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FC, 83억 털리고 또 42억 달라?”…김포 시민단체 “시민 혈세가 밑 빠진 독 됐다” [더게이트 인터뷰]
김대훈 ‘김포FC 진상규명과 혈세 환수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 (사진=더게이트)김대훈 ‘김포FC 진상규명과 혈세 환수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 (사진=더게이트)

[더게이트]

"수십억원의 시민 혈세가 사라질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는 게 말이 됩니까."

프로축구 K리그2 김포FC에서 불거진 83억원대 공금 횡령 의혹을 바라보는 김포지역 시민사회의 시선은 싸늘하다. 단순히 구단 '출납 담당' 직원 한 명의 범죄 여부만 가려서는 이번 사태의 실체를 규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지자체 프로축구단에서 수년에 걸쳐 거액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동안 회계 관리와 내부통제, 이사회, 김포시의 관리·감독은 물론 시의회의 예산·결산 심사까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모두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포FC 진상규명과 혈세 환수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8월 27일 김포시의회에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대책위는 횡령 발생 경위부터 자금 유출 과정, 회계 관리와 내부통제 실태, 이사회와 김포시의 관리·감독까지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대훈 ‘김포FC 진상규명과 혈세 환수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은 더게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특정 직원의 일탈만으로 볼 수 없는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예산 집행과 회계 관리, 내부통제와 감시 시스템, 이사회, 김포시의 관리·감독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증거"라며 "시스템 자체가 붕괴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게이트는 김포FC 횡령 의혹과 김포시의 관리·감독 책임, 추경 논란, 행정사무조사 요구 배경 등을 김 위원장에게 묻고 들었다.

"83억원 사라질 때까지 몰랐다면 시스템 붕괴"‘김포FC 진상규명과 혈세 환수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27일 김포시의회에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사진=시민대책위원회 제공)‘김포FC 진상규명과 혈세 환수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27일 김포시의회에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사진=시민대책위원회 제공)

이번 김포FC 횡령 사건을 단순히 담당 직원 개인의 범죄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라고 판단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입니까.

김포FC는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재단입니다. 이번 사건은 특정 직원의 일탈이기도 하지만 그것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예산 집행과 회계 관리, 내부통제와 감시 시스템, 이사회, 그리고 관리·감독 기관인 김포시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봅니다. 수년에 걸쳐 80억원이 넘는 시민의 세금이 횡령됐다는 것은 시의회의 예산 심의나 결산 심사까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정상적인 회계나 내부통제 시스템 자체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붕괴됐다고 봐야죠. 수십억원의 공금이 사라질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는 게 말이 됩니까.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공공기관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봅니다.

현재까지 파악한 내용을 기준으로 김포FC 내부에서 가장 먼저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은 누구라고 봅니까.

구단 관계자들입니다. 당시 구단주인 시장부터 대표이사와 단장 등 구단 관리자들의 책임을 살펴봐야 합니다. 여기에 이사회도 있고 더 넓게 보면 김포시 체육 관련 부서와 담당 공무원들도 관리·감독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봅니다. 시의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수십억원의 공금이 사라질 때까지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기본적인 관리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김포FC에는 그동안 회계감사나 김포시의 지도·점검도 있었을 텐데 83억원대 횡령 의혹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기존 감사 역시 형식적으로 진행됐다고 보는 겁니까.

정확힐 지적입니다. 김포FC가 공개하는 경영공시 자료가 있어요. 회계를 전문적으로 모르는 제가 봐도 자료를 보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는데, 그동안 아무도 몰랐다는 겁니다. 결국 감사나 관리·감독이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대책위가 별도로 확보한 자료나 아직 공개되지 않은 추가 의혹도 있습니까.

현재 별도로 확보한 비공개 자료가 있는 건 아닙니다. 공개된 경영공시 자료 등을 중심으로 보고 있습니다. 처음 김포시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횡령 의혹을 공개하면서 외부에 사건이 알려졌는데, 감사가 상당 기간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의문입니다. 통상적인 감사보다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왜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지도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83억원 진상도 안 밝혀졌는데 또 42억원 달라니"김포FC 진상규명과 혈세 환수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사진=김대훈 위원장 제공)김포FC 진상규명과 혈세 환수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사진=김대훈 위원장 제공)

김포FC는 이런 상황에서도 추가경정예산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대책위가 특히 이 요구에 문제 제기를 했는데요.

