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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한화 마무리 김서현(사진=한화)[더게이트]
시즌 막판 극적인 5강 도약을 노리는 한화 이글스의 마지막 열쇠는 불펜이다. 리그 최강 타선에 괜찮은 선발진까지 갖췄지만, 허약한 뒷문 탓에 올라갈 듯 올라갈 듯 좀처럼 5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12일 두산 베어스전 승리로 다시 5할 승률에 2승 차로 다가섰다. 5위 두산과의 거리도 4.5경기 차로 좁혔다. 이기긴 했지만 진땀을 쏙 뺐다. 선발 오웬 화이트가 역투하며 6회까지 3대 0으로 앞서갔지만, 7회 2점을 내주며 한 점 차로 쫓겼고 8회 마운드에 오른 박상원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승리를 날렸다.
연장 10회 혈투 끝에 4대 3으로 어렵게 이기긴 했지만, 뒷문이 튼튼했으면 좀 더 편하게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 한화가 강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5강에 포함되지 못한 이유, 그리고 앞으로 5강에 들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보여준 경기이기도 했다.
타선과 선발진은 강한데... 뒷문이 발목 잡네
한화 셋업맨 정우주(사진=한화)
한화 타선은 그야말로 리그 최강이다. 팀 타율은 0.275로 리그 3위, 경기당 득점은 5.79점으로 리그 단독 1위다. 강백호, 노시환, 문현빈, 허인서, 채은성 등 강한 타자들이 라인업 곳곳에 포진해 상대 투수진에겐 서울부터 부산까지 휴게소 없이 국도로 달리는 듯한 고충을 선사한다.
선발진도 나쁘지 않다. 한화 선발 평균자책은 4.23으로 리그 3위, 선발 WAR(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은 11.27승으로 리그 5위다. 류현진과 왕옌청의 좌완 듀오와 오웬 화이트로 이어지는 프런트라인 3인조가 탄탄하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33승을 합작했던 지난해보단 못하지만, 여전히 경쟁력 있는 선발진이다.
문제는 불펜이다. 12일까지 한화 불펜의 평균자책은 5.30으로 리그 8위, 꼴찌 경쟁팀인 키움(5.40), SSG(5.34) 다음으로 나쁜 수치다. 팀 세이브는 15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고, 블론세이브는 18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이 허용했다.
이닝별 실점을 보면 5회까지 승리를 잘 빌드업해 놓고 후반에 무너지는 패턴이 뚜렷하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한화는 7회 평균 실점이 0.93점으로 모든 이닝 가운데 가장 많고, 8회 0.75점, 9회에도 0.52점으로 적지 않은 실점을 기록 중이다. 5회까지 동점일 때 3승 1무 5패, 6회까지 동점일 때 2승 2무 5패, 7회까지 동점일 때 2승 1무 5패에 그치고 있다.
선취 득점에 성공한 경기의 승률은 0.694로 리그 6위, 1점 차 경기 승률은 0.391로 리그 8위다. 이렇게 다 잡은 경기와 타이트한 경기를 거푸 내주다 보니 득점과 실점으로 구하는 피타고라스 기대승률은 0.543으로 리그 4위인데, 실제 성적은 48승 3무 50패, 승률 0.490에 그치고 있다.
불펜 구상 어긋난 시작도 끝도 김서현-정우주
포효하는 김서현(사진=한화)
1라운더 출신 마무리 김서현과 필승조 정우주의 동반 부진이 아쉽다. 2023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한 김서현은 2년차 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뒤 지난해 69경기 2승 4패 3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 3.14로 팀의 간판 마무리로 올라섰다. 그러나 지난 시즌 막판부터 극대화된 제구 불안이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지며 깊은 내상을 남겼고, 올 시즌에는 12경기 8이닝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 12.38까지 크게 무너졌다.
결국 5월 13일부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가운데 퓨처스리그에서 재조정을 재조정하고 다시 재조정하며 시간을 보냈다. 지난달 초엔 김서현을 일본 지바현 이치카와시의 '넥스트 베이스 애슬레틱 랩'으로 단기 연수까지 보냈다. 이의리를 비롯한 KIA 유망주 투수들이 제구력 향상에 도움을 받은 곳이다.
2025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입단한 정우주도 지난해 51경기 3승 3홀드 평균자책 2.85로 강렬한 신인 시즌을 보냈고 올해 필승조 멤버로 기대를 모았지만, 36경기 성적은 35.1이닝 1승 2패 5홀드 평균자책 6.37에 그쳤다. 7월 이후 어깨 불편감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재활군에서 회복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150km 후반대 광속구를 던지는 두 영건의 빈 자리를 한화는 이민우, 박상원, 이상규, 장유호, 조동욱 등을 활용해 메웠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불펜의 꼬인 실타래를 풀 주역도 결국 김서현과 정우주다. 반가운 소식은 12일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두 선수가 나란히 호투했다는 점이다.
6회말 등판한 김서현은 1이닝 동안 공 12개를 던져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50km/h를 찍으며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터를 섞었다. 8회말 오랜만에 마운드에 오른 정우주도 1이닝 17구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최고 구속 150km/h를 기록하며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를 골고루 점검했다.
나란히 호투를 펼친 두 선수는 한두 경기 추가 등판을 거쳐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 주 초 1군에 복귀할 전망이다. 강속구 유망주 둘이 기대했던 모습을 되찾는다면 불안했던 한화 불펜에도 강력한 카드 두 장이 다시 생긴다. 결자해지의 시간, 한화의 가을야구 운명이 두 영건의 어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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