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키트리
6차례 큰 수술 후 무대 복귀…대한항공이 '공식 후원' 나선 바이올리니스트

스포츠춘추
디아즈의 끝내기(사진=삼성)[더게이트]
"지금 봐선 르윈 디아즈가 내년에도 삼성에서 뛸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디아즈의 성적이 한창 바닥을 쳤던 지난 5월 말, 잠실에서 만난 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가 던진 말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자, 이 스카우트는 "팬들과의 관계가 상당히 험악한 것 같던데, 아마 팀에서 재계약을 제안해도 선수가 안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전했다.
디아즈를 일부 빅리그 구단이 관심 있게 지켜본다는 건 이미 알려진 이야기다. 지난 시즌 종료 뒤에도 일부 MLB 팀의 제안이 있었지만, 삼성이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잔류를 택했다. 그럼에도 빅리그 구단들은 여전히 디아즈를 관찰 리스트에 올려놓고 꾸준히 지켜보는 중이다. 당연히 디아즈와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기엔 다양한 압박과 부정적인 이슈에 선수와 가족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 지도 포함된다.
홈런 반토막, SNS에서 전면전도
교타자가 된 디아즈(사진=삼성)
올 시즌 디아즈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타율과 출루율 같은 지표는 크게 나빠지지 않았지만, 문제는 홈런 생산력이다. 지난해 디아즈는 50홈런에 장타율 0.644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 홈런타자로 군림했다. 올해는 홈런 17개, 장타율 0.484에 그치고 있다. 144경기로 환산하면 24홈런 페이스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7월 7일 LG 트윈스전 16호 홈런 이후 한 달 넘게 추가 홈런을 치지 못하며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개인 성적이 예년만 못한 가운데, 팬들과의 관계에서도 험악한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시작은 인간성을 상실한 일부 악플러와 스포츠 도박 중독자들이 보낸 악성 메시지였다. 지난해 디아즈와 아내는 신체적 위해를 암시하는 협박, 반려견을 독살하겠다는 위협까지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도를 넘은 공격에 야구팬들은 오히려 디아즈 가족을 동정하며 함께 분노했고, 프로야구 선수협회 차원에서 악플 대응 논의가 이뤄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부진한 기간 디아즈와 아내를 향한 비난이 SNS에 쏟아졌고, 부부가 고통을 공개적으로 호소한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 5월 13일엔 아내 실레니아 칼리키오가 자택 현관 CCTV 캡처를 공개하며 "제발 우리 집에 와서 괴롭히는 행동 좀 그만하세요"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다만 악플이 멈추지 않고 아내 역시 강하게 맞대응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극소수 악플러를 향한 저격이 마치 다수 팬을 향한 불만 표출처럼 비치는 모양새가 됐다. 처음엔 디아즈 가족의 고통에 공감하던 팬들마저 우려를 나타낼 정도로 메시지의 빈도가 잦아지고 수위도 세졌다.
물론 무분별한 악플과 선수를 향한 인신공격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명백히 처벌받아야 할 범죄다. 하지만 모든 팬이 선수와 가족을 향해 비난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병든 일부 나락의 삶들이 자행하는 일탈일 뿐, 대다수 팬은 외국인 선수와 가족을 따뜻한 시선으로 대하고 응원을 보낸다. 실제로 수많은 외국인 선수와 가족이 한국에서 만난 팬들과 인간적인 교류를 나누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삼성 팬들 역시 그간 거쳐간 외국인 선수들과 늘 끈끈한 관계를 맺어 왔고, 팀을 떠나는 선수들도 하나같이 팬들에게 감사를 표해 왔다.
디아즈 부부가 겪은 고통과 분노를 당사자가 아닌 이상 함부로 재단할 수는 없다. 다만 부당한 비난과 악플에 대한 대응이 좀 더 지혜로울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령 디아즈 아내는 8월 12일 게시물에서 "여러분이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 역시 여러분에게 공감해 줄 거라고 기대하지 마세요"라며 대상을 일부 악플러가 아닌 "여러분"으로 지칭했다.
"일부 팬들의 온갖 모욕적인 말뿐만 아니라, 언론과 소위 '해설자'라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공격까지 견뎌야 한다"며 지역 라디오 방송사 중계진을 저격하는 듯한 게시물도 있었다. 특정 가해자를 향한 경고가 마치 전체 팬이나 한국인, 한국 사회를 겨냥하는 것처럼 비치면 반감을 살 여지가 생긴다. 실제로 삼성 팬 커뮤니티와 SNS에서도 이런 메시지에 피로감을 나타내거나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으로 감지된다.
구단도 난처, 재계약은 이대로면 어렵다?
르윈 디아즈(사진=삼성)
삼성 구단 내부에서도 디아즈와 팬덤의 관계 악화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아내가 한창 강한 메시지를 쏟아내던 몇 달 전, 삼성의 한 관계자는 관련 문의에 "사실 걱정되는 부분도 있고 안타까운 점도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구단에서 SNS를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라며 난처해 하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구단으로서는 선수와 가족이 지혜롭게 판단해 행동해 주길 바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디아즈 가족이 악플러들과 사투를 벌이면서, 그라운드에서의 활약과 별개로 삼성과 올 시즌 뒤 동행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일단 올 시즌은 끝까지 동행할 가능성이 크다. 전반기 막판부터 꾸준히 교체설이 나왔지만 구단에선 계속 선을 그었고, 외국인 선수 등록 마감 시한(8월 15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교체 타이밍은 지나간 지 오래다. 구단도 남은 시즌과 가을야구 디아즈의 반등을 기대하는 눈치다.
문제는 올 시즌 이후다. 선수 가족과 팬덤의 관계에 지금처럼 잡음이 있으면 서로에게 부담이다. 디아즈 가족 입장에서는 한국 생활이 그토록 불만스러운데 계속 이어갈 이유가 없다. 삼성으로서도 가족의 SNS를 일종의 리스크로 판단한다면 재계약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설사 남은 시즌 성적이 반등하더라도, 일부 팬 사이에서 "아내 때문에 디아즈까지 싫어지려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라면 동행을 기대하기 어렵다.
디아즈는 1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17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반등의 시동을 걸었다. 이날 2안타 3볼넷 1홈런 3타점을 몰아치며 팀의 9대 8 역전승을 이끌었다. 한동안 멀어졌던 타격감과의 화해는 비로소 이뤄졌는데, 멀어진 팬심과의 화해도 이룰 수 있을까. 악플러는 전체 팬 가운데 소수일 뿐이다. 대부분의 삼성 팬은 디아즈와 그의 가족을 따뜻하게 안아줄 준비가 돼 있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