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축구 임시 사령탑은 챗GPT?…'과거 AI 의존 논란' 모레노 선임, 국대 6경기 지휘한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더게이트]

선수 영입부터 훈련 계획, 경기 준비를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맡겼다는 의혹을 샀던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팀의 임시 지휘봉을 잡았다. 스페인 출신 로베르토 모레노(48) 감독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열고 모레노 감독의 임시 사령탑 선임안을 의결했다. 모레노 감독은 9~10월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네 경기와 11월 두 경기 등 총 6경기를 지휘하며, 계약 기간은 11월 27일까지다. 도캄포 수석코치를 비롯한 스페인 출신 코치 6명도 함께 합류한다.

소치 시절 'AI 감독' 논란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선임 소식과 함께 가장 먼저 소환된 모레노의 과거는 지난해 러시아 소치 사령탑 시절 불거진 논란이다. 소치 전직 임원은 스페인 언론을 통해 모레노 감독이 훈련 계획과 경기 준비, 이동 일정까지 챗GPT에 크게 의존했다고 주장했다. 원정 경기 당시 챗GPT 일정대로 움직였다가 선수들이 28시간 동안 잠을 자지 못할 뻔했다는 주장과 이적시장에서 공격수를 영입할 때 챗GPT의 판단을 참고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이런 의혹에 모레노 감독은 강하게 반발했다. 모레노 감독은 스페인 매체 마르카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경기 준비와 선발 명단 구성, 선수 선발에 챗GPT나 AI를 쓴 적이 없다"며 "GPS와 와이스카우트 같은 전문 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했을 뿐 모든 축구 관련 결정은 코칭스태프가 직접 내렸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와 영상 분석으로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소치를 떠난 배경 역시 AI 의존이 아니라 성적 부진과 구단 운영 방향에 대한 이견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논란을 제기한 전직 임원과는 이전부터 갈등이 있었다는 게 모레노의 항변이다.

모레노 감독은 2019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딸의 병간호로 자리를 비우자 스페인 대표팀 임시 감독을 맡았다. 그해 6월 정식 감독으로 승격해 6경기에서 5승 1무 무패 행진을 달렸다. 그러나 그해 11월 엔리케 감독이 복귀하면서 5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후 모나코(프랑스)를 거쳐 부임한 그라나다(스페인)에서는 강등권을 벗어나지 못한 채 경질됐다. 소치(러시아)에서도 2025년 9월 성적 부진 속에 팀을 떠났다.

첫 공채 선임…평가 거쳐 아시안컵 연장 검토

이번 선임은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운영 규정 개정에 따라 처음으로 공개채용 절차를 밟았다. 축구협회는 서류 평가와 온라인 면접, 대면 미팅을 거쳐 지난 주말 모레노 감독과 최종 계약 조건을 조율했다. 최종 후보군에는 도메네크 토렌트, 헤수스 카사스, 에르빈 쿠만 감독 등도 이름을 올렸다.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컸던 만큼 이를 준수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게 축협의 설명이나 얼마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모레노 감독 체제로 9월 24일 에콰도르, 9월 28일 우루과이, 10월 2일 베네수엘라, 10월 6일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맞붙는다. 축구협회는 6경기 평가 결과에 따라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모레노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방안을 계약 조건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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