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병지 처남도 '무자격 에이전트'…’마리오 영입’ 처남이 조율하고, 매형이 결재했다
2018년 울산 현대 소속이던 김규형·김현우가 디나모 자그레브와 2년 계약을 맺고 기념촬영하는 장면. 사진 맨 오른쪽이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의 처남이자 HBR Sports Korea 대표인 김00씨. 김 씨 옆에 있는 이가 HBR SPORT 브랑코 후치카 대표다. 크로아티아와 한국 축구계는 두 회사를 같은 회사 취급한다. 마리오의 강원FC 입단도 두 사람의 협업 작품으로 알려졌다2018년 울산 현대 소속이던 김규형·김현우가 디나모 자그레브와 2년 계약을 맺고 기념촬영하는 장면. 사진 맨 오른쪽이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의 처남이자 HBR Sports Korea 대표인 김00씨. 김 씨 옆에 있는 이가 HBR SPORT 브랑코 후치카 대표다. 크로아티아와 한국 축구계는 두 회사를 같은 회사 취급한다. 마리오의 강원FC 입단도 두 사람의 협업 작품으로 알려졌다

[더게이트]

2025년 1월 강원FC(대표이사 김병지) '외국인 선수' 마리오 추제 영입에 깊게 개입한 것으로 확인된 김 대표의 처남 김00씨가 실제론 '무자격 에이전트'인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김 대표의 장남 00씨가 ‘무자격 에이전트’로 활동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이번엔 처남까지 ‘무자격 에이전트’ 상태로 이적 업무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에이전트 업무는 라이선스 보유자만 가능하다. 무자격자가 개입한 이적은 그를 기용한 의뢰인, 즉 구단까지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강원도민 세금 등 총 13억 원이 집행된 마리오 영입 '지출품의' 최종 결재자는 김병지 강원FC 대표다.

FIFA 명부에 없는 이름… 김병지 강원FC 처남, 무자격 에이전트였다FIFA 에이전트 홈을 통하면 누가 라이선스를 취득한 에이전트인지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KIM'으로 검색했을 때 나온 공인 에이전트들(사진=더게이트)FIFA 에이전트 홈을 통하면 누가 라이선스를 취득한 에이전트인지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KIM'으로 검색했을 때 나온 공인 에이전트들(사진=더게이트)

FIFA 에이전트 공개 명부(agents.fifa.com)에 성씨 'Kim'을 입력하면 69명이 검색된다. 그러나 김병지 대표의 처남이자 축구 에이전시 'HBR Sports Korea' 대표인 김00씨의 이름은 이 명부에 없다.

반면, 김 씨의 사업 파트너인 크로아티아 축구 에이전시 ‘HBR SPORT’의 브랑코 후치카 대표는 명부에 분명히 기재돼 있다. 라이선스 번호는 202309-XXXX. 현재 'ACTIVE'(활동 중)’ 상태다.

복수의 제보자는 더게이트에 일치하는 증언을 보내왔다. "김 씨가 20년 넘게 에이전트로 활동했지만, FIFA 라이선스가 없다. 마리오 영입을 HBR SPORT와 함께한 것도 본인이 라이선스가 없었기 때문이다.”

FIFA 에이전트 홈에 '공인 에이전트'로 명기된 HBR SPORT 브랑코 후치카 대표. FIFA가 에이전트 제도를 부활한 2023년 라이선스를 취득했다(사진=더게이트)FIFA 에이전트 홈에 '공인 에이전트'로 명기된 HBR SPORT 브랑코 후치카 대표. FIFA가 에이전트 제도를 부활한 2023년 라이선스를 취득했다(사진=더게이트)

김 씨는 더게이트 취재진에 "선수(마리오)를 놓고 돈을 받을 수 있는 과정이라면 제가 선수를 놓고 돈을 챙기지 뭐 하러 이쪽 저쪽 선수를 소개를 해주고, 그리고 중간에서 보수를 받네 안 받네 그런 고민을 뭐 하러 하겠냐"며 마리오 이적과 관련해 강원FC와 HBR SPORT 사이에서 "중간 소통만을 해줬을 뿐 일체의 돈을 받은 적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그동안 김 씨는 FIFA 라이선스 없이 어떻게 에이전트로 활동할 수 있었을까.

FIFA는 2015년 4월 에이전트 라이선스 제도를 폐지하고, 각국 협회에 등록만 하면 활동할 수 있는 '중개인' 제도로 전환했다. 중개인의 최소 자격을 '선수로부터 위임장을 받은 자'로 설정했기에 선수와 계약한 사람은 누구나 제한 없이 중개인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김 씨가 에이전트로 활동할 수 있던 이유다.

그러나 자격 검증 없는 8년간 전 세계에서 사건·사고가 속출했고, FIFA는 2023년 라이선스 제도를 부활시켰다.

FIFA 새 규정은 시험 합격을 의무화하되, 과거 정식 라이선스를 취득했던 이들에겐 ‘경과 규정’으로 시험을 면제하는 길을 열어뒀다. 김 씨에게 옛 라이선스가 있었다면 시험 없이도 명부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지금 명부에 그의 이름은 없다.

