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해도 좋다" 호언장담한 LIV골프, 실제로는 상금 줄고+대회 축소+대금 체불 피소까지 첩첩산중
LIV 골프가 기사회생의 동력을 얻었다(사진=LIV 골프)LIV 골프가 기사회생의 동력을 얻었다(사진=LIV 골프)

[더게이트]

"장담하건대, 우리에게 베팅해도 좋다." 스콧 오닐 LIV골프 최고경영자(CEO)가 큰소리를 뻥뻥 쳤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가는 분위기다. 상금은 3분의 1 수준으로 깎였고 예정됐던 파이널 대회는 취소됐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돈줄을 끊겠다고 나서면서, 천문학적인 오일머니를 등에 업고 출범했던 LIV골프는 파산 얘기까지 나오는 처지에 놓였다.

오닐 CEO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열린 LIV골프 인디애나폴리스 개막 기자회견에서 리그가 맞닥뜨린 심각한 재정난을 시인했다. 그는 "복잡한 거래를 성사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면서도 2027년 이후에도 리그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상금 삭감에 파이널 취소…'8조 7000억' 쏟아부은 사우디도 손뗐다PGA 투어와 LIV 골프의 대립(사진=제미나이 생성 이미지)PGA 투어와 LIV 골프의 대립(사진=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당초 LIV골프는 다음 주 미국 미시간주에서 팀 챔피언십을 열어 시즌을 마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일정이 전격 취소되면서 시즌은 이번 인디애나폴리스 대회로 조기 종료된다. 재정 악화 탓에 개인전 상금 총액은 종전 3000만 달러(약 435억원)에서 1010만 달러(약 146억 4500만원)로 쪼그라들었다. 팀 챔피언십 상금 역시 예정했던 4000만 달러(약 580억원)에서 1000만 달러(약 145억원)를 깎은 3000만 달러(약 435억원)로 줄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사우디 국부펀드 PIF는 리그 출범 뒤 지금까지 약 60억 달러(약 8조 7000억원)를 쏟아부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을 끝으로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탄이 바닥난 LIV골프는 부채를 정리하고 법적 보호를 받고자 법원에 파산 신청을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닐 CEO 역시 시즌을 마친 뒤 파산 신청을 밟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자금줄이 마르자 협력업체들의 줄소송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미디어데이를 제작·대행한 프레시테이프미디어는 지난달 21일 LIV골프를 상대로 120만 달러(약 17억 4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계약금 절반만 받은 채 1월부터 3월 사이 청구한 인보이스 여덟 건의 대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재러드 클라인스타인 창업자는 "작은 회사가 일을 끝냈으면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이 상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시간 샷 추적 시스템을 공급한 모비시스템즈그룹도 대금 미지급과 계약 위반을 이유로 110만 달러(약 15억 9500만원)짜리 소송을 걸었다. 협력업체들이 수개월째 대금을 받지 못하는 사이, 소속 선수들도 '미정산'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찰스 하월 3세는 2주 전 뉴욕 대회 상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LIV골프 측은 기한 내에 정산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안팎의 분위기는 어수선 그 자체다.

'10개 대회' 축소 구상…돌아갈 곳 좁아진 선수단

위기의 LIV골프는 새 투자자 유치로 활로를 뚫겠다는 구상이다. 오닐 CEO는 2027시즌 자금 조달을 위해 사모펀드 BC파트너스의 테드 골드소프 대표와 조건부 계약서를 썼다고 밝혔다. 골드소프 대표도 직접 선수들 앞에 서서 투자 계획을 설명했다.

LIV골프가 마련한 2027시즌 청사진은 국제 챔피언십 5개, 미국 중심 시그니처 5개 등 총 10개 대회 규모다. 상금을 크게 깎는 대신 선수들에게 리그 지분을 떼어주고 다른 투어 출전 길도 열어주겠다는 계산이다. 오닐 CEO는 "핵심 선수단을 붙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선수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하월은 "솔직히 우리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고 털어놨고, 세르히오 가르시아 역시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외부에서 보는 시선은 더 차갑다. CBS 중계진 짐 낸츠는 최근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 중계 시청률을 언급하며 "골프는 그들 없이도 번성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로리 매킬로이 역시 "LIV에 가치를 보태기는 했느냐"며 "돌아오는 길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유럽 DP월드투어가 LIV 선수들의 겸업 출전 면제를 불허하기로 가닥을 잡았고, 아시안투어마저 미국·유럽 투어와 손을 잡으면서 퇴로마저 좁아졌다. 하월은 "골프라는 세계에 다시 맞춰 들어가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 "우리 모두 조금 더 명확한 그림을 기다리고 있다"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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