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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짓다가 발견했습니다…" 도심 아래서 발견된 4억 년 전 비밀의 지하 세계

스포츠춘추
지난해 강원FC가 영입한 마리오 추제는 축구계에선 미스터리한 인물이었다. 그도 그럴 게 강원FC는 마리오에게 13억원을 투자하고도 그를 단 3경기에만, 그것도 교체 출전시킨 채 활용하지 않았다. 마리오는 현재 임대인지, 완전 이적인지 알려지지 않은 상태로 보스니아에서 뛰고 있다[더게이트]
‘빼어난 드리블 능력과 키 188cm의 피지컬을 바탕으로 측면에서 밀고 들어가는 돌파력이 장점인 선수’. 2025년 1월 9일 강원FC가 크로아티아 청소년 대표팀 출신의 마리오 추제를 영입하며 소개한 내용이다.
그러나 실제 마리오가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뛴 공식 경기는 ‘딱’ 3번이다. K리그1 2경기, 코리아컵 1경기가 전부다. 골은 없다. 도움도 없다. 그런 마리오 영입에 들어간 돈은 얼마일까. 총 13억원이 넘는다.
더게이트 탐사보도팀의 취재 결과 ‘먹튀' 마리오의 강원FC 영입에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의 처남 김00씨가 깊게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억4천만원 주고 영입한 마리오, 한국에서 단 3경기 뛰고 사라졌다
2025년 1월 29일 HBR SPORT 인스타그램에 올려진 사진. HBR SPORT 구성원들이 마리오 추제(왼쪽에서 두 번째)의 강원FC 완전 이적을 축하하는 장면이다더게이트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마리오 추제의 이적료는 4억6,090만원이다. 2025년 2월 강원FC는 마리오의 소속구단 '즈린스키 모스타르'에 304,000유로를 보내면서, 즈린스키가 부담해야 할 원천세 22%(1억138만원)까지 얹어줬다.
강원FC는 마리오 에이전트에게도 중개 수수료로 7,359만원을 줬다. 이적료(원천세 포함), 에이전트 수수료, 주거안정비 등을 포함해 마리오 영입에만 6억3,687만원이 들었다. 이 돈은 전액 강원도 보조금으로 충당됐다. 마리오 영입이 도민 세금으로 성사됐다는 뜻이다.
연봉은 별도였다. 마리오의 기본급은 6억9,225만원이었다. 이적료, 중개 수수료에 구단이 약속한 연봉 전액을 더하면 마리오에게 책정된 돈은 총 13억2,912만원. 한국에서 단 3경기만 뛰었으니 경기당 4억4,304만원을 배정한 꼴이다.
참고로 같은 해 겨울 강원FC가 국내 선수 4명을 영입하는 데 쓴 이적료 총액은 13억7,500만원이다. 마리오 한 명 영입에 그 4명 이적료의 97%에 해당하는 거액이 투자된 것이다.
강원FC에서 유일하게 에이전트 수수료가 10% 이상 책정됐던 마리오
더게이트가 입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마리오 영입 관련 도민 집행 내역. '연대기여금'은 선수가 계약 기간 중 이적료를 발생시키며 다른 나라의 구단으로 이적할 때, 그 선수를 만 12세부터 23세까지 육성한 과거의 소속 팀들 이적료의 5%를 나눠 지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보상 제도'다.1999년생인 마리오 추제는 크로아티아 클럽팀 디나모 자그레브 유스 출신이다. 2020년 디나모 1군에 등록됐지만 자리를 잡지 못했고, 임대를 전전하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프리미어 리그 '즈린스키 모스타르'에서 뛰었다.
외국인 선수 시장을 잘 아는 에이전트는 마리오에 대해 "즈린스키 완전 이적 전까지 임대만 5번 돌던, 사겠다는 구단이 없던 선수"라고 기억했다.
2023년 7월 디나모는 마리오를 즈린스키로 완전 이적시키면서 이적료로 15만 유로를 받았다. 그로부터 17개월 뒤인 2025년 1월 즈린스키는 강원FC에 마리오를 넘기며 이적료로 30만 유로를 받았다. 즈린스키 입장에선 2배 장사였다.
앞의 에이전트는 "마리오 커리어 통산 이적료 합계가 45만 유로인데 그 가운데 3분의 2를 강원FC가 내준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호구'가 된 ”이라고 말했다.
정작 주목할 건 총액 구조였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리그에서 뛰던 마리오에게 강원FC는 연봉 46만1,500유로, 우리 돈 7억여원을 약속했다. 그리고 연봉의 10%를 에이전트 중개 수수료로 얹어주기로 했다.
