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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SEC 수장 그렉 생키 커미셔너(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더게이트]
미국 대학스포츠가 프로 무대를 밟았던 선수들의 대학 복귀를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징계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감독 출장정지와 예산 삭감이라는 극약 처방까지 내놓으며 '프로 리턴'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미국 대학스포츠 최대 콘퍼런스 SEC는 27일(한국시각)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엄에서 열린 정기 회의에서 프로 경력을 지닌 선수를 영입하는 대학에 대한 구체적 징계안을 확정했다. 16개 회원 대학 가운데 15곳이 찬성표를 던졌고, 루이지애나주립대(LSU)만 홀로 기권했다.
이번 표결은 전날 16개 회원 대학 총장단이 만장일치(16대 0)로 통과시킨 '프로 복귀 금지' 방침의 후속 조치다. 당시 총장단은 그렉 생키 SEC 커미셔너에게 위반 대학을 처벌할 권한을 부여했고, 곧이어 상세한 징계 수위를 확정했다.
징계 내용은 상상 이상이다. 프로 출신 선수를 기용한 대학의 해당 종목 감독은 시즌 절반 동안 출장정지 처분을 받는다. 해당 종목의 한 해 운영 예산 중 50%를 벌금으로 물어야 하며, 콘퍼런스 내 의결권도 박탈된다. 커미셔너에게는 필요에 따라 추가 제재를 가할 권한까지 주어졌다. 이는 전미대학체육협회(NCAA)가 이적 창구를 거치지 않고 학교를 옮기는 이른바 '유령 전학'을 처벌하기 위해 만든 규정과 유사한 수준이다.
LSU가 유일하게 기권표를 던진 이유가 있다. 레인 키핀 LSU 미식축구 감독은 이미 법원 가처분으로 대학 출전 자격을 회복한 선수를 최소 2명 영입했고, 윌 웨이드 농구 감독 역시 또 다른 선수의 합류를 타진해 왔다. 프로 무대를 밟았던 유망주를 발 빠르게 품으려던 계획이 이번 징계안으로 물거품이 될 위기다.
법원 가처분 틈탄 프로들의 대학 유턴
NBA 드래프트됐던 선수의 NCAA 출전이 논란이다(사진=챗GPT 이미지 생성)이번 사태는 NCAA 규정의 사각지대와 사법부 판단이 충돌하면서 불이 붙었다. NCAA는 6월 선수의 대학 활동 연한을 나이 기준 5년으로 개편했다. 하지만 이전 기준에 따라 4시즌을 채워 뛰고 프로에 진출한 2022년 고교 졸업생(2022~2023시즌 입학자)에게는 소급 혜택을 주지 않았다.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선수들은 법원으로 향했고, 루이지애나주 법원 등이 5년 차 출전 자격을 인정하는 임시 가처분 결정을 내리면서 빗장이 풀렸다.
사법부 결정이 나오자 미국프로풋볼(NFL)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소속이던 데이콴 라이트와 뉴올리언스 세인츠의 젝스비언 해리스는 훈련캠프를 떠나 대학 복귀를 선언했다. 두 선수 모두 미시시피대 시절 스승인 키핀 감독의 부름을 받고 LSU 합류를 추진했다. 라이트는 25일 브라운스에서 방출된 뒤 루이지애나주 법원에서 임시제한명령(TRO)을 받아내며 5년 차 대학 자격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미 프로농구(NBA) 구단들과 복수 계약을 맺었던 농구 유망주 RJ 루이스 주니어까지 25일 루이지애나주 법원에서 LSU 합류를 위한 임시 가처분 결정을 받아내며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프로 계약 이력이 있는 선수들이 잇따라 대학 복귀 길을 열어젖히자 미국 대학 체육계 전반이 혼란에 빠졌다.
대학 리그 '도미노 차단'… 법정 싸움 확전
NBA 드래프트됐던 선수의 NCAA 출전이 논란이다(사진=챗GPT 이미지 생성)각 콘퍼런스는 주 법원의 가처분 효력이 개별 리그 자체 규정까지 묶지는 못한다고 판단해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빅텐(Big Ten)은 26일 프로 선수의 복귀를 전면 금지하기로 결의했고, 빅12(Big 12) 역시 27일 동일한 금지 규정을 발표했다. 대서양연안콘퍼런스(ACC)도 24시간 이내에 이사회 승인을 거쳐 같은 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SEC가 확정한 금지 대상 요건은 세 가지다. NFL·NBA·미 여자프로농구(WNBA) 등 프로 드래프트 참가를 신청한 뒤 정식으로 철회하지 않은 선수, 해당 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은 선수, 로스터에 공식 등록됐던 선수는 대학 무대에 설 수 없다.
선수 측 법률 대리인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라이트 등의 소송을 대리하는 텍사스주 라이언 다운턴 변호사는 성명을 내고 "SEC의 조치는 NCAA를 여러 법원 명령에 대한 법정모독 상태로 몰아넣는 일"이라며 "법원이 NCAA 차원에서 효력을 정지시킨 규정을 콘퍼런스가 즉흥적으로 다시 만들어내는 행태는 카르텔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선수 측 법률팀은 아직 SEC를 상대로 소송을 내지는 않았다. 루이지애나주 법무장관실도 현재까지는 개입하지 않고 관망하는 태도다. 키핀 미식축구 감독과 웨이드 농구 감독, LSU 대학 당국 모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과 대학리그의 중징계 결의가 정면충돌하면서 미국 대학스포츠는 전례 없는 법정 공방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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