석까지 이동해야 한다는 불편도 제기됐다.
문제는 단순한 편의시설 미비에서 끝나지 않았다. 대전시 점검 과정에서는 한화생명볼파크 2층 장애인 관람석 90석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공간에는 인조잔디가 깔렸고 이동식 일반 좌석 등이 설치돼 특별석으로 활용됐다.
대전시는 한화이글스 측에 장애인석을 원상복구하도록 요구했지만 시정명령 이행 기한을 넘긴 뒤에도 해당 공간이 계속 운영된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파악됐다.
경찰은 결국 박종태 한화이글스 대표와 구단 법인을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화이글스도 당시 문제를 인정했다. 박 대표는 공식 사과를 통해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가 보다 편리하게 경기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과 동선, 예매 시스템 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구단은 20억원대 비용을 투입해 장애인 관람환경 개선에 나섰다. 장애인 전용 엘리베이터와 경사로를 마련하고 휠체어석 앞쪽 일반 좌석을 줄여 시야를 확보했다. 고정형 동반자석도 설치했다.
시설에서는 분명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장애인 관람객이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 주차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B2는 관계 장애인만"…한화는 "첫 출근 알바생 개인 실수"
한화생명 볼파크 장애인석 (사진=더게이트)중증 지체장애인인 박경순 한남대 산학연구처 교수는 최근 중학교 3학년 조카와 한화이글스-LG트윈스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한화생명볼파크를 찾았다가 장애인 주차구역 이용을 제지당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에 따르면 장애인 주차구역 B1이 만차여서 ‘8면 여유’가 표시된 B2로 이동했지만 현장 아르바이트생이 진입을 막았다.
박 교수는 이유를 묻자 “‘상부의 지시’에 따라 B2는 ‘야구장 관계 장애인’만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더게이트는 한화이글스 홍보팀에 해당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우선 실제로 B2 장애인 주차구역을 이른바 ‘야구장 관계 장애인’에게만 개방하도록 하는 운영지침이 존재했는지, 있다면 누가 어떤 근거로 지시했는지를 물었다.
한화이글스 측은 자체 확인 결과 해당 직원이 이날 처음 근무한 아르바이트생으로 파악됐으며, 구단이나 현장 책임자가 ‘관계 장애인만 이용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린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즉 해당 아르바이트생이 잘못 판단해 안내한 개인적인 실수라는 설명이다. 구단 설명대로라면 처음 업무에 투입된 아르바이트생이 누구에게도 지시받지 않은 채 장애인 주차장 이용 대상을 스스로 설정하고 장애인 차량을 통제한 셈이 된다. 당사자가 들었다고 밝힌 ‘상부의 지시’라는 표현이 어디서 나왔는지도 규명되지 않았다.
실제로 관리자가 잘못된 지시를 내린 것인지, 아르바이트생이 교육내용을 잘못 이해한 것인지, 현장에서 임의로 판단한 것인지는 현재 공개된 한화 측 설명만으로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책임을 특정 개인에게 한정하기에 앞서 당시 현장 지시와 업무 인수인계 과정, 교육내용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알바생 단독행동"이라면서 교육시스템 문제 인정…결국 관리직원 재교육
한화생명 볼파크 (사진=한화이글스 제공)한화 측 해명에서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후속조치다.
더게이트가 처음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이 아무런 사전 지시 없이 독단적으로 장애인 차량을 막았다는 설명에 의문을 제기하자 한화 측은 현장 교육과 관련해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일정 부분 인정했다.
사건 당사자인 박 교수는 시청, 시의회, 장애인단체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민원 접수 이후에는 지역구 시의원이 직접 한화생명볼파크를 방문해 상황을 살펴보고 구단 측에 개선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이글스 측은 이후 관리직원들을 상대로 장애인 주차와 관람객 응대 등에 대한 교육을 다시 진행했다고 더게이트에 설명했다. 향후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현장 교육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교육 자체는 필요한 조치다. 다만 이번 사안을 ‘아르바이트생 한 명의 개인적 실수’로 규정한 구단의 설명과 교육시스템의 미흡을 인정하고 관리직원 전체를 다시 교육했다는 후속조치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
개인의 단순한 일탈이었다면 조직 차원의 교육체계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교육이 충분하지 않아 잘못된 안내가 발생한 것이라면 원인을 아르바이트생 개인에게만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누가 잘못했는지를 넘어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확인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 아르바이트생의 경우 경기장 주차구역의 종류와 이용대상, 만차 시 안내방법 등을 기존 직원이나 관리자로부터 전달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실제 교육과 지시 과정에 대한 구단의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대체 주차장에선 엘리베이터 고장…"차량 출구로 올라오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이글스 구단주 (사진=한화이글스 제공)장애인 관람객이 겪은 문제는 한화생명볼파크 주차장 입구에서 끝나지 않았다.
박 교수는 현장 안내에 따라 인근 한밭종합운동장 지하주차장에 차량을 세웠지만 휠체어를 이용해 지상으로 이동하기 위한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상태였다고 밝혔다.
담당자에게 문의했지만 “차량 출구 쪽으로 휠체어를 타고 올라오라”는 취지의 안내를 받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차량 진출입로는 자동차가 이동하는 공간인 데다 경사가 있어 휠체어 이용자가 이동할 경우 안전사고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한화생명볼파크를 찾은 장애인 관람객에게 대체 주차장을 안내했다면 이동 가능한 동선과 안전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는 대응체계가 있었는지는 점검할 필요가 있다.
