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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김병지 강원FC 대표는 지자체 프로축구단을 '공공재'로 표현했다. 김 대표는 조만간 그 발언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사진=강원FC)[더게이트]
강원FC는 더게이트가 지난해 11월 11일 보도한 [김병지 강원FC 대표 아들과 '0분 출전' 선수들…프로축구 '깜깜이 입단'을 밝힌다] 기사와 관련해 "허위사실로 구단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12월 30일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더게이트는 애초 김병지 대표 아들 문제에 국한해 취재를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강원FC의 소송 제기가 오히려 전면 취재의 계기가 됐다. 더게이트 전 팀원은 8개월간 강원FC와 김 대표를 파고들었다. 더게이트의 탐사보도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2개월 인턴"이라는데…4대 보험 적용한 적 없고, 월급 준 기록도 없다.
1월 2일 강원FC 김병지 대표와 애플라인드스포츠 홍연기 대표가 공식 용품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하는 장면. 강원FC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축구계는 애플라인드스포츠를 집중하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사진=강원FC)지난해 11월 더게이트가 보도한 [김병지 강원FC 대표 아들과 '0분 출전' 선수들…프로축구 '깜깜이 입단'을 밝힌다]의 핵심 내용은 두가지였다.
2023년 1월 김병지 씨가 강원FC 대표이사로 부임한 뒤 공교롭게도 김 대표 아들이 속한 에이전시(애플라인드스포츠) 소속 선수 5명이 순차적으로 강원FC 유니폼을 입었다는 것과 2025년 11월 3일 기준 이 5명 선수 가운데 K리그 그라운드를 밟은 선수는 단 1명도 없으며, 당연한 결과로 5명 선수의 K리그 공식 출전 기록을 모두 합쳐도 '0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해 강원FC는 소장에서 '김병지 대표의 장남 김00 씨가 애플라인드스포츠에 2024년 8월 12일부터 10월 31일까지 2개월 남짓 인턴으로 근무했을 뿐이며, 더게이트 기사에 언급된 선수 5명 가운데 이 기간에 입단한 선수는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병지 대표도 2026년 1월 지역매체를 통해 '특정 에이전트사에 일감을 몰아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대표는 장남 김00 씨와 애플라인드스포츠에 관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강원FC와 김 대표의 주장은 어디까지 사실일까. 대학축구연맹 회장이자 애플라인스포츠사 대표였던 박한동 씨는 '김 대표의 아들 김00 씨가 A사에 입사한 적이 있느냐'는 더게이트 취재진의 질의에 "회사에 들어와서 월급을 받고 이러지는 않았고, 제 개인사업자에 계신 분이 알아서 (김00 씨에게) 일을 준 것"이라며 "정확한 4대 보험을 받고 이러지는 않았다"라고 답했다.
강원FC는 애플라인드스포츠에 2달간 인턴으로 근무했다는데 정작 박한동 회장은 인턴 근무 자체를 부인한 것이다. 여기다 김00 씨가 4대 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로, 심지어 월급까지 받지 않고 일했다는 박 회장의 답변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4대 보험과 급여 기록은 김00 씨의 정확한 근무 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 말대로 개인사업자가 '알아서' 일을 주고, 월급도 없이 4대 보험조차 적용하지 않았다면, 김00 씨의 실제 근무 기간이 2개월이었는지 증명할 길이 없다. '2개월 인턴'이라는 강원FC와 김 대표의 주장은 애초부터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주장이었던 셈이다.
더게이트가 만난 취재원들은 하나같이 "2개월 인턴 근무는 말이 되지 않는다. 김00 씨가 그전부터 본격적인 에이전트 영업을 했다"며 "'내 개인사업자에 계신 분이 김00 씨에게 일을 준 것'이라는 박한동 회장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애플라인드스포츠 소속이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축구 통계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의 애플라인드스포츠 스태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병지 대표의 장남 김00씨(빨간줄). 그는 '라이센스'가 없는 상태에서 '에이전트'로 소개됐다. 라이센스가 없는 에이전트는 김00씨가 유일했다. 이 명단의 작성 주체는 통상 소속사 측으로 알려져 있다(사진=더게이트)과연 김병지 강원FC 대표의 장남은 무자격 에이전트로 활동한 적이 있을까. 만약 활동했다면 어디 소속이었을까. 김 대표는 장남의 에이전트 활동과 관련해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대학축구연맹회장이자 애플라인드스포츠의 대표였던 박한동 회장은 김00씨의 애플라인드스포츠 소속 자체를 부정했다.