80억원이 넘는 횡령 의혹의 진실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는데 다시 41억7700만원, 거의 42억원에 달하는 시민 혈세를 요구하는 것이 과연 맞느냐는 겁니다. 시민들이 볼 때는 책임 규명보다 예산 지원이 먼저인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추경 자체를 반대한다는 의미인가요. 아니면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문책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겁니까.

우선 관리·감독 실패의 원인을 밝히는 게 먼저입니다. 장기간 횡령이 이어졌다는 정황이 드러났다는 것은 결국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얘기잖아요. 그런데 그 관리 실패로 발생한 재정 문제를 다시 시민들의 세금으로 메우려고 한다면 결국 책임을 시민들에게 떠넘기는 셈이 됩니다. 구단 자체적인 자구책이 무엇인지, 횡령 피해액을 어떻게 환수할 것인지, 왜 추가로 42억원이 필요한지부터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김포FC는 시민 세금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구단입니다. 그런데 현재까지 시민들은 "사라진 돈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 "추가 예산은 왜 필요한지"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대책위가 이날 김포시의회에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구성을 요구했습니다. 특위가 만들어진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조사해야 한다고 봅니까.

중점적으로 요구한 조사 사항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횡령 발생 경위입니다. 횡령이 언제 시작됐고 어떤 수법이 사용됐는지, 전체 규모가 얼마인지, 자금이 어떤 과정을 통해 유출됐는지, 공범 여부가 있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네.

두 번째는 회계 관리 실태입니다. 회계 관리 절차와 계좌 관리 체계, 지출 승인 절차, 이중 결재 여부 등 회계 시스템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됐는지를 봐야 합니다. 세 번째는 내부통제입니다. 직무 분리가 제대로 돼 있었는지, 내부감사는 실시했는지, 이상 거래를 점검했는지, 사고 보고 체계와 내부 신고 제도는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렇군요.

대표이사가 예산 집행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회계 점검 실적은 있었는지도 조사해야 합니다. 이사회 운영과 감사 기능은 물론 김포시가 정기감사나 경영평가 결과를 제대로 분석했는지, 회계 점검과 경영개선 요구를 했는지까지 모두 들여다봐야 합니다.

정작 김포시의회가 그런 수준의 조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저는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가 구성되더라도 수박 겉핥기식으로 끝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청원서에 단순히 특위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조사해야 하는지까지 구체적으로 담았습니다. 시의회 역시 그동안 예산과 결산을 심사해온 기관인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조사해야 합니다.

"김포시·구단 책임자 고발 검토…배임·횡령 방조 혐의"김포FC 전 구단주인 김병수 전 김포시장(사진 왼쪽부터), 김포FC 홍경호 대표이사, 김포FC 권일 단장. 축구계는 "사상 유례가 없는 지자체 프로축구단 80억 횡령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면 구단 수뇌부에 대한 전면적 수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김포FC 전 구단주인 김병수 전 김포시장(사진 왼쪽부터), 김포FC 홍경호 대표이사, 김포FC 권일 단장. 축구계는 "사상 유례가 없는 지자체 프로축구단 80억 횡령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면 구단 수뇌부에 대한 전면적 수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책위가 행정사무조사 요구에 이어 별도의 법적 대응도 준비하고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시민단체 차원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관련자들에 대한 고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검토하고 있는 대상에는 당시 김포시장과 김포FC 대표이사, 단장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어떤 혐의로 고발을 검토하고 있는 겁니까.

배임과 횡령 방조 혐의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 책임과 혐의가 인정되는지는 수사기관에서 밝혀야 할 부분입니다. 저희가 문제 삼는 것은 단순히 돈을 직접 빼낸 사람 한 명만 처벌하고 끝낼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수년 동안 수십억원의 시민 혈세가 빠져나갈 수 있었던 구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관리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무엇을 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김포시가 시의원들에게만 김포FC 횡령사건의 중간보고를, 그것도 비공개로 진행했습니다. 무엇보다 경찰이 늦장수사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도 김포시는 '우리는 더는 할 게 없다'는 무기력한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포시의 불투명한 행정과 무능, 무기력이 이전 시장 시절과 다를 게 없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80억 횡령범은 도주의 위험이 있음에도 이사를 가는 등 현재 거리를 활보하는 중입니다. 이번 사태에서 시민대책위가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진상을 제대로 밝히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는 겁니다. 83억원이라는 돈이 어떻게 사라졌는지부터 명확하게 밝혀야 하고, 회수할 수 있는 돈은 최대한 환수해야 합니다. 동시에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회계와 내부통제 시스템을 완전히 정비해야 합니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구단입니다. 그렇다면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합니다. 이번 일을 특정 직원 한 사람의 일탈로 정리해 버려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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