프로축구계에서 중개 수수료의 경우 이적 건은 이적료의 5~10%, 잔류·신인은 연봉이나 계약금의 5% 안팎으로 책정되게 마련이다. 그런 가운데 연봉의 10%(7,359만원)가 수수료로 나간 건 강원FC에선 마리오가 유일했다.
강원FC, 유일하게 마리오 에이전트 수수료만 해외 송금했다
홈페이지가 닫혀진 HBR SPORT. 더게이트는 HBR SPORT 구성원들과 회사에 전화, 이메일 등의 연락을 계속 취했지만, 전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메일은 수신 확인이 됐음에도 답변이 오지 않았다그렇다면 마리오 중개 수수료를 챙긴 에이전트는 누구일까. 수수료의 수취인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있는 'HBR SPORT'로 확인됐다. 크로아티아 법인등기와 금융청(FINA) 공시를 종합하면 HBR SPORT는 2008년 설립된 직원 2명의 작은 에이전시다.
더게이트가 입수한 각종 자료에 따르면 강원FC가 2025년 중개 수수료를 지급한 에이전시는 총 21곳이다. 이 가운데 20곳이 국내 법인이었고, 국내 계좌였다. 국외로 송금된 건 HBR SPORT, 단 한 곳이었다. 브라질 선수 호마리우의 에이전트조차 00은행 계좌를 쓰는 국내 회사였다.
강원FC 내부사정을 소상히 아는 제보자는 "해외 법인이라 국내 세무 추적이 닿지 않는다"고 알렸다.
FINA 재무제표에 따르면 HBR SPORT의 2025년 순이익은 12만4,308유로였다. 원가가 거의 들지 않는 중개 수수료 수익의 특성상, 마리오 건 하나가 그해 HBR SPORT 순이익의 37%를 차지한 것이다.
'3경기-13억' 마리오 영입, 김병지 처남 작품이었나
HBP SPORT 홈페이지에 올라온 내부 구성원들. 사진 가장 아래 있는 이가 김병지 강원FC 처남인 HBR SPORTS KOREA 대표 김00씨다(사진=더게이트)HBR SPORT와 비슷한 이름의 한국 에이전시가 있다. 'HBR Sports Korea'다. 대표는 김00씨. 바로 김병지 강원FC 대표의 처남이다. 김 대표의 선수 시절 에이전시도 바로 이 회사로 알려졌다. 축구계에선 고객과 에이전트였던 '매형' 김병지-'처남' 김00씨를 기억하는 이가 지금도 많다.
더게이트는 크로아티아 축구계를 수소문하며 두 회사의 관계를 집중 취재했다. 한 크로아티아 축구계 관계자는 두 회사를 "같은 회사"라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크로아티아 선수의 한국 진출을 지금껏 두 회사가 협업해 진행해왔다"며 "K리그에서 뛴 미슬라브 오르시치 등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한국행이 HBR SPORT와 HBR Sports Korea의 대표적 공동 작품"이라고 알렸다.
한국 선수의 크로아티아 진출에도 두 회사가 함께했다. 크로아티아축구협회(HNS) 중개인위원회 내부 문서에 따르면 김00씨는 울산 현대 소속이던 김규형·김현우의 디나모 자그레브 이적을 추진했다. 이때 협업한 게 HBR SPORT이었다.
더게이트는 취재 중 HBR SPORT 홈페이지 회사 소개란에서 김00씨를 찾을 수 있었다. 김00씨는 HBR SPORT 대표, 스카우트들과 나란히 회사의 공식 구성원으로 올라 있었다. 두 회사가 별개가 아니라 한 조직이었음을 스스로 밝혀놓은 것이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축구 통계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의 애플라인드스포츠 스태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병지 대표의 장남 김00씨(빨간줄). 그는 '라이센스'가 없는 상태에서 '에이전트'로 소개됐다. 라이센스가 없는 에이전트는 김00씨가 유일했다. 이 명단의 작성 주체는 통상 소속사 측으로 알려져 있다(사진=더게이트)김병지 강원FC 처남이자 HBR Sports Kore 대표인 김00씨는 더게이트에 "HBR SPORT의 크로아티아 대표와는 오랜 친구 사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의 회사명이 같은 이유에 대해선 "2006, 2007년쯤 비슷한 시기에 함께 에이전트를 시작할 때 '회사 이름을 같이 하자'라고 해서 그렇게 지은 것"이라며 "두 회사가 법적, 행정적으로 엮인 사이는 아니"라고 말했다.