그러나 더게이트는 지난해 10월 취재 당시 이미 글로벌 축구 통계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의 애플라인드스포츠 스태프 명단에서 김00 씨가 라이선스 없는 '에이전트'로 등재돼 있던 사실을 확인했다.
취재 중 만난 한 축구 에이전트는 "2개월 남짓 근무한 인턴에게 누가 '에이전트' 딱지를 달아주겠느냐"며 "김00 씨가 실제 에이전트 활동을 했거나, 애플라인드스포츠 입장에서 김00 씨가 에이전트 활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좋으니까 '에이전트' 딱지를 달아준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더게이트 보도 후 트랜스퍼마크트의 애플라인드스포츠 스태프 명단에서 김00 씨의 이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더게이트가 김병지 강원FC 대표 장남 김00씨의 취재를 시작한 뒤, 트랜스퍼마크트의 애플라인드스포츠 스태프 명단에서 김00씨 이름이 빠졌다(사진=더게이트)전·현직 에이전트들은 더게이트에 "김00 씨를 정식 직원으로 등재할 경우 임금과 인센티브 액수 기록이 남는다. 그래서 지금 증빙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박한동 회장 말대로 ‘내 개인사업자에 계신 분이 김00 씨에 알아서 일을 준 것’이라면 왜 트랜스퍼마크트의 애플라인드스포츠 스태프 명단에 김00 씨 이름이 있겠느냐. 급하니까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자꾸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게이트는 기사 게재 전인 2025년 10월 21일 김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큰아들 추천을 받아 A사 소속 선수들을 입단시켰다는 의혹'을 물었다.
김 대표는 '아들 추천' 부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대신 "그거는 구단에", "구단에 공식적으로 요청하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그러나 강원FC 구단은 이후 더게이트의 취재와 반론권 부여에 응답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취재 중일 때만 해도 애플라인드스포츠 홈페이지엔 자사 소속으로 강원FC에서 뛰는 5명의 선수가 소개됐다더게이트가 보도를 통해 가장 크게 문제 삼았던 건 애플라인드스포츠에 근무하던 김00 씨가 선수들에게 접근해 "애플라인드스포츠사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으면 아버지가 대표이사로 있는 강원FC에 입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취지의 영업을 했다는 의혹이었다. 이 의혹이 왜 가볍지 않은지는 세 가지 층위에서 짚을 필요가 있다.
첫째, 김00 씨에게 에이전트 라이선스가 없다는 건 의혹이 아닌 확인된 사실이다. 김00 씨가 선수들에게 계약을 권유하는 영업을 했다면, 그 행위는 시작부터 규정상 금지된 무자격 에이전트 활동이 된다.
둘째, 의혹 속 제안의 미끼가 '아버지가 구단 대표이사'라는 지위였다는 점이다. 프로 입단이 절박하거나 계약 만료를 앞둔 선수에게 구단 대표이사 아들의 이런 제안은 사실상 거절이 어려운 제안이다. 복수의 취재원이 "강원FC 대표이사 아들이라는 신분은 절박한 선수에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절대 조건"이라고 증언한 이유다. 제안이 실제로 있었다면, 응한 선수뿐 아니라 응하지 않은 선수의 선택에도 이미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
현재 애플라인드스포츠 홈페이지에선 이 회사 소속의 프로축구 선수들을 찾아볼 수 없다. 비공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셋째,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의 파장이다. 실력이 아닌 특정 에이전시와의 계약 여부가 입단을 좌우했다면, 도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구단의 선수 선발 공정성은 뿌리부터 무너진다. 이는 김00 씨 개인의 일탈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구단 선발 시스템 전체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된다.
