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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티 셰플러(사진=PGA 투어 SNS)[더게이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26년간 지켜온 철옹성이 마침내 무너졌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짜릿한 역전극으로 통산 두 번째 페덱스컵을 들어 올리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역대 통산 상금 1위 자리를 꿰찼다.
셰플러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에서 열린 PGA 투어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16언더파를 기록한 셰플러는 단독 선두였던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 1000만 달러(약 145억원)를 손에 쥔 셰플러는 PGA 투어 통산 공식 상금을 약 1억 3040만 달러(약 1891억원)로 늘렸다. 2000년 2월 이후 무려 26년 동안 이 부문 1위를 굳건히 지켜온 우즈의 통산 상금(약 1억 2100만 달러)을 단숨에 넘어섰다.
3타 차 뒤집은 승부사 본능…호블란 맹추격 제압
스코티 셰플러(사진=PGA 투어 SNS)승부는 후반 홀에서 갈렸다. 선두 호블란에 3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셰플러는 2번 홀(파3)에서 홀인원에 가까운 날카로운 샷으로 버디를 잡는 등 전반에만 2타를 줄이며 호블란을 14언더파 동타로 따라붙었다.
셰플러는 10번 홀(파4)에서 2.5m짜리 버디 퍼트를 떨어뜨린 뒤 13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낚아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14번 홀(파4)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범해 다시 공동 선두를 내줬지만, 승부처였던 16번 홀(파4)에서 집중력이 빛났다. 317야드 티샷이 왼쪽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으나 3.3m 거리에 두 번째 샷을 붙인 뒤 침착하게 버디를 낚아채며 승기를 잡았다.
반면 호블란은 16번 홀에서 2.4m 버디 퍼트를 놓친 데 이어 17번 홀(파4)에서는 103야드를 남겨두고 친 어프로치 샷이 그린을 훌쩍 넘겨 깊은 러프로 들어갔다. 결국 호블란이 보기로 주저앉으며 13언더파로 내려앉았고, 셰플러는 18번 홀(파5)을 파로 마무리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라이언 제라드(미국)는 공동 3위,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는 11언더파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셰플러의 이번 우승은 여러모로 값지다. 2024년에 이어 3년 사이 두 번째 페덱스컵을 품에 안은 셰플러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통산 4승째를 거두며 우즈와 함께 플레이오프 다승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통산 우승 횟수는 22승(170개 대회 출전, 승률 13%)으로 늘어났다. 투어 챔피언십 다승자 명단에도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이상 3회), 필 미켈슨(2회)에 이어 이름을 올렸다.
정규시즌 1승에 그치며 5년 연속 올해의 선수상 수상 자격을 둘러싼 물음표가 붙기도 했지만 플레이오프 3개 대회 중 2승을 쓸어 담으며 실력으로 논란을 지웠다. 수족구병에 걸려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는 악재도 셰플러를 막지 못했다. 의사의 권유를 뿌리치고 BMW 챔피언십 출전을 강행해 공동 12위를 기록한 뒤, 기어이 이번 대회 정상까지 밟았다.
셰플러는 우즈(1999~2003년) 이후 사상 두 번째로 5년 연속 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 수상이 유력하다. 26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준 우즈 역시 경기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셰플러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맥주잔을 든 셰플러는 "투어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선물"이라면서 "출발이 좋지 않았던 대회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 기회를 만든 내 모습이 자랑스럽다. 커리어를 마쳤을 때 후회가 남지 않도록 매 순간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다"고 덤덤하게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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