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2 중계시 삼성 승률 0.917인데...KT-삼성 운명의 3연전 중계사는? 채널별 팀 승률 살펴보니
박재홍 해설위원과 박진만 감독(사진=삼성)박재홍 해설위원과 박진만 감독(사진=삼성)

[더게이트]

이 정도면 홈 어드밴티지가 아니라 '채널 어드밴티지'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는 SPOTV2와 MBC스포츠플러스가 중계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승리 세리머니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화면엔 열에 아홉 삼성 선수단이 서 있었다. 반면 지상파가 중계하는 날엔 정반대로, 누가 꼴찌팀인지 헷갈리는 경기를 펼쳤다.

야구 통계 사이트 하드힛은 KBO 10개 구단의 방송사별 중계 승패 기록을 집계해 공개하고 있다. 물론 통계적 의미는 없는, 순전히 '재미'를 위한 기록이다. 선수가 KBS 카메라가 온다고 홈런이 잘 나오거나, SBS가 중계한다고 공이 더 빨라질 리는 없다. 이대형 해설위원이 왔다고 갑자기 방망이가 뜨거워지거나 짜게 식는 것도 아닐 터다.

팬들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다만 특정 방송사가 중계하는 날 이긴 기억이 차곡차곡 쌓이면, 편성표만 나와도 경기 하기 전부터 왠지 이길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게 사람의 심리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이순철 해설위원 오는 날만 목놓아 기다리고, '이순철 위원 언제 오느냐'고 방송사에 질문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가 아니겠는가.

'삼성, SPOTV2·엠스플에선 무적, KBS 중계 날엔 '팬들 눈감아!'중계 카메라(사진=두산)중계 카메라(사진=두산)

가장 흥미로운 팀은 삼성이다. 삼성은 28일 현재 승률 0.604로 리그 2위, 1위 KT 위즈에 반 경기 차로 선두 다툼을 벌이는 강팀이다. 어느 채널이 중계해도 대체로 좋은 성적을 냈지만 특히 SPOTV2 중계 13경기에서만큼은 11승 1패 1무, 승률 0.917이라는 압도적인 숫자를 남겼다. 또 MBC스포츠플러스에서도 13승 4패, 승률 0.765로 결과가 좋았다.

다만 지상파 중계날엔 힘을 못 썼다. 특히 KBS 중계에서는 1승 3패, 승률 0.250에 그쳤다. 시즌 전체 케이블 승률이 0.618(63승 39패 3무)로 리그 1위인 팀이라곤 믿기지 않는 수치다. 지상파 3사를 통틀어도 4승 5패, 승률 0.444로 5할이 되지 않는다. 케이블이나 티빙 이용이 어려운 고령층이나 도서·산간 지역 팬 중에는 삼성을 약체팀으로 오해하는 이도 있을 법하다.

반대로 지상파 카메라 앞에서 오히려 힘을 내는 팀들도 있다. 리그 3위 KIA 타이거즈는 지상파 경기에서 9승 5패, 승률 0.643을 기록해 시즌 승률(0.554)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KBS에서 4승 1패(0.800), SBS에서 3승 1패(0.750)로 전통의 전국구 인기 구단다운 중계 횟수와 뱃심을 보였다.

롯데 자이언츠도 비슷하다. 시즌 승률은 0.455로 리그 7위에 불과하지만 지상파 중계만 보면 4승 2패, 승률 0.667로 강팀처럼 보인다. 그중 SBS 지상파가 중계한 2경기는 전승이었다. 롯데 팬들이 이순철 해설위원 스케쥴을 궁금해 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반면 6위팀 NC 다이노스는 올 시즌 지상파 3사 중계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시즌 108경기를 치르는 동안 KBS·MBC·SBS 어디에도 얼굴을 비추지 못하고 케이블에서만 49승 57패 2무, 승률 0.462를 남겼다. 특정 구단만 시즌 내내 한 번도 지상파 중계 대상이 되지 못했다는 건 구단과 창원시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반면 4년 연속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는 지상파에 7차례(3승 4패)나 등장했다. 이는 상위권 팀인 KT(4경기)·SSG(5경기)·롯데(6경기)보다도 오히려 많은 횟수다. 국내 유일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는 만큼 폭염 걱정 없이 주말 낮 경기를 편성할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KBS가 중계하면 KIA 미소, MBC 중계날은 두산 웃음경기를 중계하는 카메라맨(사진=KBO).경기를 중계하는 카메라맨(사진=KBO).

다음으로는 채널별 승률을 살펴보자. KBS 중계에서는 KIA가 4승 1패(0.800)로 가장 좋았고, 두산(0승 2패)과 키움(0승 1패)은 승리가 없었다. SBS 중계는 롯데가 2전 전승을 거뒀고 SSG는 2전 전패로 정반대였다. MBC 중계는 KT와 키움이 나란히 1승 무패. 그외 두산이 3승 1패, 승률 0.750을 기록했고 롯데는 0승 1패로 승리가 없었다.

케이블 채널에서는 KT가 KBS N 스포츠(5승 3패, 0.625)와 SBS스포츠(19승 12패, 0.613)에서 나란히 최고 승률을 냈다. 8위 한화는 SPOTV1이 중계하는 날 7승 4패, 승률 0.636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9위 SSG는 SBS(2전 전패)뿐 아니라 KBS N 스포츠(4승 9패 1무, 0.380)와 SBS스포츠(2승 5패, 0.286)에서도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키움은 SPOTV1(3승 10패 1무, 0.231)과 SPOTV2(9승 18패, 0.333)로 유독 스포티비와 상성이 좋지 않았고, NC는 MBC스포츠플러스(10승 22패, 0.312) 중계와 궁합이 맞지 않았다.

오늘부터 30일까지 KT와 삼성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1위 자리를 놓고 3연전을 치른다. 공교롭게도 중계 채널은 삼성이 최고 승률을 기록 중인 SPOTV2다. 삼성 팬이라면 시즌 내내 이어진 승리의 인연이 사흘 더 이어지길 바랄 테고, KT 팬이라면 방송사와 경기 결과는 아무 상관 없다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믿음을 붙잡고 싶을 것이다.

중계사별 팀 승률(통계=하드힛)중계사별 팀 승률(통계=하드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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