강원FC와 김 대표가 이 의혹에 답하는 길은 간단했다.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고 근거를 내놓으면 됐다. 그러나 두 사람은 김00 씨의 무자격 에이전트 활동 여부에 대해 지금도 침묵하고 있다.
'K리그 0분 출전'은 기사에 명시된 정확한 사실
A사 소속 선수 5명이 김병지 대표 취임 이후 영입됐으나, K리그 출전 시간은 2025년 11월 기준 0분이었다. (사진=더게이트)강원FC는 더게이트 기사 중 '영입 선수 5명의 공식 출전기록 합계가 0분'이라는 대목이 악의적 왜곡이라며, 일부 선수가 코리아컵 16강전과 AFC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출전했다고 법원에서 주장했다.
그러나 더게이트 기사엔 처음부터 "취재 결과 11월 3일 기준 5명의 선수 가운데 K리그 그라운드를 밟은 선수는 단 1명도 없었다. 당연한 이유로 5명 선수의 K리그 공식 출전 기록을 모두 합치면 '0분'이었다"라고 기재돼 있었다. 출전 기록의 범위를 'K리그 공식 출전 기록'으로 한정해 명시한 것이다.
강원FC가 반박 근거로 든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은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는 FA컵으로, 대한축구협회에 등록한 프로·세미프로·아마추어 구단이 모두 참가하는 대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K리그가 아니므로 코리아컵 출전 기록은 K리그 공식 기록과 무관하다. 더욱이 두 선수가 교체 출전한 2025년 5월 14일 코리아컵 16강전의 상대는 프로구단도 아닌 시흥시민축구단이었다.
AFC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역시 아시아축구연맹이 주관하는 대륙별 클럽대항전으로 K리그 공식 기록에 반영되지 않는다. 강원FC가 지칭한 경기는 2025년 9월 30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리그스테이지 2차전으로, 두 선수는 각각 후반 23분과 후반 41분에 교체 투입됐다.
결국 강원FC는 기사가 출전 기록을 'K리그 공식 기록'으로 한정해 적시했음에도 이를 간과한 채, K리그가 아닌 대회의 출전 기록을 들어 기사를 허위라고 주장한 셈이다.
강원FC는 애플라인드스포츠 소속 5명 선수의 K리그 출전 시간에 대해선 침묵한 채 이 가운데 두 선수가 AFC챔피언스리그 경기에 교체 출전했다며 "0분 출전은 아니"라고 강변했다. 사진은 두 선수의 AFC챔피언스리그 경기 교체 시간 기록의문은 남는다. 강원FC와 김 대표는 법원에서 해당 선수들의 영입 배경을 '감독 추천', '유망주라서', '발전 가능성이 풍부해'라는 말로 설명했다.
그러나 그렇게 대단하다는 유망주 5명의 K리그 출전 시간이 어째서 도합 '0분'에 그쳤는지에 대해선 아무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축구계에선 선수 영입을 '말'로 변호할 수 있어도 그 변호의 입증은 '출전 시간'에 있다고 말한다. 더게이트 취재 당시 다수의 취재원이 "출전 시간이 곧 증거"라고 말한 이유다.
강원FC가 소장에 내세운 '지역인재 육성' 기조도 사실과 어긋난다. 강원FC는 법원에 유망선수 영입을 통한 지역인재 육성을 영입 배경으로 내세웠지만, 더게이트 확인 결과 애플라인드스포츠 소속의 5명 선수 대부분은 서울 원촌중과 서울이랜드FC U-18, 수원 유스인 삼일중·매탄고, 용인시축구센터 등 출신으로 강원 지역과 별다른 연고가 없던 선수들이었다. (계속)
+ 제보를 받습니다. '크로아티아 청대' 출신 공격수로 알려진 마리오의 강원FC 영입과 관련해 제보주실 분은 dhp1225@spochoo.com로 연락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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