김00씨는 "오르시치 한국행과 한국 선수들(김규형, 김현우)의 크로아티아행을 HBR SPORT과 협업했다"며 두 회사의 협업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HBR SPORT 홈페이지에 자신이 내부 구성원으로 소개된 것과 관련해선 "자기네들(HBR SPORT)이 글로벌하게 보이려고 한 거지, 나완 아무 행정적 관계가 없다"는 말로 HBR SPORT 내부구성원임을 부정했다.
그렇다면 마리오 영입은 어땠을까. 김00씨는 애초 "제가 김병지 대표님 처남이다. 나는 강원 선수는 안 한다. 하고 싶지도 않고"라며 마리오 영입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러다 더게이트가 크로아티아 축구계를 취재한 사실을 전달하며 "두 회사가 협업해 마리오 한국행을 성사시킨 것으로 안다"고 하자 "HBR SPORT 의사를 강원FC에 전달하거나 중간 소통 정도를 한 게 전부"라고 밝힌 뒤 "(마리오 계약은) 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돈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00씨는 "돈을 벌 수 있다면 내가 선수를 (구단에) 소개하고 직접 돈을 챙기지 뭐하러 이쪽저쪽 선수를 소개해주고, 중간에서 돈을 받네 안받네 했겠느냐"며 "에이전트 일 자체를 하지 않은지 몇년 된다"고 밝혔다. 덧붙여 "매형의 에이전트로 활동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강원FC의 마리오 영입에 '의사 전달', '중간 소통' 역할만 했다는 김00씨의 주장과 달리 김00씨는 마리오 영입 즈음의 강원FC 내부 사정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특히나 강원FC 코칭스태프가 마리오를 왜 적극적으로 기용하지 않았는지, 마리오가 어떤 경로로 강원FC를 떠나 즈린스키로 임대됐는지까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김00씨는 '매형이 구단 대표다. 이해충돌 여부에 대한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매형과 거래를) 안 해봐서 그 조항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유럽축구계에 정통한 한 에이전트는 "FIFA 축구 에이전트 규정(FFAR)의 핵심 원칙이 '이해충돌 금지'다. 이해충돌이 존재하면 이를 사전에 고지해야 한다"고 설명한 뒤 "선수를 보낼 때 여러 에이전트가 협업하곤 한다. 김00씨가 도와줬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딱 그 '서브 에이전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더게이트 추가 취재 결과 마리오의 이적료 지출품의도, HBR SPORT로 가는 수수료 지출품의도 최종 결재권자는 김병지 강원FC 대표였다. 처남과 매우 깊게 관련된 회사로 가는 도민 세금 7,359만원의 결재를, 매형이 직접 한 것이다.
김 대표는 더게이트 취재진의 연락을 받은 뒤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후 김 대표에게 계속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축구계가 가장 주목해야 할 건 '그 후'다. 마리오는 2025년 9월 2일, 입단 7개월 만에 원소속팀 즈린스키로 '임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FC가 그렇게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게이트가 확보한 강원FC 이적료 수입 결산에 임대료 수입은 없었다. 이건 무슨 뜻일까. '진짜 임대'라면, 공짜로 빌려줬다는 얘기다. 강원FC는 마리오에 13억원을 투자한 팀이다. 강원FC 김병지 대표이사는 이를 확인하려는 더게이트의 취재진에 대응하지 않고 있다.
한국 축구계에서 외국인 선수 영입을 둘러싼 추문은 늘 있어왔다. 과도한 몸값으로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고, 부풀려진 이적료·연봉·수수료의 일부가 에이전트와 구단 관계자 사이에서 회수되는 방식과 관련한 추문이다. 추문이 사실로 밝혀져 법의 심판을 받은 이도 있었다.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았던 안종복. 그는 축구인들 사이에서 '부패한 축구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안종복의 범죄 행각이 드러난 건 감사가 아니라 수사 덕분이었다.지자체 프로축구단 경남FC 대표였던 안종복이 대표적이다. 안종복은 2013년 2월 스포츠 에이전트와 공모해 세르비아 선수 2명을 영입하면서 계약금을 과다하게 책정해 구단이 지급하게 한 뒤 선수들에게서 3억2,700여만원을 돌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2018년 5월 안종복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확정했다.
이런 구조에서 늘 손해 보는 사람은 언제나 정해져 있다. 세금 낸 시민과 좋은 선수가 오길 기다린 팬이다. 강원FC에 대한 철저한 감사가 필요한 이유다. [계속]
+ 지자체 프로축구단으로부터 여행 경비 일체를 지원받아 '국외 관전단'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으신 분은 dhp1225@spochoo.com으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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