더게이트는 한화 측에 장애인 주차구역이 만차일 경우 적용하는 별도 안내지침과 승강기 고장 등 비상상황에서 휠체어 이용 관람객의 안전한 이동을 보장하기 위한 매뉴얼이 있는지도 물었다.
한화 측은 이번 사안 이후 관리직원 교육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애인 관람환경은 좌석만의 문제가 아니다.
차량이 경기장에 진입해 주차하고, 관람객이 좌석까지 이동하고, 경기가 끝난 뒤 다시 안전하게 차량까지 돌아가는 전 과정이 하나의 접근성 관리체계로 연결돼야 한다.
지난해 장애인 관람석 문제를 겪고도 이러한 부분까지 충분히 점검되지 않았다면 단순 재교육에 그치지 않고 운영 매뉴얼 전체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반복된 논란에도 "구단 일인데 본사와 왜 소통하나"
한화그룹 본사 빌딩 (사진=한화그룹)더게이트는 한화이글스 측에 이번 장애인 주차 논란을 한화그룹 또는 구단주 측과 공유했는지도 질의했다. 지난해 장애인석 운영 문제로 대표이사와 구단 법인이 검찰에 송치됐고 구단이 공식 사과와 대규모 시설개선을 진행한 데 이어 또다시 장애인 관련 논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한화 측은 구단에서 발생한 일은 구단이 자체적으로 처리하면 되는 사안으로, 굳이 그룹 본사와 관련 내용을 소통하거나 공유할 이유가 있느냐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개별 경기장 운영 문제를 구단이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모든 현장 민원을 그룹 최고경영진에게 보고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한화생명볼파크의 장애인 관람권 문제는 이미 단순 민원 수준을 넘어선 전력이 있다.
장애인 관람석 90석의 운영 문제가 행정기관의 시정명령으로 이어졌고, 이후 대표이사와 법인이 검찰에 송치됐다. 구단 대표가 공식적으로 책임을 인정하고 장애인 친화 구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구단이 20억원대 비용을 들여 시설을 개선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 장애인 접근권 문제가 발생했다면 이를 개별 현장 직원의 단순 업무 실수로 볼 것인지, 구단 차원의 반복적인 관리 문제로 볼 것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선수단엔 적극적인 김승연 구단주…반복되는 장애인 문제는 누가 관리하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이글스 구단주 (사진=한화이글스 제공)한화이글스의 구단주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다. 김 회장은 한화이글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공개적으로 보여온 구단주로 꼽힌다. 한화생명볼파크를 직접 찾아 선수단을 격려하고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등 구단 운영과 선수단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왔다.
물론 김 회장이 이번 장애인 주차 통제에 관여했거나 관련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사안의 책임을 김 회장의 직접 행위와 연결할 근거도 없다. 그러나 구단주의 책임은 개별 현장의 지시 여부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장애인 관람권 문제가 반복됐고 대표이사와 구단 법인이 수사기관에 송치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면 구단 최고책임자에게 관련 사안이 어떻게 보고되고 어떤 개선책이 마련됐는지는 점검할 필요가 있다.
선수단 지원과 성적 관리뿐 아니라 구단이 팬을 어떻게 대하는지도 프로스포츠 구단 경영의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장애인 관람객과 같이 경기장 접근 과정에서 별도의 배려가 필요한 팬들을 위한 운영체계가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면 시설 담당자나 아르바이트생 개인의 문제로만 끝낼 수 없다. 대표이사와 구단 경영진, 나아가 구단주가 조직 차원의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화 측이 그룹과 공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구단 차원에서 이번 사안을 어느 수준의 문제로 판단하고 있는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시설에 20억원 썼지만…'책임지는 시스템' 없으면 또 반복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이글스 구단주 (사진=한화이글스 제공)한화이글스는 지난해 장애인 관람석 논란 이후 상당한 비용을 들여 시설을 개선했다. 이번 사태 뒤에도 관리직원들을 재교육하고 앞으로 현장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선을 위한 조치 자체는 평가할 부분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문제를 끊기 위해서는 교육을 한 차례 더 실시하는 것보다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당시 아르바이트생에게 어떤 업무지침이 전달됐는지, 담당 사수와 관리직원은 어떤 교육을 실시했는지, ‘야구장 관계 장애인’이라는 기준은 어디에서 나왔는지, 장애인 주차장이 만차일 경우 어떤 방식으로 대체 주차장을 안내하도록 돼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그 결과 교육이나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면 해당 책임선까지 개선해야 한다.
반면 실제로 아르바이트생이 아무런 지시 없이 독단적으로 행동한 것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처음 근무하는 직원이 장애인 주차구역을 임의로 통제할 수 있었던 현장 관리체계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 어느 경우든 ‘초보 아르바이트생의 실수’라는 설명만으로 끝날 문제는 아니다.
한화이글스는 지난해 장애인 관람권 논란 당시 이미 책임을 통감하고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에도 같은 약속을 반복하기보다 무엇이 잘못됐고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투명하게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장애인 친화 야구장은 엘리베이터와 경사로, 휠체어석을 새로 설치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책임 있는 위치에서 잘못을 인정하며 운영체계를 바꾸는 과정까지 포함돼야 한다.
이번 장애인 주차 논란이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반복된 접근권 문제의 또 다른 사례로 남을지, 구단 운영 시스템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될지는 한화의 후속 대응에 달려 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같은 문제가 반복된 만큼 이제는 현장 아르바이트생 한 명이 아니라 구단 경영진과 김승연 구단주를 포함한 책임 있는 위치에서 장애인 관람환경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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