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의 사나이보다 낫네!…'두산 출신' 제러드 영, 연봉총액 2위 메츠 최고 '가성비 영웅'
제러드 영(사진=MLB.com)제러드 영(사진=MLB.com)

[더게이트]

올 시즌 하위권으로 추락한 뉴욕 메츠에서 가장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는 선수는 '1조 원의 사나이' 후안 소토도, 간판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도 아니다. KBO리그 두산 베어스 외국인 선수 출신 제러드 영이 몸값만 비싼 스타들을 대신해 메츠 타선의 중심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의 메츠 담당 앤서니 디코모 기자는 28일(한국시간) "KBO에서 퀸스로, 2026년 메츠의 뜻밖의 영웅"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영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영은 이날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의 선두주자 제이콥 미시오로스키를 상대로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시속 153.9km(95.6마일)짜리 커터를 정확히 받아쳐 우중간을 완벽하게 가른 타구.

경기는 메츠의 2대 8 완패로 끝났지만, 적시타로 메츠의 첫 득점을 올리고 직접 홈을 밟아 두번째 득점까지 올린 영의 활약은 빛났다. 영은 이날 활약으로 OPS를 0.770으로 끌어올리며 팀 내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메츠의 시선 빼앗은 잠실 거포제러드 영이 2루타를 치는 장면(사진=MLB.com)제러드 영이 2루타를 치는 장면(사진=MLB.com)


영의 반전은 2024년 한국 무대에서 시작됐다. 그해 7월 두산 베어스와 30만 달러(4억 3500만 원)에 계약한 영은 38경기에서 타율 0.326, 10홈런, 39타점, OPS 1.080의 활약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7월 31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6타수 5안타 2홈런 8타점으로 외국인 타자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기록도 세웠다.

이 활약을 지켜본 뉴욕 메츠가 영에게 손을 내밀었다. 스카우트가 KBO리그에 상주하는 메츠는 영의 출전 경기를 지속적으로 관찰했고, "빅리그에서도 통할 타자"라는 스카우트의 보고를 믿고 계약을 제안했다. 2022년과 2023년 시카고 컵스에서 뛴 22경기가 메이저리그 경력의 전부였던 영에게는 다시 오지 않을 기회였다.

영은 MLB닷컴의 메츠 담당 앤서니 디코모 기자와 인터뷰에서 "내가 매일 뛸 수 있는 빅리거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한국에 갔다"면서 "그게 바로 이뤄질지, 한국에 계속 남을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내가 빅리그에서 뛸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2024년 12월 '7자리수(100만 달러 이상)' 조건에 메츠와 스플릿 계약을 맺은 영은 2025시즌엔 빅리그보다 마이너리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그러나 2026시즌을 앞두고 기회가 왔다. 역시 KBO리그 외국인 타자 출신인 마이크 터크먼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영이 극적으로 로스터 한자리를 꿰찬 것이다.

4월 중순 왼쪽 무릎 반월판이 찢어지는 수술을 받고 6주 이상 결장하는 위기도 있었지만, 영은 건강한 모습으로 빅리그에 돌아왔다. 그리고 복귀 첫 9경기에서 OPS 1.018을 찍으며 벤치의 신뢰는 더 깊어졌다. 호르헤 폴랑코의 부상과 마크 비엔토스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영의 출전 시간은 갈수록 늘어났다. 영은 최근 13경기 연속 출전 중이며, 이 가운데 11경기에서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앤디 그린 메츠 감독대행은 영에 대해 "야구에서 맞닥뜨리는 어려운 상황들을 정말 잘 처리한다"며 "훌륭한 동료이자 정말 좋은 타자다. 요즘 야구에서 그 정도 OPS를 찍는 선수는 많지 않다. 정말 흔치 않은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영을 "메츠의 예상치 못한 활력소"로 소개했고, 스포츠 매체 라스트워드온스포츠는 영이 지금의 활약을 바탕으로 시즌 후 더 큰 규모의 계약을 따낼 자격이 있다고 칭찬했다.

"야구에서 편하게 생각하는 순간이 곧 죽음"빅리그 복귀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제러드 영(사진=뉴욕 메츠)빅리그 복귀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제러드 영(사진=뉴욕 메츠)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중인 영은 지금의 자리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는 "야구에서 편해지고 모든 게 제자리에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곧 죽음"이라고 강조하면서 "진부하게 들릴지 몰라도, 매일 나가서 좋은 경기를 하고 팀이 이기도록 돕다 보면 시즌이 끝날 때쯤엔 원하는 자리에 가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수천억원 대 초대형 계약이 쏟아지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성비 영입'으로 합류한 영은 실력 하나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가고 있다. 영은 "이 리그가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 모두 안다. 최고의 리그니까"라고 강조한 뒤 "나 자신이 자랑스럽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훨씬 많다는 것도 안다. 내 안에 보여줄 게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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