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맨 맞히면 100달러" '제구의 마술사' 매덕스 황당 폭투에 웃음바다...괴짜 기질 여전하네
그렉 매덕스(사진=MLB.com)그렉 매덕스(사진=MLB.com)

[더게이트]

제구력의 대명사이자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그렉 매덕스가 황당한 폭투로 컵스 팬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현역 시절처럼 완벽한 시구를 기대한 팬들 앞에서, 포수 뒤편 카메라맨 쪽으로 공을 날려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짓궂은 장난을 즐기는 '괴짜' 매덕스다운 유쾌한 쇼맨십이었다.

시카고 컵스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앞서 구단 창단 15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과거 현역 시절 컵스에서 활약했던 매덕스는 이날 150주년 기념팀의 일원으로 그라운드를 밟고 시구자로 마운드 앞에 섰다.

얼마나 완벽한 컨트롤을 보여줄 지 모두가 숨죽여 지켜보는 순간. 하지만 매덕스의 손을 떠난 공은 홈플레이트에서 약 1.5m 벗어나더니 포수 뒤쪽으로 날아가 카메라맨의 다리 사이로 향했다. 매덕스는 멋쩍은 듯한 웃음을 보였고, 이를 지켜보던 옛 동료 데릭 리는 배를 잡고 폭소했다. 카메라맨을 비롯해 함께한 전·현직 컵스 선수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요즘 야구 대세 따라 제구 대신 회전수 노렸다" 뻔뻔한 매덕스그렉 매덕스의 황당한 폭투 시구(사진=MLB.com)그렉 매덕스의 황당한 폭투 시구(사진=MLB.com)

매덕스는 2회말 컵스 중계석을 찾아 특유의 능청스러운 입담으로 시구 비화를 밝혔다. 컵스 중계사 '마퀴 스포츠'의 캐스터 존 시암비가 "누가 카메라맨 다리를 맞히라고 돈이라도 쥐여줬느냐"고 묻자, 매덕스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며 웃었다.

매덕스는 "서트클리프가 카메라맨 중 한 명을 맞히면 100달러(약 14만원)를 주겠다고 했다"며 "여기에 요즘 야구 흐름에 맞춰 제구보다는 회전수를 노려보기로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투수 출신인 해설위원 짐 데샤이스는 "분명 돈이 걸려 있을 줄 알았다"고 맞장구를 쳤다. 매덕스는 시구 리플레이 장면을 지켜본 뒤 "정말 끔찍하네"라고 말해 중계석을 다시 한번 웃겼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이를 두고 "명예의 전당 투수 매덕스는 현역 시절 두 가지로 유명했다. 스트라이크존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제구력과 짓궂은 장난을 즐기는 성향이었다"며 "이날 리글리 필드에서는 후자 쪽이 유감없이 발휘됐다"고 전했다.

매덕스가 벌인 기행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동료들의 라커에서 몰래 셔츠를 꺼내 짓궂은 장난을 친 뒤 다시 넣어두는가 하면, 다른 사람의 렌터카에 씹는 담배 침을 뱉는 장난도 서슴지 않았다. 컵스 시절에는 수염 분장을 하고 음향 담당자로 위장해 훈련 현장에 잠입해, 정체를 숨긴 채 배팅볼까지 던지는 장난을 한 적도 있다.

매덕스는 메이저리그 23시즌 통산 5008.1이닝을 던지는 동안 폭투를 단 70개만 기록했다. 이 가운데 38개는 컵스 유니폼을 입고 뛴 302경기에서 나왔다. 볼카운트 3-0에 몰리는 일조차 드물었으며, 9이닝당 1.8개꼴인 단 999개의 볼넷만을 내줬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뛴 11시즌 중에선 일곱 차례나 내셔널리그 최소 볼넷 허용률 1위를 차지했다. 올해로 나이 예순을 맞았고 배가 불룩해졌다고 해도, 현역 시절 제구력이 완전히 사라졌을 리는 만무하다.

컵스는 지난 2009년 매덕스와 퍼거슨 젠킨스의 등번호(31번)를 공동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매덕스는 2014년 명예의 전당 투표 첫해에 압도적인 지지로 헌액됐다. 명전 레전드이자 제구의 달인이 스스로 망가지면서 선보인 장난 덕분에 컵스의 150주년 축제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행복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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