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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축구계의 태양왕 인판티노.[더게이트]
세계 축구계를 뒤흔든 '월드컵 상업 지분 매각 파문'이 법정 공방으로 번질 조짐이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궁지에 몰린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상대로 스위스 현지에서 형사소송을 제기할 채비에 들어갔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UEFA가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형사고발 절차를 밟기 앞서 미국 연방법원에 관련 증거와 내부 문서 공개를 정식 요청했다고 28일(한국시간) 보도했다. UEFA는 미국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인판티노 회장이 사적 이익을 챙기기 위해 시장 가치보다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매각을 밀어붙였다고 적시했다.
논란의 핵심은 신설 법인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다. FIFA는 상업·이벤트 운영권을 쥔 FFE의 지분 20%를 미국 투자펀드 '쓰라이브 이터널'에 42억 달러(약 6조 900억원)를 받고 매각하려다 거센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접었다. 쓰라이브 이터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친동생인 조슈아 쿠슈너가 운영하는 사모 투자사다.
UEFA 법률 대리인단은 매각 평가액이 비상식적으로 낮았다고 짚었다. 공개 경쟁 입찰을 거치지 않았고, 독립된 감정평가기관의 객관적 검증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UEFA는 법원 서류를 통해 "쓰라이브와 주고받은 기업가치 분석 자료는 42억 달러라는 가격이 정상적인 거래였는지, 아니면 인판티노 회장이 사익을 위해 유도한 부당 거래였는지 입증할 결정적 증거"라고 강조했다.
증거 공개 요청 대상에는 뉴욕 JP모건과 콜로라도의 밴 벤처스, 그레그 마페이 최고경영자(CEO)도 포함됐다. JP모건과 밴 벤처스는 지난 7월 28일 FIFA가 FFE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할 당시 핵심 파트너사로 이름을 올린 곳들이다.
스위스 형법상 배임죄..."최대 징역 5년 처벌 가능"UEFA는 인판티노 회장과 FIFA 경영진을 스위스 형법 제158조(부당 사무처리 및 배임) 위반 혐의로 겨누고 있다. 스위스 법상 불법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조직에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5년이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사법 관할권도 명확하다는 입장이다. FIFA 본부가 스위스 취리히에 있고, 문제의 매각안 역시 취리히 본부에서 인판티노 회장의 주도로 기획·실행됐기 때문이다. UEFA는 FFE 계획 탓에 발생한 재정적 손실이 스위스 회계감사를 받는 FIFA의 조직적 손실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UEFA는 쓰라이브와 쿠슈너 측에 거래 논의 초기부터 인판티노 회장, 마페이 CEO 등과 주고받은 모든 서한과 FFE 내부 가치평가 모델 일체를 요구했다. 투자의향서, 주식 청약서, 이면합의서, 지배구조 권한 문서 등도 제출 대상에 올랐다.
지난 3월 회원국 200여 곳의 지지를 내세우며 3선 연임을 장담했던 인판티노 회장의 입지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UEFA를 비롯해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아시아축구연맹(AFC) 등 3대 대륙연맹이 일제히 등을 돌리며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유럽 55개 회원국과 FIFA 평의회 유럽 위원들도 모나코에서 열린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조 추첨 행사 직전 별도 회동을 갖고 '신뢰를 재건할 새 리더십'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UEFA는 공식 성명을 통해 "FIFA는 현재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유보금을 보유하고 있고, 이 자금은 회원국들의 몫"이라며 "타 대륙연맹과 손잡고 재정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유보금 일부를 회원국을 위해 책임 있게 방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면 인판티노 회장이 개발 기금을 늘리겠다며 무리하게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이려 한 이유가 무엇인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UEFA는 인판티노 회장이 연임 도전을 고수할 경우 타 대륙연맹과 연대해 개혁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대항마를 내세우겠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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