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학 단장도 직접 체크한 '149km' 좌완 박근서, 최대 2순위도 가능? 상위 드래프트 판을 뒤흔든다
서울디자인고 박근서(사진=한화)서울디자인고 박근서(사진=한화)

[더게이트]

전체 1순위는 부산고 하현승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전체 2순위도 서울고 김지우가 유력하다. 그렇다면 드래프트 3순위 KIA 타이거즈의 선택은 누구일까. 현재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리는 선수는 서울디자인고 좌완 박근서다.

박근서는 올 시즌 전까지만 해도 지금만큼 주목받는 유망주는 아니었다. 올해 전까지 공식경기 등판은 충암고 소속이던 1학년 때 던진 0.2이닝이 전부.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시간을 보내면서 실전 무대에서 기량을 보여줄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다.

2학년 겨울부터 웨이트트레이닝에 사활을 걸었다. 스쿼트와 데드리프트를 각각 200kg씩 들어 올리며 몸을 다졌다. 188cm, 96kg의 단단한 몸을 만들면서 구속도 폭발했다. 충암고 시절 137km/h였던 최고 구속이 149km/h까지 치솟았다. 출전 기회를 찾아 옮긴 서울디자인고에서 롯데-한화 출신 문동욱 투수코치를 만나 기량이 꽃을 피웠다.

3학년 시즌 첫 대회 이마트배에서 충격적인 데뷔로 주가를 올렸다. 3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14이닝 동안 22탈삼진을 잡아내며 서울디자인고 마운드를 홀로 하드캐리했다. 전반기 주말리그에서도 11이닝 14탈삼진의 위력투를 이어갔다.

진가를 확실히 드러낸 건 6월 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제4회 한화이글스배 고교 대 대학 올스타전. 5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박근서는 2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강속구도 강속구지만, 자신 있고 당차게 공을 던지는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메이저리그도 주목하는 유망주로 성장대회 MVP 박근서(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대회 MVP 박근서(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어느덧 국내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 갖고 지켜보는 유망주로 성장한 박근서다. 몇몇 구단이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관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 메이저리그 신분조회와 등록이 이뤄지지 않아 올해는 구두계약만 가능한 상황.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보다는 국내 드래프트 도전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현재 신인드래프트 판도는 1순위 키움 히어로즈는 하현승이 확정적이고, 2순위 두산 베어스도 김지우를 지명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단계다. 하지만 '빅2' 이후로는 아직 1라운드 판도의 불확실성이 크다. 예년에 비해 유망주 풀이 약한 데다, 박찬민·엄준상 등 특급 기대주들이 미국 진출을 택한 여파다. 내년 36세가 되는 최지만의 1라운드 지명이 확실시될 정도로 드래프트가 '흉작'이다.

이런 가운데 좌완에 강속구를 던지는 박근서의 최상위 지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A구단 스카우트는 "3순위 안에 이름이 불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면서 "손목 스냅을 활용해 공을 채는 능력이 좋고 타점이 대각으로 형성되는 것도 장점이다. 장신에 좋은 각에서 나오는 패스트볼이 위협적"이라고 했다.

최상위 후보 경쟁자로는 157km/h를 던지는 우완 윤예성(인창고)이 있지만, 완성도와 즉시전력 가능성 면에서는 박근서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2학년 시즌인 지난해 "내년 좌완 최대어"로 극찬을 받았던 유신고 좌완 이승원은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거쳐 돌아왔지만 아직 100% 완벽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B구단 스카우트는 "슬라이더 각이 날카롭고 제구도 좋아 타자가 공략하기 까다롭다"면서도 "제구가 정교하진 않지만 공을 던지는 감각이 좋고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공을 넣을 줄 안다"고 평가했다. C구단 스카우트도 "위기 상황을 풀어가는 경기 운영 감각이 뛰어나다. 멘탈과 훈련 태도로 봐선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호평했다.

KIA 단장, 봉황대기 유신고전 직접 관찰서울디자인고 박근서(사진=한화)서울디자인고 박근서(사진=한화)


실제로 3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KIA 타이거즈도 박근서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구의구장에서 열린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 유신고전에선 KIA 심재학 단장과 스카우트진이 직접 현장을 찾아 관찰했다. 이날 좌완 경쟁자 이승원은 등판하지 않았다. 박근서는 이날 6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 탈삼진 10개를 잡아내며 6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성적도 11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 2.14로 끌어올렸다.

다만 패스트볼 구속은 연초보다 다소 떨어진 144km/h 안팎에 그쳤다. 경기를 지켜본 A구단 스카우트는 "본래는 구속이 더 빠른 투수다. 오늘은 허리 담 증세로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던 것도 있고, 완급 조절과 스태미너 안배를 하느라 평소보다 구속이 덜 나온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전했다.

물론 KIA 외 다른 구단도 박근서에 관심이 있다. 일부 스카우트 사이에서는 2순위 두산 베어스도 여전히 박근서 지명을 고민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장 실무진 쪽에서는 박근서를, 구단 윗선에서는 김지우 쪽에 좀 더 무게를 두면서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야구 관계자는 "아무리 그래도 미국 구단의 170만 달러를 거절하고 잔류한 김지우를 외면할 수 있겠느냐. 팬들의 여론 때문에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근서가 이날 유신고전 같은 압도적인 피칭을 계속하고, 다가오는 9월 아시아 청소년야구 선수권 대표팀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다면 여론의 흐름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일단 최대 2순위까지 거론되는 후보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시즌 전 거의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던 선수로서는 굉장한 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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