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야속하더라...'39세' 조코비치, US오픈 1회전 충격의 역전패…20년 만의 조기 탈락 수모
노박 조코비치(사진=노박 조코비치 SNS)노박 조코비치(사진=노박 조코비치 SNS)

[더게이트]

메이저 통산 24회 우승을 자랑하는 테니스 황제도 흘러가는 세월 앞에서는 무력했다. 39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US오픈 첫 경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20년 만에 가장 빠른 탈락을 맞았다.

조코비치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US오픈 남자 단식 1회전에서 25세의 마리아노 나보네(아르헨티나)와 4시간 36분 혈투 끝에 세트 스코어 2대 3(6-7<5>, 7-5, 6-4, 2-6, 1-6)으로 패했다. 조코비치가 US오픈 1회전에서 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패배로 조코비치가 이어오던 메이저 대회 1회전 78연승 행진도 막을 내렸다. 조코비치가 메이저 대회 1회전에서 짐을 싼 건 2006년 호주오픈 폴 골드스타인 상대 패배 이후 20년 만이다. 2018년 7월 이후 한번도 벗어난 적이 없었던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랭킹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도 겪게 됐다.

'구토와 경련' 4시간 36분의 사투

조코비치는 1세트에서 먼저 3-0, 4-1로 앞서나갔지만 나보네의 끈질긴 랠리에 흔들리며 타이브레이크 끝에 세트를 내줬다. 이후 반등에 성공, 2세트와 3세트를 연달아 따내며 승기를 잡는 듯 보였다.

하지만 불혹을 앞둔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3세트 도중 코트 옆 쓰레기통에 구토를 한 조코비치는 4세트에선 샷을 날린 뒤 균형을 잃고 라켓을 떨어뜨리는 민망한 장면까지 연출했다. 왼쪽 발 경련과 허리 통증이 겹치자 5세트에 앞서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르고 마사지를 받았지만 쏟아지는 실책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정적인 순간에서 랠리가 길어질 때마다 체력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4구 이하의 짧은 승부에서는 조코비치가 앞섰으나, 5구 이상 이어지는 랠리에서는 번번이 나보네가 점수를 가져갔다. 5세트 다섯 번째 게임에 이르러서는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관중석에 앉은 아내 옐레나와 자녀들도 침통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상대 선수 나보네는 이날 전까지 5세트 경기에서 4전 전패를 기록 중이었으나, 우상이었던 조코비치를 상대로 생애 첫 5세트 승리를 따냈다. 나보네는 경기 후 "'GOAT(역대 최고 선수)'와 맞붙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다"며 "코트에서 겪은 최고의 경험이자 대단한 무대였다. 믿기지 않는다. 꿈이 이뤄졌다"며 기뻐했다.

지난달 윔블던 준결승에서 야닉 시너(이탈리아)에게 완패한 뒤 팬의 응원에 "10년 전이라면 모를까"라고 자조했던 조코비치는 이번 탈락으로 또 한번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하게 됐다. 이로써 이번 대회는 2003년 프랑스오픈 이후 조코비치와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의 '빅3'가 2라운드에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23년 만의 메이저 대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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