이 부재가 확정하는 사실은 하나다. 김 씨는 과거에도 현재도 FIFA 라이선스가 없는 무자격자이며, 마리오 영입 개입을 따지는 데는 그 사실 하나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중간 소통 자체가 에이전트 활동"FIFA 축구 에이전트 규정 제11조 1항은 ‘오직 축구 에이전트만이 에이전트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3항엔 ‘축구 에이전트가 아닌 자는 에이전트 서비스를 수행하거나 대리계약 체결을 위하여 잠재 고객에게 접촉할 수 없다’며 ‘에이전시, 그 직원, 계약자 또는 그 밖의 대리인이 본 규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한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해당 축구 에이전트가 진다’고 명기돼 있다FIFA 축구 에이전트 규정 제11조 1항은 ‘오직 축구 에이전트만이 에이전트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3항엔 ‘축구 에이전트가 아닌 자는 에이전트 서비스를 수행하거나 대리계약 체결을 위하여 잠재 고객에게 접촉할 수 없다’며 ‘에이전시, 그 직원, 계약자 또는 그 밖의 대리인이 본 규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한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해당 축구 에이전트가 진다’고 명기돼 있다

취재 중 만난 한 축구계 인사는 김00씨를 두고 "그를 '에이전트'라 부르면 안 된다. 반드시 '무자격 에이전트'라 명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거는 FIFA 규정이다.

2023년 10월 전면 시행된 FIFA 축구 에이전트 규정(FFAR)은 에이전트를 'FIFA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은 자연인'으로 정의하고, 제11조 1항에서 "오직 라이선스를 보유한 에이전트만이 에이전트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제11조 3항은 '라이선스 대여' 구조를 정조준한다. 같은 에이전시 소속이라도 라이선스가 없는 직원·계약자는 에이전트 서비스 수행은 물론 고객 접촉조차 금지된다. 이들이 규정을 어기면 그 책임은 라이선스를 보유한 에이전트에게 전부 돌아간다.

앞의 축구계 인사는 "규정상 '에이전트 서비스'란 선수를 대리한 협상뿐 아니라, 이적 성사를 목적으로 한 준비 단계의 모든 소통과 활동을 포괄한다"며 이렇게 꼬집었다. "무자격 에이전트인 김 씨가 마리오 영입 때 '중간 소통만 했다'고 해명했던데, 그 중간 소통 자체가 이적 성사를 위한 에이전트 활동이다. 스스로 규정 위반을 자백한 꼴이다."

복수의 제보자는 "K리그 외국인 영입은 통상 본국의 '메인 에이전트'와 국내 구단을 연결하는 '파트너 에이전트'의 협업으로 이뤄진다"며 "마리오 영입 당시 크로아티아 쪽 메인은 HBR SPORT의 브랑코가, 강원FC 측 연결은 HBR Sports Korea의 김씨가 맡았다"고 알렸다.

김 씨 스스로도 이를 시인하는 발언을 남겼다. 그는 마리오 이적료 조율 당시를 회상하며 "현지(HBR SPORT) 쪽 인원들에게 '구단(강원FC)이 이 정도 예산밖에 쓸 수 없으니 거기에 맞춰 데려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강원FC의 예산 한도를 상대측에 직접 전달하며 이적 조건 조율에 관여한 것으로, 규정이 정의한 '에이전트 서비스'에 정확히 들어맞는 행위다.

규정엔 구단 쪽 의무를 정한 조항도 있다. FFAR 제18조는 선수·구단 등 의뢰인이 무자격자에게 에이전트 업무를 맡기는 것을 금지한다. 라이선스 보유 여부는 FIFA 공개 명부에서 누구나 즉시 확인할 수 있다.

김 씨는 "강원FC 실무진과 접촉한 적이 있느냐"는 더게이트의 질의에 "(마리오 관련 정보를) 제가 전달해드렸다"고 인정했다. "이적 협상 자리에 동석했느냐"는 질문에도 "HBR SPORT의 의사를 강원FC에 전달하거나 중간 소통 정도를 했다"고 재차 답했다.

