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다저스 팔리는 건가" LA 유력지 칼럼니스트의 질문...팬들은 "오타니 연봉 떼이는 거 아냐?" 커지는 우려
LA 다저스 선수단(사진=LA 다저스 SNS)LA 다저스 선수단(사진=LA 다저스 SNS)

[더게이트]

경기장 안에서 LA 다저스는 여전히 최강이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3연속 우승을 향해 순항하는 중이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신 악의 제국' 다저스가 전격 매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마침내 현지 유력지에서도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력지 LA 타임스 칼럼니스트 빌 플라스키는 24일(한국시간) 마크 월터 다저스 구단주를 둘러싼 연방 당국의 수사 여파로 매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칼럼을 실었다. 앞서 스탠 캐스텐 다저스 사장이 지난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설을 정면으로 부인했지만, 현지 언론의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플라스키는 칼럼에서 다저스가 피츠버그를 상대로 거둔 3연전 싹쓸이 경기 내용을 이닝 단위로 쪼개 전하면서, 이닝이 바뀔 때마다 "그런데 월터가 정말 다저스를 파는 걸까"라는 문장을 반복 배치하는 구성을 택했다. 선발 블레이크 스넬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이날 경기에서 다저스는 4대 0으로 완승했다.

캐스텐 사장은 지난 22일 취재진과 만나 매각설을 일축한 바 있다. 캐스텐 사장은 "다저스는 매각되지 않는다"며 "매각 절차가 시작된 적조차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플라스키는 구단 사장이 즉석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선을 그은 행동 자체가 오히려 구단 매각 의혹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논란의 발단은 최근 2주 사이 전격 성사된 미 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 매각이다. 월터 구단주는 지난해 사들인 레이커스를 불과 14개월 만에 되팔았다. 최고 인기 농구단이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불과 일년 만에 포기한 것. 플라스키는 월터 소유 보험 계열사에 대한 미국 연방 당국의 수사가 이번 긴급 매각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레이커스 매각으로 월터 구단주가 손에 쥔 차익은 25억 달러(3조 6250억원)에 달하지만, 이 정도로는 계열사의 법적 문제를 수습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지분(12.7%)과 WNBA 스파크스, F1 캐딜락 팀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지에서 추산하는 다저스 매각가는 100억~130억 달러(14조 5000억~18조 8500억원) 사이로, 성사될 경우 역대 프로 스포츠 구단 최고가를 경신할 전망이다.

다만 아직 월터 구단주나 관련 기업을 향한 기소가 이뤄진 단계까진 아니다. 캐스텐 사장도 "우리는 다저스를 팔지 않는다. 이는 마크 본인의 뜻"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2012년 구겐하임 베이스볼 매니지먼트가 인수한 이후 다저스는 최근 13시즌 중 12차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과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합작하며 전성기를 누려왔다.

월터 제국을 겨누는 다섯 가지 질문LA 다저스 선수단(사진=LA 다저스 SNS)LA 다저스 선수단(사진=LA 다저스 SNS)

다저스 관련 묵시록성 보도는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서도 이어졌다. 멜로디 구티에레스, 브리트니 기롤리 기자는 같은날 월터 구단주를 둘러싼 다섯 가지 쟁점을 다룬 심층 분석 기사를 냈다. 구겐하임파트너스와 TWG글로벌을 이끄는 월터 구단주의 개인 자산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183억 달러(26조 5350억원) 규모다.

디 애슬레틱은 이번 수사의 핵심을 '자기거래' 의혹으로 짚었다. 월터 소유의 델라웨어라이프와 클리어스프링생명이 계약자 자금을 월터 연관 기업들에 대출하면서 이를 특수관계자 거래로 정상 신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다. 두 보험사는 지난해 말 계열사 관련 투자 비중을 3%대로 신고했다가, 연방 대배심 소환장을 받은 뒤 42%(약 170억 달러·24조 6500억원)로 정정했다.

레이커스 인수자로는 밥 아이거 전 디즈니 최고경영자(CEO)와 조슈아 쿠슈너 스라이브캐피털 창업자가 나섰다. 총 매각가는 125억 달러(18조 1250억원)다. 앤드루 그라나토 텍사스대 로스쿨 교수는 공개 입찰 없이 신속하게 매각이 끝난 배경을 두고 월터 구단주의 자금 확보가 그만큼 시급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디 애슬레틱은 다저스 선수단의 천문학적인 이연지급 계약도 변수로 지목했다. 다저스는 선수 여덟 명에게 2028년부터 2046년까지 10억 달러(1조 4500억원) 이상을 나눠 지급해야 한다. 오타니 쇼헤이의 경우 10년 7억 달러(1조 150억원) 계약 중 6억 8000만 달러(9860억원)가 2034년부터 2043년까지 분할 지급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의 일부 팬 사이에선 "구단주가 파산하면 오타니가 남은 연봉을 떼이는 것 아니냐"는 조롱까지 나오고 있다.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 운영 사장은 과거 스넬 영입 당시 "회계 처리 방식의 문제일 뿐, 그때 가서 돈이 필요하다고 당황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구단주가 바뀔 경우 이 막대한 채무는 새 인수자에게 고스란히 승계된다. 다저스를 인수하는 새 구단주가 '외상'으로 쌓은 선수단 몸값까지 전부 책임져야 한다는 얘기. 이는 구단 매각을 시도할 경우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오는 12월 만료되는 메이저리그 노사협정(CBA) 협상도 변수다. 다저스는 뉴욕 메츠와 함께 리그 최고 연봉 총액을 기록하며 사치세 논쟁의 중심에 섰고, 이연계약 규제 문제 역시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캐스텐 사장은 "돈이란 게 다 섞이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들어오고 나가는 돈을 정확히 알고 있다"며 구단 재정에 이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레이커스에 이어 첼시, 캐딜락 F1까지 오르내리는 매각설 속에 다저스 역시 매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구심의 시선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제는 침묵하던 지역 매체까지 우려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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