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잖아!" 북극곰이 뿔났다...호크아이·ABS 최첨단 시대에 왜 홈런 타구는 레이저로 판독 못 할까
억울해 하는 알론소(사진=MLB.com)억울해 하는 알론소(사진=MLB.com)

[더게이트]

공의 궤적과 타구 속도는 물론 선수의 움직임까지 초정밀 카메라로 추적하는 첨단 야구의 시대다. 스트라이크를 로봇심판이 판정하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까지 도입된 마당에, 유독 홈런과 파울을 가르는 폴대 판정만큼은 19세기 원시 야구 시대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지난 20일(한국시간) 홈구장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경기에서 3대 5로 졌다. 볼티모어로선 거포 피트 알론소의 좌측 관중석 깊숙이 꽂힌 대형 타구가 홈런으로 인정받지 못한 게 뼈아팠다. 중계 화면상으로는 페어 지역으로 향한 듯 보였으나, 윌 리틀 3루심은 공이 폴대 안쪽을 통과하지 않았다며 파울을 선언했다. 베이스를 돌던 알론소가 "페어 볼"이라며 강하게 항의했고 비디오 판독까지 시도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호크아이 있는데 왜 못 쓰나"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폴대를 둘러싼 시비는 야구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1887년 워싱턴 내셔널스의 짐 휘트니가 날린 타구에 심판이 파울을 선언하자 성난 관중이 심판을 에워싸는 일이 있었다. 심판은 경찰 호위를 받으며 피신했고, 워싱턴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1대 2로 졌다. 1963년에는 윌리 맥코비의 타구를 두고 심판이 한참을 망설이다 파울을 선언해 경기가 16이닝 연장전으로 이어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맥코비는 "구장에서 그 공을 파울로 본 사람은 심판 하나뿐이었다"고 회고했다.

많은 선수와 현장 지도자들은 전 구장에 설치된 호크아이 시스템을 왜 홈런 판정에 활용하지 않는지 의아해한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외야수 스티븐 콴은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테니스에서도 하는데 야구라고 못 할 리 없다"며 "이번 논란이 논의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스티븐 보그트 감독은 모든 야구장에서 동일한 위치에 있는 폴대에만 카메라가 없다는 사실이 의아하다고 말했다.토론토 블루제이스 존 슈나이더 감독 역시 "모든 구장에 호크아이가 있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도 ABS로 잡아내면서 폴대 위로 카메라 하나 비추는 일이 왜 안 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기술적 한계와 비용 문제로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은 타구 초반 궤적 데이터로 나머지 경로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바람 같은 변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그라운드에서 멀리 떨어진 지점을 정밀 추적하려면 기술 개발과 시험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메이저리그 선수노조 간부인 투수 크리스 배싯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돈이 든다"며 사무국이 필요한 투자를 아끼는 태도를 지적했다. 홈런이냐 파울이냐 논란이 벌어지는 일이 워낙 드문 데다, 대다수 타구가 비디오 판독으로 해결된다는 이유로 투자를 기피한다는 지적이다. 알론소는 "레이저 하나만 있으면 쉽게 해결될 문제"라고 했지만,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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