강원FC 실무진이 무자격자인 김씨와 직접 접촉했다는 뜻이다. 이는 강원FC가 무자격 에이전트인 김 씨의 개입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어떠한 제지도 가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처남이 조율하고, 매형이 결재했다강원FC는 분할 지급의 효용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구단이다. 2024년 영입한 카미야에게는 '매년 지급 조건'을 걸었고, 카미야가 한 시즌 만에 떠나자 2년차 수수료는 한 푼도 나가지 않았다. 구단이 입장문에서 스스로 내세운 그 조건이 구단의 돈을 지켰다. 정확히 1년 뒤, 구단은 마리오의 수수료 7,260만원을 계약 두 달 만에 전액 일시불로 크로아티아에 보냈다. 마리오는 5개월 뒤 팀을 떠났다. 카미야 방식이었다면 대부분 지급 사유가 소멸했을 돈이다. 왜 마리오만 달랐는가. 구단은 이 질문에 답한 적이 없다강원FC는 분할 지급의 효용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구단이다. 2024년 영입한 카미야에게는 '매년 지급 조건'을 걸었고, 카미야가 한 시즌 만에 떠나자 2년차 수수료는 한 푼도 나가지 않았다. 구단이 입장문에서 스스로 내세운 그 조건이 구단의 돈을 지켰다. 정확히 1년 뒤, 구단은 마리오의 수수료 7,260만원을 계약 두 달 만에 전액 일시불로 크로아티아에 보냈다. 마리오는 5개월 뒤 팀을 떠났다. 카미야 방식이었다면 대부분 지급 사유가 소멸했을 돈이다. 왜 마리오만 달랐는가. 구단은 이 질문에 답한 적이 없다

김00씨는 자기 입으로 마리오 측과 강원FC 사이에서 이적료 조율까지 해줬다고 밝혔다. 김병지 강원FC 대표는 그런 처남이 개입한 마리오 영입의 최종 결재권자였다. 이적료와 원천세 대납, 중개 수수료가 담긴 지출품의서에 직접 서명했다. 연봉까지 합쳐 마리오 한 명에게 책정된 돈은 총 13억2,912만원이다.

FIFA 윤리강령의 이해충돌 조항은 ‘이해충돌이 직무 수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에서 직무를, 특히 의사결정의 준비나 참여를 수행하는 것을 금지한다. 위반 시 최대 2년의 축구 관련 활동 금지가 따른다.

강원FC가 2025년 수수료를 지급한 21개 에이전시 가운데 해외로 송금된 곳은 HBR SPORT가 유일했다. 그 결과물은 3경기 0골, 그리고 2년째 임대료조차 없는 무상 임대다.

강원FC는 상기 "2025년 수수료 지급 에이전시 21곳 중 해외 송금은 HBR SPORT 단 1곳"이라는 더게이트 보도와 관련해, 최근 반박문을 내고 본지가 언급한 적도 없는 "해외 송금 사례가 역사상 특정 선수 한 명뿐"이라는 가공의 억지 주장을 내세우며 2021~2024년 과거 사례를 끌어와 반론을 펼치기도 했다.

정작 강원FC가 과거 자료를 통해 해명해야 했던 건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영입한 외국인 선수 가운데 왜 유독 마리오 에이전시 수수료만 '고액 + 일시불'이었느냐는 것이다(상기 표 참조). 강원FC엔 에이전트 수수료의 분할 관행이 존재했고, 이를 통해 '선수 조기 이탈 리스크' 관리를 했었다. 그러나 이 작동이 마리오에겐 적용되지 않았다.

김병지 강원FC 대표는 처남의 무자격 여부 등과 관련한 더게이트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처남 김 씨 역시 무자격 여부를 묻는 말에 침묵했다. 이전 통화에서 김 씨는 "(마리오 계약은) 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돈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항변한 바 있다. 그러나 FFAR 어디에도 '보수를 받아야만 에이전트'라는 조건은 없다. 무보수 항변이 규정 앞에서 소용없는 이유다.

2025년 1월 29일 HBR SPORT 인스타그램에 올려진 사진. HBR SPORT 구성원들이 마리오 추제(왼쪽에서 두 번째)의 강원FC 완전 이적을 축하하는 장면이다2025년 1월 29일 HBR SPORT 인스타그램에 올려진 사진. HBR SPORT 구성원들이 마리오 추제(왼쪽에서 두 번째)의 강원FC 완전 이적을 축하하는 장면이다

가장 역설적인 대목은 따로 있다. 김 씨가 더게이트에 들려준 "마리오의 원래 에이전트가 따로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친구 라이선스가 없을 거다. 그 친구가 계약할 위치가 안 되니까 HBR SPORT에서 대리를 한 거 아니겠느냐'" 김 씨의 얘기다. 라이선스가 없으면 이적 업무를 할 수 없다는 전제를, 김 씨 본인이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아들의 무자격 에이전트 활동 의혹에 이어 ‘무자격 에이전트’ 처남의 외국인 선수 영입 개입 논란까지 터진 강원FC. 축구계와 축구팬들은 연 120억원의 도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강원FC의 각종 논란과 의혹 제기에 대해 이 구단의 새로운 구단주인 우상호 강원도지사가 말이 아닌 책임있는 리더십을 발휘하길 바란다.

강원FC의 문제는 특정 구단만의, 특정 구단 대표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지자체 프로축구단임에도 방만 경영을 일삼고, 구단을 사유화하며, 아무 통제도 받지 않으려는 대한민국 전체 지자체 프로축구단의 민낯일 뿐이다.

안타까운 건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의 변화를 외치는 지금, '내 선거에 도움을 줬던 사람'을 새로운 구단 대표로 앉히려는 지자체 프로축구단 구단주 '정치인'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축구가 썩은 게 아니다. 그 이상으로 썩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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