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라고 물려준 구단이 아닐 텐데...레이커스 구단주 가문 '2차 남매의 난' 결국 법정 간다
LA 레이커스.LA 레이커스.

[더게이트]

“제이니는 어떤 매각에도 동의한 적이 없고, 상의를 거치거나 심지어 통보조차 받지 못했다.”

미 프로농구(NBA) 명문 LA 레이커스의 경영권을 둘러싼 구단주 가문의 내홍이 결국 법정으로 번졌다. 제이니 버스 LA 레이커스 대표 구단주가 나머지 남매 5명의 잔여 지분 매각을 막아달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상급법원에 청구 소송을 냈다고 디 애슬레틱 등 현지 매체가 27일(한국 시간) 보도했다.

고(故) 제리 버스 구단주가 2013년 세상을 떠나기 전 후계자로 지목한 제이니 대표는 97쪽 분량의 소장을 통해 남매들이 자신을 철저히 배제한 채 비밀리에 지분 매각을 결의했다고 주장했다. 남매들의 매각 결의 자체를 원천 무효로 선언해 달라는 것이 소송의 핵심이다. 제이니 측 애덤 스트라이샌드 변호사는 이번 표결을 “교활한 짓”이라 규정하며 “제이니가 손을 쓰기도 전에 기정사실로 굳히려고 치밀하게 계획한 음모”라고 비판했다.

NBA 규정상 구단 대표 자격을 유지하려면 지분 15%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현재 가문 신탁이 쥐고 있는 레이커스 잔여 지분은 17.8%다. 남매들의 뜻대로 이 지분이 통째로 제3자에게 넘어가면, 제이니 대표는 요건을 채우지 못해 경영권을 내려놓아야 할 처지에 놓인다.

2017년 경영권 다툼의 데자뷔?

이번 갈등은 2017년 발생했던 경영권 분쟁과 판박이다. 당시 조니와 짐 버스가 가문 신탁 이사회를 통해 제이니를 몰아내려다 법원의 제동으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조이와 재니를 제이니와 묶어 공동수탁자로 지정하며, 제이니가 대표 구단주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하라고 명령했다.

제이니 대표는 소장에서 조이와 재니가 매각 결의서에 몰래 서명한 것 자체가 당시 법원 명령을 고의로 위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소장에는 나머지 3남매(조니·짐·제시)를 겨냥해 수탁 의무 위반 방조 혐의를 적용하는 내용도 담겼다. 반면 남매들은 신탁 규정상 6남매 중 4명, 공동수탁자 3명 중 2명의 동의만 얻으면 지분 처분에 법적 문제가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분쟁의 중심에 선 조이와 제시는 불과 9개월 전 제이니 대표의 손에 프런트에서 쫓겨난 인물들이다. 조이는 구단주 대행 겸 리서치·개발 부문 부사장을, 제시는 단장보 겸 스카우트 팀장을 지내다 지난해 11월 전격 해임됐다.

이번 '2차 남매의 난'에서 도화선이 된 건 구단 최대 주주 마크 월터의 전격적인 매각 결정이다. 월터는 지난해 6월 100억 달러(약 14조 5000억원)의 기업 가치로 레이커스를 인수할 당시 제이니의 구단 대표직을 최소 5년간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월터가 조슈아 쿠슈너와 밥 아이거 전 디즈니 최고경영자 컨소시엄에 역대 최고가인 125억 달러(약 18조 1250억원)를 받고 지분을 넘기기로 하면서 상황이 꼬였다.

소장에 따르면 조이는 월터의 매각 소식이 공개되기 하루 전인 11일 발 빠르게 지분 매각 서한에 서명했다. 이어 18일 다섯 남매가 정식 매각 결의서에 서명한 뒤 "우리 가족은 단합돼 있다"는 성명까지 냈다. 제이니 측은 이들의 행동이 재정적 필요가 아니라 자신을 향한 반감에서 비롯됐다고 반박했다. 다른 소수 주주들은 제이니 편에 서서 지분 동결 의사를 밝혔다.

프런트서 쫓겨난 형제들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인수로 맞불

소송전과 함께 독자 행보에 나선 남매들의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조이와 제시가 세운 '버스 스포츠 캐피털'은 송성문의 소속팀인 미 프로야구(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지분 약 5%를 인수하는 계약에 합의했다. 샌디에이고는 콴자 존스와 호세 펠리시아노 부부가 지난 17일 39억 달러(약 5조 6550억원) 규모 거래로 지배 지분을 사들인 구단이다.

두 형제는 이번 투자로 샌디에이고 구단 자문위원회에 합류한다. 공교롭게도 레이커스에서 구단을 함께 소유했던 마크 월터 다저스 구단주와 야구에서는 적으로 만나게 됐다. 조이는 성명에서 "샌디에이고에서 자라며 어릴 적부터 사랑해온 팀의 미래에 기여할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다.

법정 다툼의 첫 심리는 오는 11월 5일로 예정돼 있다. 다만 월터가 아직 매각 합의에 대한 공식 통지조차 거치지 않은 상태라, 남매들이 근거로 삼은 '동반 매각권'이 실제로 발동됐는지 여부부터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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