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강팀은 항상 강팀이고, 리빌딩하는 팀은 늘 리빌딩만 외칠까? 이 궁금증 풀어줄 책 '리빌딩' 출간
신간 리빌딩 표지(사진=원앤원북스)신간 리빌딩 표지(사진=원앤원북스)

[더게이트]

KBO리그에서 '리빌딩'만큼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는 말도 없다.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 건너간 팀들은 감독을 자르고 감독대행을 앉히면서 '우리는 남은 시즌 리빌딩한다'고 외친다. 시즌을 최하위로 마친 구단들도 베테랑을 방출하고 신인급 선수를 전면에 내세우며 "우리 팀은 리빌딩"이라고 선언한다.

말이야 그럴듯 하지만, 정작 이런 선언이 결실로 이어진 사례는 보기 드물다. 대개는 성적 부진에 대한 면피 용도로 쓰이다 흐지부지 끝난다. 얼마 전까지 리빌딩을 선언한 팀이 갑자기 대형 FA를 끌어모으며 '가을야구'를 외치는 모습은 KBO리그에서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지속성도 없고 일관성도 진정성도 없다. 그러다 (당연하게도) 성적이 나빠지면 다시 리빌딩 구호가 등장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왜 한국 프로야구에서 리빌딩은 그토록 말로만 그치는 것일까. 단일리그 경쟁 체제와 경직된 트레이드 시장, 얇은 선수 뎁스와 빈약한 육성 시스템, 모기업에 기대는 구단 운영 구조가 진정한 의미의 리빌딩을 어렵게 만든다. 선언은 넘쳐나지만 그것을 실행할 의지도, 인내심도, 시스템도 없다 보니 리빌딩은 늘 구호로만 소모된다.

"리빌딩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책

그런 점에서 한국야구의 리빌딩을 본격적으로 다룬 이 책의 출간이 반갑다. 출판사 페이스메이커(원앤원북스)는 문화일보 정세영 기자와 류선규 전 SSG 랜더스 단장, 손윤·유효상 아마야구 전문 칼럼니스트가 함께 쓴 '리빌딩, 강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20일 펴냈다. 스카우팅부터 육성, 운영, 경영까지 야구단 운영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짚은 야구 전문서다.

한국야구기자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세영 기자는 현장 20년차 야구 기자로 한국 프로야구를 오랫동안 취재해왔다. 류선규 전 단장은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SSG 랜더스를 거치며 26년간 구단 프런트 실무를 쌓았고, 2022년 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여기에 아마야구 현장을 꾸준히 추적해온 손윤, 유효상 칼럼니스트가 힘을 보탰다. 허구연 KBO 총재와 10개 구단 단장 전원이 추천사를 보냈다.

책은 총 4개 파트로 구성됐다. 파트 I '스카우팅: 한 번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스카우팅의 핵심을 현재 성적이 아닌, '좋은 결과가 반복될 이유를 읽어내는 과정'으로 정의한다. 선수를 고르는 일을 넘어 그 선수를 어떤 시간표로 키울 것인지까지 함께 판단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담았다.

파트 II '육성: 재능은 시스템으로 완성된다'에서는 재능만으로 선수가 완성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신인에게 실패를 견딜 자리와 시간을 주고,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과 자기 루틴을 갖출 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파트 III '운영: 성적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에서는 강팀의 조건을 감독 선임의 철학과 조직 기조의 일관성에서 찾는다. 전력분석과 트레이닝 파트의 협업, 포수와 센터라인 강화 등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운영 원칙을 구체적으로 짚는다.

파트 IV '경영: 강팀은 그라운드 밖에서 완성된다'는 시선을 프런트와 조직 문화로 넓힌다. KBO리그 특유의 오너십 구조와 프런트의 권한 위임, 팬과의 소통, 지역사회 협력, 미디어 대응 등 구단 경영의 핵심 요소를 총망라했다. 감독이 당장의 승리를 책임진다면, 프런트는 그라운드 밖의 인프라와 조직 문화를 통해 승리의 조건을 만든다는 메시지다.

각 파트 말미에는 김지훈 고려대 감독, 조성환 전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 신영철 전 SK 와이번스 사장 등의 인터뷰도 담겼다. 이론과 현장의 목소리가 더해져 책의 메시지를 더욱 풍부하고 설득력 있게 전한다.

선언이 아닌 설계도

왜 어떤 팀은 계속해서 강팀으로 남고, 어떤 팀은 늘상 리빌딩만 외치는가. 구단 운영의 모든 영역을 속속들이 살피면서 그 답을 찾는다는 점에서, 이 책은 지금까지 나온 국내 야구 관련 서적과 결이 다르다. 야구 초보자나 특정 팀 팬을 타깃으로 삼는 책이 대부분인 국내 야구 도서 시장에서 드물게 대중성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책이기도 하다.

리빌딩이라는 말이 면피 수사가 아닌 진짜 강팀의 설계도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그 물음을 품은 독자라면 이 책에서 꽤 묵직한 대답을 찾을 것이다. 일반 독자는 물론 현장 프런트, 구단 경영진, 야구인들도 이 책을 통해 얻는 게 있을 거다. '리빌딩, 강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21일 전후 전국 서점에 입고되며, 인터넷 서점에서는 20일부터 판매된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