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단기간 5강 진출팀 확정? 한화·롯데 가을야구 확률 소멸 임박...최다 관중 기록에 '적신호'
KIA 마스코트와 삼성 마스코트(사진=삼성)KIA 마스코트와 삼성 마스코트(사진=삼성)

[더게이트]

8경기 차다. 1위와 5위의 격차(7.5경기)보다 5위와 6위의 간격이 더 벌어졌다. 2년 연속 1200만 관중을 넘어 역대 최다 관중 페이스로 내달리던 KBO리그가 막판 흥행 복병을 만났다. 상위 5팀과 하위 5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며 5강 구도가 굳어지는 모양새. 6위 자리를 다투는 세 팀은 남은 시즌 기적만 바라봐야 하는 처지다.

25일 현재 2026 KBO리그 순위표는 2강·3중·3약·2최약 구도로 갈린다.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1경기 차로 피 말리는 1위 싸움을 벌이고 있고,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가 1.5경기 공간 안에서 3위 자리를 다툰다.

반면 5위 두산과 6위 롯데 자이언츠의 격차는 무려 8경기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롯데와 한화 이글스, NC 다이노스가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미세하게 갈리는 6~8위 그룹을 형성했다. 그 뒤로 SSG 랜더스가 사실상 9위 확정, 키움 히어로즈는 이변이 없는 한 사상 첫 4년 연속 10위가 확정적인 분위기다.

정규시즌을 77% 소화한 시점에서 5위와 6위의 거리가 크게 벌어지면서, 하위권 팀들의 가을야구 진출 확률도 바닥을 쳤다. 통계사이트 하드힛에 따르면 한화, 롯데, SSG, 키움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이미 0.0%다. 잔여 경기가 가장 많은 NC만 0.2%의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 있다. 반면 KT, 삼성, KIA는 100%로 확정 단계이며, LG(99.9%)와 두산(99.8%)도 사실상 굳히기 타임어택에 들어갔다.

가을야구 확률을 시뮬레이션해 보여주는 사이트 PSODDS.com의 분석도 다르지 않다. 여기선 KT와 삼성이 100%에 도달했고, KIA(98.1%)·LG(96.9%)·두산(96.1%) 모두 100%에 상당히 근접했다. 반면 SSG와 키움은 0.0%로 탈락이 확정됐고 한화(3.6%), NC(3.0%), 롯데(2.2%)도 희미한 불씨가 꺼져간다.

산술적 가능성과 냉혹한 현실롯데 마스코트와 삼성 마스코트(사진=삼성)롯데 마스코트와 삼성 마스코트(사진=삼성)

가을야구 진출 확률은 통계사이트의 예측 시스템이 잔여 시즌 일정과 팀 간 상대 전적, 피타고리안 승률 등을 반영해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산출한 수치다. 현재 순위뿐 아니라 남은 경기의 대진까지 고려해 산출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상당히 높다.

물론 산술적으로야 하위권 팀이 남은 경기에서 거의 전승을 거두고, 상위권 중에 '알아서 자빠지는' 팀이 나오면 역전이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통상 5강 마지노선으로 꼽히는 승률 5할을 맞추려 해도, SSG는 남은 30경기에서 25승 5패(승률 0.833)를 거둬야 한다. 이건 프랜차이즈 올타임 레전드 멤버가 다 모여서 전성기 기량으로 뛰어도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롯데도 남은 34경기에서 21승 13패, 승률 0.618을 기록해야 하는데, 롯데는 45년 역사상 한번도 6할 승률을 기록해본 적이 없는 구단이다(역대 최고 승률: 1999년 0.591). 한화 역시 22승 13패, 승률 0.629를 거둬야 5할 승률에 턱걸이할 수 있고, NC도 잔여경기 23승 15패, 승률 0.605를 기록해야 5할 승률을 바라볼 수 있다.

하위권 팀만 치고 올라온다고 될 일도 아니다. 상위권 팀 중 누군가 5할 승률 아래로 곤두박질쳐야 하는데, 이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삼성은 남은 시즌 6승 27패, 승률 0.182만 기록해도 5할 승률이 가능하고, KT도 7승 29패, 승률 0.194로 사실상 일부러 지는 수준의 성적을 내야 5할 승률이 된다. KIA와 LG 역시 남은 32경기에서 11승 21패, 승률 0.344를 기록해야 하는데, LG의 후반기 승률이 0.346긴 해도 이 상태가 시즌 끝까지 유지될 것 같진 않다. 두산도 32경기에서 12승 20패, 승률 0.375를 기록해야 5할까지 승률이 내려간다.

혼자 잘해서는 못 뒤집는 순위한화 이글스 마스코트(사진=한화)한화 이글스 마스코트(사진=한화)

10개 팀이 뛰는 리그에서 순위는 나 혼자 잘한다고 올라가는 게 아니다. 아무리 계속 이겨도 위에 있는 팀이 함께 이기면 순위는 제자리다. 하위 5개 팀이 연전연승을 거듭해도 상위권 팀들이 내려오지 않으면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게다가 순위 경쟁하는 팀끼리 서로 물고 물리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현재 5강 중 가장 승률이 낮은 두산의 승률은 5할이 아니라 0.537로, 5할보다 훨씬 높다. 하위권의 기적이 쉽지 않은 이유다.

최근 5년만 놓고 봐도 이렇게 5강과 5약이 일찍 가려진 시즌은 없었다. 지난해 같은 시점(77% 소화)인 8월 16일 당시 가을야구 확률 0%인 팀은 키움 한 팀뿐이었고, KT·NC·삼성·두산은 하위권이라도 가을야구 희망이 살아 있는 상태였다. 이 가운데 삼성은 막판 치고 올라와 2위까지 올랐고, NC도 기적 같은 막판 9연승으로 5강에 진출했다. 덕분에 지난해 KBO리그는 시즌 마지막 날까지 순위 경쟁이 흥미진진했다.

2024년은 더 치열했다.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막판에 힘을 내면서, 77% 소화한 8월 14일 기준 가을야구 확률 0%인 팀이 한 팀도 없었다. SSG, NC, 롯데, 한화, 키움 등이 상위권 도약을 위해 경쟁했다. 2023년에는 77% 시점인 9월 1일 당시 확률 0%인 팀이 두 팀뿐이었다. 대신 두산·롯데·삼성의 가을야구 진출 확률이 살아 있었고, 이 가운데 두산이 5위로 극적인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2022년에도 같은 시점(8월 26일) 롯데·NC·두산·삼성의 가을야구 확률이 살아 있었고, 2021년에는 동일 시점(9월 19일)에 NC·SSG·롯데·KIA가 가을야구 희망을 붙잡고 시즌 후반을 보냈다. 올해처럼 이렇게 일찌감치 가을야구 확률 99%를 넘는 상위 5팀과 0%에 근접한 하위 5팀으로 갈린 건, 2001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유례가 없다.

한화·롯데·NC 등 6위 경쟁팀들은 여전히 희망을 품고 남은 시즌 전력을 다하겠지만, 아무래도 남은 시즌 순위싸움은 김이 빠질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 흥행에는 예측 불가능성과 치열한 순위싸움이 크게 작용한다. 5강 희망이 사라진 팀의 팬들은 상대적으로 야구장을 찾아 직관할 동기부여가 약해질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성적과 관계없이 야구장 자체를 즐기거나 팀과 선수를 응원하는 팬의 비중도 높아졌지만, 팀의 성적과 가을야구는 여전히 무시 못 할 요소다. 지난해 1231만 관중을 넘어 1281만 관중 신기록으로 질주하던 리그가 뜻밖의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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