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일 만의 안타가 다저스 상대 끝내기 적시타라니...김하성, 상의 다 벗겨진 채 승리의 질주
김하성의 끝내기 안타가 터졌다(사진=MLB.com)김하성의 끝내기 안타가 터졌다(사진=MLB.com)

[더게이트]

이런 게 바로 스타 본능인가. 27타수 연속 무안타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안타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끝내기 안타, 그것도 2년 연속 우승팀 LA 다저스 상대로 나왔다. 상의가 다 벗겨진 채 동료들과 얼싸안고 기뻐하는 김하성의 모습이 MLB닷컴 메인 화면을 장식했다.

김하성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홈경기에서 9회말 2사 1, 2루 대타로 출전, 다저스 마무리 태너 스콧의 속구를 받아쳐 좌전 안타를 터뜨렸다. 2루 주자 레인 토마스가 여유 있게 홈을 밟으면서 애틀랜타는 6대 5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스콧은 앞서 토마스에게 우전 2루타를 맞은 뒤 강타자 오스틴 라일리를 자동 고의볼넷으로 거르고 타율 0.078의 김하성과 승부했다. 최근 27타수에서 안타가 없는 타자와 상대하는 합리적인 선택이었지만 결과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홈런 세 방, 엎치락뒤치락 타격전...김하성이 끝냈다김하성의 끝내기 안타가 터졌다(사진=MLB.com)김하성의 끝내기 안타가 터졌다(사진=MLB.com)

경기는 초반부터 홈런 공방으로 뜨거웠다. 애틀랜타가 맷 올슨의 시즌 37호 홈런포로 앞서가자 다저스는 3회 토미 에드먼의 2점 홈런으로 3대 1로 뒤집었다. 애틀랜타는 4회 라일리의 희생플라이와 드레이크 볼드윈의 2타점 2루타로 4대 3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날 볼드윈은 3안타를 몰아치며 타선을 이끌었다.

6회에는 션 머피가 홈런을 날려 5대 3으로 점수를 벌렸다. 다저스도 7회 무키 베츠의 적시타로 오타니 쇼헤이를 불러들이고, 에드먼이 만루에서 볼넷을 골라내며 5대 5 균형을 맞췄다. 역전당할 위기에서 애틀랜타는 구원 디디에 푸엔테스가 카일 터커를 뜬공으로, 알렉 토마스를 병살타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8회 만루 기회에서 마우리시오 두본의 병살타로 득점에 실패한 애틀랜타는 9회말 공격에서 김하성의 한 방으로 기어이 승부를 끝냈다. 9회초 다저스 타자 3명을 깔끔하게 삼자범퇴 처리한 빅터 메데로스는 시즌 3승(1패)째를 챙겼다. 반면 태너 스콧(1승 5패)은 전날 1차전에 이어 이틀 연속 패전 투수가 됐다.

끝내기 주인공 김하성은 올 시즌 유독 험한 시간을 보냈다. FA 다년 계약 대신 애틀랜타와 1년 계약을 맺고 'FA 재수'를 노렸지만, 한국에서 빙판길 낙상 사고로 오른쪽 가운뎃손가락 힘줄이 파열돼 수술대에 올르는 불운이 찾아왔다.

부상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낙마했고 스프링 트레이닝도 정상적으로 치르지 못했다. 재활을 거쳐 빅리그에 돌아왔지만 73타수 5안타에 그쳤고, 7월 4일 손가락 통증으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8월 3일에야 합류했다. 부상과 부진이 길어지면서 주전 유격수 자리에서 백업 유틸리티 요원으로 밀려났다.

지난 6월 4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 안타 이후로는 두 달 넘게 안타를 때리지 못했고 27타수 연속 무안타 부진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날 시즌 6번째 안타를 끝내기로 장식하면서 반등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023년 4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끝내기 홈런 이후 메이저리그 통산 두 번째 끝내기 안타다.

와이스 감독 "한 번도 불평 없이 묵묵히 노력한 김하성"김하성의 끝내기 안타가 터졌다(사진=MLB.com)김하성의 끝내기 안타가 터졌다(사진=MLB.com)

월트 와이스 애틀랜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정말 기쁘다"며 "김하성은 그동안 한 번도 불평하지 않고 묵묵히 땀 흘려온 선수인데, 이런 순간이 찾아왔다.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 장면"이라고 말했다.

김하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팀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며 "1루로 뛰어가면서 타구가 안타가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고 돌아봤다. 이어 "언제 출전 기회가 올지 알 수 없었지만, 그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애써 왔다"며 "그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고 털어놨다.

주전 자리에서 밀려난 현실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김하성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며 "라인업을 정하는 건 감독의 몫이다. 그래서 다른 방식으로 팀에 도움이 될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료들에게 정말 고맙다. 야구를 하다 보면 부침이 있기 마련인데 올 시즌이 내겐 그런 시기인 것 같다"며 "그래도 계속 노력하면 야구는 계속될 것이고, 나도 한 단계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틀랜타는 이날 승리로 올 시즌 다저스전 상대 전적을 4승 1패로 벌려 타이브레이커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양 팀은 각각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와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어 맞대결 성적이 가을야구 시드 배정의 변수가 될 수 있다. 4경기 차였던 다저스와의 승차도 이틀 연속 역전승으로 2경기 차까지 좁혔다.

78승 55패를 마크한 애틀랜타는 이제 시리즈 3연전 싹쓸이에 도전한다. 시리즈 스윕 여부는 28일 경기에서 가려진다. 애틀랜타는 노장 좌완 크리스 세일(12승 9패, 평균자책 2.20)을, 다저스는 일본인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12승 7패, 평균자책 2.61)를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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