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계약, 3주 안에 끝내라" MLB 황당 '타임어택' 제안...선수노조 발끈, 2027시즌 파행 위기
카일 터커(사진=LA 다저스 SNS)카일 터커(사진=LA 다저스 SNS)

[더게이트]

FA 이적 시장을 단 3주로 제한하겠다고?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이 FA 계약을 12월 단 3주 안에 몰아서 끝내자는 '개악안'을 선수노조에 던졌다. FA 협상 기간을 제한해서 선수들의 레버리지를 뺏겠다는 꼼수에 선수노조는 "선수끼리 싸우게 만드는 의자 뺏기 게임"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구단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MLB 사무국은 28일(한국시간) 진행한 선수노조(MLBPA)와의 단체협약(CBA) 협상에서 오프시즌 이적 시장 일정 개편안을 공식 제안했다. 핵심은 FA 선수들의 타 구단 계약 가능 기간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데 있다. 월드시리즈 종료 닷새 뒤부터 협상은 가능하지만, 원소속팀 외 다른 구단과의 계약은 12월 초 윈터미팅 개막일 낮 12시(미국 동부 시간)부터 12월 21일까지 딱 3주 동안만 허용한다는 구상이다. 이후 1월 내내 모든 계약과 트레이드가 전면 금지되는 '동결 기간'을 거친 뒤, 스프링트레이닝 직전인 2월 첫째 주 월요일에야 협상 창구를 다시 연다는 내용이다.

지금껏 FA 시장에는 마감 시한이 따로 없었다. 선수가 시간을 끌며 여러 구단의 조건을 저울질하는 과정 자체가 협상의 큰 무기였다. 계약 제한시간이 3주로 줄어들면 사정이 달라진다. 모든 선수가 같은 시기에 한정된 자리를 놓고 동시에 경쟁해야 한다. 선수노조가 이를 '의자 뺏기 게임'에 빗댄 이유다. 의자를 놓친 선수는 2월까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 아니면 구단이 제안하는 헐값 계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사무국은 미 프로풋볼(NFL) 플레이오프와 겹치는 1월 이적 시장을 비우고 12월 윈터미팅에 화력을 집중해 흥행 효과를 노리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글렌 캐플린 MLB 대변인은 "샐러리캡과 하한제 시스템은 로스터 안정성을 높이고 최고의 선수들을 더 빨리 메이저리그로 데려오며 오프시즌 속도를 끌어올려 선수와 팬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며 "현재 경제 체제에서는 이런 변화가 경쟁 균형을 해쳐 실현하기 어렵다"고 강변했다. 결국 이번 일정 단축안 역시 노조가 줄곧 거부해 온 샐러리캡수용을 전제로 내건 셈이다.

이에 브루스 마이어 선수노조 임시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로스터 교체를 제한하거나 조기 FA 계약을 유도하는 유일한 방법이 샐러리캡이라는 주장은 전혀 진지하지 않다"며 "선수들도 문제 해결 방안을 냈지만, 리그는 선수 권리를 축소하거나 협상력을 구단으로 넘기지 않는 변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로스터 돌려막기' 막는 주간 로스터제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사진=MLB.com)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사진=MLB.com)


사무국은 정규시즌 로스터 운용 방식도 대폭 손질하겠다고 나섰다. 먼저 일요일 밤부터 월요일 오후 사이에 26인 로스터를 확정하면 다음 주 일요일까지 명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주간 로스터제'를 제안했다. 현재 구단들은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 사이에서 투수를 수시로 오르내리게 하는 운영을 해왔는데, 잦은 이동에 노출된 선수들은 서비스타임과 소득 안정성을 챙기기 어려웠다. 로스터를 일주일 단위로 고정해서 이런 잦은 강등과 콜업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취지다.

부상자명단(IL) 규정도 손질 대상에 올랐다. 기존 야수 10일, 투수 15일 체제를 각각 1주일과 2주일 단위로 바꾸되, 기준점을 '월요일'로 통일하는 안이다. 월요일에 다친 선수는 다음 월요일까지 7일만 쉬면 복귀할 수 있지만, 화요일에 다친 야수는 해당 주차가 계산에서 빠져 다음다음 월요일까지 최소 13일을 결장해야 한다. 투수 역시 부상 요일에 따라 최소 14일에서 최대 20일까지 결장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

대신 사무국은 26인 로스터 내 투수 보유 한도를 13명에서 14명으로 늘리고, 마이너리그 강등 옵션 사용 횟수는 연간 5회에서 4회로 축소하는 조건을 덧붙였다. 투수 교체 회전율을 강제로 낮추는 대신 엔트리 한 자리를 더 내주겠다는 일종의 절충안이다.

룰5 드래프트 요건도 변경 대상이다. 자격 요건을 1년 앞당기고, 지명한 선수를 26인 로스터에 묶어두지 않고 마이너리그로 보낼 수 있게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종전에는 지명 선수를 시즌 내내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의무 등록해야 해 구단들이 지명을 꺼렸으나, 마이너 강등이 허용되면 구단의 선택 폭은 넓어진다. 대신 선수 입장에선 지명과 동시에 빅리그 잔류를 보장받았던 안전판이 사라지게 된다.

고교생 드래프트 금지, 신인 계약금 축소안에 이어 베테랑의 FA 협상력까지 전방위로 옥죄기를 시작한 메이저리그다. 노사 간 입장 차가 팽팽히 맞서면서 12월 직장폐쇄는 점점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양측이 내년 봄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2027시즌 개막 파행은 물론 경기 수 축소라는 파국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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